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고미가 강아지 셋을 낳다
작년 11월에 고미가 새끼를 낳았지요. 벌써 4개월 전이네요. 새 생명을 가볍게 할 수도 없고 다 기를 수도 없어서 새끼를 못갖게못갖게 막았지만 어느 순간에.... 고미 입장에선 자신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종족 잇기 미션을 기어코 수행한 거지요^^;; 장~하다 고미~^^;;
그렇게 해서 강아지 세 마리가 태어났습니다.(휴~ 6마리 낳으면 어쩔 뻔 했어!) 덕분에 애들은 좋아서 난리가 났어요. 하지만 어찌 다 키웁니까? 집과 공간 마련해주고, 물주고 먹이고, 똥치우고, 번식 차단하기 위해 가막소(!) 지어줘야 하고....
공짜로 가져가 주시면 평생 은혜 잊지 않을께요~ 하고 온 동네방네 소문내서 겨우 한 마리는 동네 어귀에 있는 집에 시집가서 귀염받고 살게 했고, 한 마리는 점차 노쇠해가는 고미의 대를 잇기로 하고 '아리'라는 이름까지 지어줬지요. 나머지 한 마리는.... 이뿐 개 키우실 부우우우우~운!!! +_+!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
'아리' 이놈이 수컷인데 언제부턴가 어미 등에 기어오르기 놀이를 시작합니다 ㅇ_ㅇ! 또 언젠가 불상사 터지겠다 싶어 오늘 분리했습니다.
이제 철망 가막소 안에는 어미와 새끼 암컷이 살고 아리는 밖에서 줄에 매어 살게 됐습니다. 떼어놓으니 난리가 났습니다. 줄에 묶인 아리는 답답하고 심심하다며 철망 안쪽만 쳐다보고 짖고만 있고요. 철망 안 개들은 철망 밖에 있는 개가 부러워 짖고만 있어요.
개들이 불편해 하니까 참 안쓰럽네요. 자유롭게 풀어 키우고 싶은데 막상 풀어주면 왜 하필 건너편 집 닭한테 뛰어가냐고요. 함께 키우고 싶은데 왜 삼강오륜을 안지키냐고요.
개는 뛰어야 행복하다는데 짧은 줄에 묶어두기가 안쓰러워 궁리를 좀 했습니다. 30여 미티의 긴 와이어를 깔아줬습니다. 개줄 끝은 슬라이딩할 수 있게 해주고요. 와이어 중간에 개집도 만들어줬습니다.
낮에 개줄과 개목걸이를 사러 철물점에 다녀왔는데 초록손이와 잠깐동안 옥신각신했습니다. 저는 집에 있는 큰 고무통에 개구멍 만들어 뒤집어주면 된다는 거고요. 초록손이는 없어보인다며 개집을 사주자는 거였지요. 개집 파는 철물점 사장님이 정리해 주시더군요. 고무통이 나아요. 개는 흙을 좋아해요. 개집 바닥을 무지 싫어하고요. 단열도 낫구요. 정말 사업감각이 뛰어나신 분이지요. 제가 어찌 다른 곳으로 자재 사러 가겠습니까?^^
아리는 오직 와이어 이쪽 끝에서 하염없이 짖기만 합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지 못하는 슬픔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안쓰럽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기다리는 거지요. 며칠 안가서 체념하고 묶임을 받아들일 겁니다. 익숙해지면 묶인 사실마저 거의 잊고 살 겁니다. 그리하여 우리와 잘 지내게 될 겁니다. 오랜 진화 과정에서 개는 그렇게 해야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터득한 개는 그 유전형질을 남길 수 있었고, 그렇게 적응하지 못한 개는 그 유전형질을 전할 수 없었겠지요. 우리 착한 아리도 그 유전형질이 발현되기를 바랍니다.
사람은 개와 달라야겠지요. 힘들더라도 삶을 개척해야지 체념하고 살 일은 아니겠지요. 얼마 전부터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틈틈히 읽고 있는데 맨 처음 '비루함'이란 감정부터 다루고 있습니다. '비루함'이란 '어떤 타자가 나의 삶의 의지를 꺾으려고 할 때 발생하는 감정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라고 하네요. 또 다른 표현도 있습니다. 비루함이란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노예의식'이라고요.
개는 비루함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사람은 비루함에 빠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자면 혹시 모든 사람들이 온통 비루함에 빠져있기를 누군가 의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음모론적 생각이 스멀스멀 일어날 때가 많습니다. 특히 경제, 교육 분야의 흐름을 볼 때에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비루함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삶의 주인이 됩시다.
첫댓글 풀꽃생활을 보면 가족이 많을 수록 그 가족의 구성원이 다양할 수록 힘든일도 많지만 얻는것도 많다는 걸 배우고 깨닫지만 전 사실 우리집에 순민이 순하 친구가 오는 것 조차 꺼렸거든요. 그러니 강아지는 더더욱. 아직도 전 저말고 남을 받아들일 넓은 마음이 없나봅니다.
비슷한 유형이라 공감공감해요^^; 매일 너무 많은 아이들을 만나서 그러실 것 같아요~
강아지가 저것을 받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모든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한것같아요....
아리가 잘 적응했으면 좋겠어요..
닭으로 가는건 개의 자연스러운 본능 같은데 그것 땜에 자기 자신을 계속 더 묶어 놓는게 참 안쓰러워요..ㅠ
지금은 아리가 불쌍하긴 하지만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어쩔수없는 일인것 같아요..
빨리 아리가 자신이 있는곳에 적응했으면 좋겠네요..ㅎ
아리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사랑해준다는걸 이해하고 마음이라도 편했으면 좋겠어요..ㅠ.ㅜ
얼른 적응하고 주워진 상황에서 행복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ㅠ.ㅜ
아리가 지금은 참 불쌍하게 느껴지네요...
지금 현재 상황을 빨리 아리가 적응을 했으면 좋겠어요. ^^
불쌍한 아리 아리야 헤어짐의 서글픔은 시간이 약이란다. 유지누나맘
아리가 어미와 떨어저야 하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네요 아리도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면 좋으련만..
에고, 불쌍한 아리...
하루에 한두번 만나게 해주면 더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겠지요??
역시 시간이 약이 되겠네요..
아고!!귀여워라!!!!!!!!!!!!!!!!!!!!
저도 항상 우리 옹림이와 로이가 자유롭게 밖에서 뛰어놀지 못해 안타까운데...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