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입장문]
공항 사업자의 통합은 필요하다
사회적 논의를 제안한다
- 정략적이고 소모적인 논쟁 말고 제대로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
- 공공교통네트워크, 수직통합 병행, 회계분리, 연료전환이라는 3가지 원칙 제안
최근 공항 사업자 통합이 사회적 논란이다. 인천공항공사(인천공항 운영사)와 한국공항공사(내륙 및 제주공항 운영사), 그리고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론이 인천공항공사 노조와 인천지역사회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인천공항의 이익은 인천공항과 그 주변에 재투자되어야 하지, 가덕도 공항과 같이 논란의 여지가 큰 사업에 투자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역별로 공항 법인을 분할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 교통 수요에 더 밀착한 항공교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름길이다. 또한 인천공항의 기능 위축은 인천지역의 일자리 품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들 논의는 일정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가덕도 공항 사업이 실패하거나 중요한 허점을 노출할 우려는 양식있는 시민 모두가 가지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이러한 근거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는 공항 통합에 찬성한다. 일각에서 말하는 인천공항의 수익을 지방 적자공항에 교차보조해야 한다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어떤 교차보조인지가 중요하다. 가덕도 등 위험성 있는 투자, 아니면 필요성이 낮지만 지자체 등의 요구로 인해 남아 있는 공항과 같은 경우 수익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는 것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 균형 발전 등 국가 전략적 이유에서 필요하면서도, 기 건설되어 건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거의 치르지 않아도 되는 공항을 제외하면, 공항 운영에 대한 교차보조가 정당화될 수 없다.
오히려 우리는 항공산업의 탄소 중립이라는 필요에 주목한다. 항공산업은 탄소 중립이 가장 어려운 분야이며, 현재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은 물적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수다. 즉, 접근 교통의 모달 시프트, 지속가능항공유(Sustainable Air Fuel, SAF) 기반 확보, 기술적으로 불가피한 석유제품 사용으로 인한 탄소 상쇄 투자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수다. 먼저 접근 교통의 모달 시프트는 공항 접근 고속철도를 보완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여기에 인천공항의 재원을 투입하여야 한다. 자동차 위주의 접근 교통 때문에 주차장조차 모자라게 되는 상황도 피할 수 있다. 인천지역을 통과하는 자동차 교통량이 줄어드는 것은 덤이다.
한국의 2024년 국제항공 탄소배출량은 약 1700만 톤이다. 배출권 가격을 톤당 40달러, 달러-원 환율을 1500원/달러로 가정하면 이 배출량은 약 1조 원 어치의 배출권으로 상쇄해야만 한다. 대한항공 영업이익의 2/3, 인천공항공사 영업이익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재 수준의 낮은 탄소배출권 가격으로 계산하더라도, 항공산업이 거두는 막대한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탄소 상쇄를 위해 지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SAF 투자까지 감안하면, 탄소 중립을 위해 매년 조 단위의 투자가 계속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천공항에 투입된 재원에 육박하는 규모이면서, 신공항보다 훨씬 더 꾸준한 지출이다. 또한 선택적 투자인 여러 신공항과는 달리, 탄소 중립이라는 조건 아래에서 항공 교통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투자이기도 하다.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arbon Offsetting and Reduction Scheme for International Aviation, CORSIA)는 전체 배출량 가운데 일정 기준치를 넘는 배출량의 상쇄만을 의무로 부과하고 있으나, 이렇게 낮은 상쇄 비중은 탄소 중립을 진지하게 생각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 SAF가 활성화되더라도, 한국에서 항공을 이용하면서 탄소 중립을 시행하려면 석유제품 사용이 0이 될 때까지 수십년간 매년 수천억 원의 막대한 배출권 구매 또는 배출량 상쇄 사업이 필수다. 이들 구매와 상쇄 사업의 규모화에는 통합 공항 사업자가 유리하다.
이렇게 탄소중립 투자에 인천공항의 수익을 투입할 경우, 불요불급한 지역 공항에 인천공항의 수익이 사용되어 소멸된다는 인천지역의 우려도 넘을 수 있다. 더불어 공항 노동자,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을 개선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인천지역 기층 일자리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현행 "다단계 위탁 구조로 인한 문제는 공항에서 이미 만연화되어 있다. 공항 운영의 특성상 야간노동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3조 2교대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저가 입찰 구조로 인해 적정 수준의 인건비조차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임금과 인력 부족 문제가 점점 심화되면서 노동조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결국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공항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공항운영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단계 위탁 구조를 해소하고 직영 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공항공사 통합을 통해 다단계 위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네트워크는 공항 통합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는 다음의 세 가지를 두고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한다. .
우선, 공항 간의 공사 통합을 넘어서 이미 다양하게 분절화되어 있는 공항 전체의 통합모델을 전제로 논의되어야 한다. 즉 지역 간 공사 통합과 동시에 지역 내 공항 통합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공항 현장에 만연해 있는 하청 구조와 비정규 노동시장의 개선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둘째, 통합에 따른 수익금의 분배 원칙이다. 현행 교차보조가 억지스럽게 지역 공항을 유지하는 생명유지장치가 되거나 가덕도 공항과 같은 무리한 사업을 밀어붙이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각 공항공사 별 책임회계구조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시민들의 이동권이나 공항과 다른 공공교통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사용하는 재원과 공항의 유지관리를 위해 사용하는 비용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익금의 배분에 있어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연간 지출액에 비례하는 수익금 배분 비율 같은 것을 고려해서 공동의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공항 사업자가 SAF 공급망, 탄소 상쇄 등 항공분야 탄소중립을 주도하는 체계를 구성하고, 이 체계에서 구매자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모 있는 사업자를 구성해야만 한다. 선택적 목표인 신공항 투자보다, 필수 목표인 탄소 중립이 우선이다.
항공은 줄여야 하지만 지리적 조건상 포기하기 어려운 교통망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후의 한계 내에서 항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물적, 제도적 기반을 갖춰야만 한다. 네트워크는 공항 사업자 통합이 그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며, 통합을 계기로 항공산업에 대한 공적 논의가 탄소 중립 및 그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 내는 인적 인프라인 노동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끝]
2026년 3월 27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