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유호 / 사진 : 정윤진
수원에서 터를 잡은게 22년째이다. 서수원을 벗어난 것은 2000년 이후이고, 수원을 좀 돌아다녔다고 했을때가 마라톤을 한 이후이다. 그 전까지는 대부분 차를 타고 다닌것이 고작이다. 마라톤을 하면서 내발로 직접 땅을 밟으면서 수원시를 다닌 것이다. 경기마라톤에 참가하면서 수원종합운동장(송죽동), 고등동, 화서동, 율전동을 다녔다. 수원의 대표산인 광교산과 칠보산은 수 십번 오르락 내리락 하였고, 팔달산 둘레를 돌면서는 수원시를 조아려 보기도 했다. 비오는 날 화성 성곽을 돌면 선조들의 지혜도 헤아리기도 했다.
중앙마라톤을 뛰고나서 훈련부장의 방침이 장소를 다양하게 하면서 즐런을 하자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무조건 달리는것보다는 의미를 두고 달리는것이 여러모로 좋다는 생각이다. 그 첫번째 계획이 모수길이라는 곳이다. 우연찮게 서호공원에서 지도를 보면서 결정한것이다. 출발점은 서호공원이다. 수원시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의하면 모수길의 둘레길이는 22km이다. 뛰는 거리는 무난했고, 두 개의 하천과 산 그리고 일부 구간은 시내길을 통하는 것이다.
출발점인 서호공원에서 원예원까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길이다. 원예원 정문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중에는 처음길이다. 지나가는 도중에는 천주교 수원교구청이 위엄을 자랑하였고, 반대편에는 최근 입주한 sky view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 아파트 자리에는 수 십년간 SK 캐미컬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문화시설건물이 건축중이다. 이 건물은 SK에서 무상으로 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서 짖는다고 한다.
<출발전 서호공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정문에서>
노송지대를 지나 안행부 지방행정연수원(현재 경기인재개발원) 정문으로 들어선다. 나는 이곳에 와 본적은 있다. 매년 국무총리배 축구 결승전을 이곳에서 한다. 지금은 지방으로 이사갔고, 이곳은 경기도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사간 집안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정문을 통과하여 외곽길을 따라 광교산으로 올라간다. 모두들 이곳은 처음이라고 한다. 나 역시 이곳을 통과하여 산으로 올라가는것은 처음이다. 갈림길마다 모수길의 이정표는 처음 가는 사람들도 쉽게 알 수 있게 하였다.
<경기인재개발원 내부 길>
영동고속도를 만난다. 북수원에서 올라타면 첫번째로 보이는 육교같은 다리가 등산객들을 광교산으로 이동시켜주는 다리다. 토요일 오전이라 꽉 막힌 영동고속도로를 위애서 볼 수 있다. 차들이 움직이는 것이 마치 물이 흘러가듯 보였고, 순간 어지럼증이 생긴다. 경사도는 급하지 않아 별로 힘든 것이 없었다. 가을 막바지에 떨어진 낙엽들이 사람들을 산으로 유혹하기에는 충분하다. 여름에 광교산을 뛸때면 늘 보던 지방행정연수원 이정표를 만난다. 이 지점은 아픈 기억들이 한 번씩은 있을 법도 하다. 통신대 헬기장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자칫하면 이곳으로 뛰어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예원 정문에서 이곳까지는 처음 뛰어보는 거리다.
<갈라진 광교산을 잇는 영동고속도로 다리> <다리위애서 본 영동고속도로>
이곳에서부터 광교저수지 뚝방까지는 여름이면 뛰는 곳이니 눈에 익은 거리다. 서호에서 이곳까지는 절반이 되는 거리다. 아직까지 지친 사람은 없다. 가장 힘들어할 장성순님도 아직까지는 문제없는 표정이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다음 쉼터는 광교저수지 뚝방이다. 거리로는 5km쯤 될 것이다. 짧은 오르막이 2개 있긴하지만 얕은 산길이라고 해도 별 문제는 없다. 이내 뚝방(하광교동)에 도착하고 기념 촬영을 한다. 이곳부터 서호공원까지는 처음 뛰어보는 길이다.
