목.귀.요도 살펴 '원인질환' 찾아야
◇ 아이 몸이 불덩이 같아요=대부분의 소아 질환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증상 가운데 하나가 ‘열’이다. 신생아들은 체온 조절 기능이 미약하여 옷을 지나치게 두껍게 입거나 이불을 덮어놓을 경우 열이 날 수 있다. 이 때 나타나는 오한과 땀은 열이 오르내릴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 발열은 연령에 따라 다르나 바이러스·세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그 밖에도 원인 질환은 많기 때문에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조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면 자칫 큰일이 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가벼운 감기가 패혈증·폐렴·뇌수막염 같은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열이 날 땐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열이 나면 우선 아이의 목·귀·요도 등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콧물이나 재채기를 하면서 열이 나면 감기 관련 질환으로 의심한 뒤 열이 나면서 목이 따끔거리고 아픈지(편도선염), 발열과 함께 귀가 아픈지(중이염) 여부 등을 살펴야 한다. 콧물·기침 등 감기 증상 없이 열이 나면서 소변 양이나 냄새·색깔 등이 다르다면 요로 감염을 생각해야 한다. 요로 감염은 세균이 요로를 감염시키는 병.
갑자기 38도가 넘는 고열에 온몸이 떨리고 힘이 빠져 축 처지며 두통·근육통이 심하게 나타나면 ‘인플루엔자(유행성 독감)’를 의심하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외 특별한 증상 없이 열만 나면 소아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대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어린이 발열은 1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철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
전남대병원 최영륜(여·51) 소아과 교수는 “열이 떨어졌다고 마치 원인이 치료된 것으로 착각하는 부모들도많은데,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근본적 치료”라고 말했다.
◇ 엄마 배 아파요=“배 아파, 엄마”, “어디가 아픈데?” “배 아프다니까”
무조건 아프다고만 하는 아이 앞에서 부모들은 답답하기만하다. 아예 아이들이 울지 않으면 자칫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지나치기도 한다.
아이 복통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 복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3개월 이상된 어린 아이들에겐 급성 위장염, 장꼬임, 탈장 등으로 복통을 호소할 수 있다. 급성위장염은 식중독(살모넬라 위장염), 단순 설사 등도 원인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경우가 많다.
또 배꼽 주위에서 갑자기 복통이 시작돼 배 전체로 퍼지거나 간혹 오른쪽 아랫배로 모이기도 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급성 충수염(맹장염)으로 본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흔하다.
열이나 설사, 특별히 토하는 것도 없고 멀쩡해 보이는데도 수시로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원인을 모르는 만성 반복성 복통일 가능성이 높다.
배가 아픈 기간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3회 이상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만성 반복성 복통으로 분류하는데, 대부분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개 이런 아이들은 밥도 잘 안 먹고, 먹기 싫을 때 배가 아프다고 하고, 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을 때 자주 복통을 호소한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10%에서 생기는 증상이다. 기능성 복통의 경우 성장하면서 다르게 표현되는데 전문의 상담을 거쳐 아이의 고민이 해결되면 대개는 별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아도 좋아진다.
반복성 복통도 경우에 따라서는 증세가 심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