<한천약수터에서 약수 한잔> <광교저수지 뚝방에서>
광교에서 시작되는 수원천이다. 하천 정비사업으로 잘 정리되어 뛰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비교적 짧은거리 화홍루(영화동)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간식까지 곁들인다. 아마도 이곳에서는 장성순님과 정경용님이 하차할 것 같다. 이별 선언과 함께 세류동 분기점까지 달린다. 이 구간은 몇해전까지만해도 복개 공사로 썩은 하천물이 흘려 내렸던 곳이다. 2년전에 하천정비사업으로 다시 살리게 된 것이다. 출퇴근하면서 한번 뛰어보고 싶었었는데 지금 실천하게 되어 참 다행이다. 팔달문(중동, 매교동) 근처에는 서울 청계천을 흉내냈지만 그렇게 넓거나 길지 않았고 화려하지도 않은 아담하게 만들어져 있다. 하천 양쪽으로 지동시장(지동), 영동시장(영동) 등 재래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92년 수원에 왔을때는 이곳이 중앙통이었는데 주변에 영통, 신영통, 동탄 신도시가 생기면서 지금은 재래시장으로 남아 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사람들이 많은 전통시장이라는 것이다. 유명한 진미통닭도 이곳에 있다니.... 세류동에 들어서면서 수원천은 마무리한다.
<광교에서 화홍루로 가는길> <화홍루에서 연출 사진 한장>
< 화홍루 근처 매점에서 간식을 곁들이고> <대오를 가다 듬고 세류동을 향하여>
다음은 서호천(서둔동)으로 다시 가기 위해서는 시내를 통과해야한다. 옛날 수인선 협궤열차길로 간다고하는데 모두들 초행길이다. 기찻길의 흔적은 없지만 뻥 뚤린 도로가 우리를 안내한다. 수원천과 서호천은 병점 있는 쪽까지 가야 만나는데 아직 준비가 되지않아 이곳에서 건너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모수길은 세류지하차도, 평동을 지나 서호천으로 이어진다. 3km정도 시내를 지나 서호천으로 입성하였고 마지막 3km정도만 달리면 모수길을 완주한다. 서호천 하류는 서호저수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될것이다. 중간 중간 물이 고인곳에서는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고 있다. 저 물의 고기를 잡아서 설마 먹지는 않겠지 할 정도로 물은 오염되어 보인다.
<꽤나 긴 세류지하차도, 이곳이 수인선 협궤열차자리인가요?>
역사의 수원시 서둔동에 위치한 농촌진흥청 잠사박물관을 지난다. 일제시대 때 지은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우리나라 잠사 역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아마도 박물관을 제대로 관람하려면 2시간이 족히 소요된다. 마지막 지점인 서호 뚝방으로 올라간다. 서호 뚝방이야 두말하나위없는 곳이다. 우리 직장과 함께 숨쉬고 있는 곳이니까.
<휴~ 다뛰었네. 처음 출발했던 서호공원>
이렇게 수원시 외곽을 돌고나니 20여년 동안 못가본 곳을 모두 들려 수원시를 접수한 기분이다. 수원시에서 만든 모수길을 들러본 사람은 과연 몇명이나 될까 하는 마음이 괜한 자부심을 갖게한다. 아마 농촌진흥청마라톤동호회가 아니었다면면 나도 둘러보았을까??? 그럼 다음은 무슨 이벤트로 농진마의 의미를 부여할까 생각해봐야겠다.
첫댓글 조금만 더 멋있는 여행기로 각색하여 수원시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울러 하루 빨리 모수길을 완성해 달라는 건의도 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굿 아이디어임다.
정말 좋은 코스네요
다음에 다시 한번 뛰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