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토론, 성한용 인명진에 비해 돋보인 홍윤기 교수
boxer (matchbox21) | 10.14 19:30
유시민 지지자로서 문재인에 대한 비판적 지지로 기울어진 현 상황이지만 필자 또한 '안철수 현상' 그 이전 안철수를 높게 보고 띄운 바가 있어 조그나마 안철수 현상을 불어넣은 전력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본인은 민주당의 무엇이 마음에 안들어 안철수 교수를 대안으로 삼으려 했을까? 정당불신에서 비롯된 안철수 현상에 대해 언론들은 기존 정당들의 구태들을 뭉뚱그려 진단하기만 했을뿐,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기실 안철수 현상의 원인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 및 집권여당의 횡포에서 비롯됨이 기본이다. 여기에다 민주당 또한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기득권적 꼰대만 부려왔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이 약소 정당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알 수 있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등과의 야권연대 과정에서 대인으로서의 풍모보다 자기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텃새를 부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유시민에 대한 저질한 공세가 가장 기억되는 부분이다.
정작 민주당안의 개혁에 대해서는 게을리기만 했다. 자기 혁신만이 선거승리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전혀 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물론 외형적으로 혁신을 말하는 듯 하지만 저마다 자기만 옳다고 자부하는 계파들 뿐이었다.
그러나 밖에서 민주당을 보면 누가 진실되고 누가 위선인지 한 눈에 보인다. 민주당내의 꼰대적 행태는 계파간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참여정부 당시에 당권을 거뭐진 적도 없는, 딱히 계파라도 할 수 없는 친노 그룹 인사가 당대표로 당선되자 이를 못참아 질시하는 비노파들의 꼰대를 보자면 민주당의 한계를 더욱 확인케 했다. 이런 민주당을 보고 있자면 당내의 참된 그룹들이 제대로 설 수 있을까 걱정케 했다.
민주당에게 절망감을 주게 한 요인은 다름 아닌 친노라 불리우는 몇 몇 정치인들이었다. 선거에서의 이해관계로 부딪히자 국민참여당 유시민 등 소수 정당을 대하는 데 있어 민주당 꼰대 행태와 다를 바 없는 몇 몇 친노 정치인들이 있었다. 이 모씨와 백모 씨 등 몇 몇이 있었고 그 중에 한 사람은 전당대회 폭력사태의 당사자였던 구민주계 박모씨와 연대해서 당 대표에 오르기도 했다. 그 반면 문재인 후보는 이들과 달랐기에 지금까지 온 것이다.
몇 몇 친노 정치인들의 행태를 볼때 친노에 대한 비판이 설득력이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친노 패권주의' 운운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주장이다. 참여정부 집권기에도 당권을 거뭐진 적이 없는 친노그룹 인사들이 두 명의 인사가 '당 대표'에 당선되었다고 패권주의라고 말한다면 거대계파를 거느리고 당권을 두 번이나 거머쥐었던 손 모씨와 정 모씨는 패권주의 그 이상이라 할 것이다.
이런 상황 배경을 모르고서 안철수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노에 대해 정성 섞인 소통을 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안철수 현상이 어디에서 오게된 것인지 모르는 것이고 안철수 현상의 자기부정이나 다름이 없다.
물론 안철수 현상의 원인에는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안철수 현상 초반의 50프로 이상의 단독 지지율이 왜 20프로 대로 떨어졌는지 안철수 후보는 돌아봐야 할 것이다. 자신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의 어느 부분에서 비롯됨을 몰랐던 결과의 떨어진 지지율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살핌도 없이 심야토론 패널로 나온 한겨레 성한용 기자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평가에서 무책임하게 '친노패권주의' 운운했다. 문재인 캠프의 실무진들이 참여정부 인사라해서 '패권주의'로 정의한다면 친박계 일색의 친박 패권주의와 통합진보당 경기동부파의 패권주의와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성한용 기자는 또한 인물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황당한 주장으로 문재인 후보를 평가했다. 정책의 구체성과 성실성의 평가보다는 정치공학적 기준과 인물론으로 풀어가는 토론이 한겨레 기자 다운 것인가를 되묻게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박정희 묘소 참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편협성' 운운하는 보수언론과 새누리당 편향 평론가들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읊기도 했다. 한겨레 기자이지만 한겨레 답지 않는, 위선적 주류 사회에 성한용 이름을 기억시키려는 것이 아닌지, "삼성 등의 재벌들이 해체되어야 할 집단인가"라고 선문답하던 정체성 문제를 떠오르게 했다.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었던 인명진씨도 다르지 않았다. 윤리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인명진, 그 명성에 걸맞게 전체적으로 균형과 중심을 잃지 않는 토론이었지만 '박정희 비판' 부분과 문재인 관련 토론에서 중심을 잃고 이성적이지 않는 모습에서 그가 왜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었는지 그 한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박정희 묘소에 참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에게 역사의식이 없다는 발언에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도로 수구보수세력 인식사고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그렇게 해서야 무슨 낯으로 나찌 후예들의 히틀러 참배나 일본의 신사참배를 비판할 것인지, 황당하기만 했다. 더욱이 소리 소문도 없이 자국민들을 암살했던 의문사 등의 박정희였고 일국의 야당 지도자까지 암살하려 했던 박정희였다.
그는 또한 홍윤기 교수가 대북정책의 비젼에서 문재인 후보만이 유일하다고 주장하자 "참여정부 정책 뺏기는 수준"이라고 흥분했다. 노무현과 함께 체득하고 경험했던 정책들을 공약으로 외형화한 것을 두고 "뺏기는 수준'으로 표현한 모습에서 인명진 씨의 참여정부 콤플랙스를 느끼게 할 정도였다.
인명진은 또한 성한용씨가 문재인의 청와대 5년 생활 등 국정경험의 장점을 언급하고 박근혜에게는 정당경험외에는 경험이 없다고 언급하자 박근혜의 '퍼스트 레이디' 경험을 들어 반박했다. 이 부분에 있어 인명진씨가 이 정도의 수준에 불과한가를 내 귀를 의심케 했다.
노건평 비리를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묻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얼마나 많은 노력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을 잘 관리해 왔는지 인명진씨에게 특별한 관찰력을 요하는 바이다.
성한용 인명진 씨에 비해 홍윤기 교수의 토론은 빛났다. 들어줄 만한 것을 넘어 귀담아 들어야할 부분이 많아 보였다. 시대적 과제를 비롯해 앞으로의 미래적 기준을 제시했던 토론이었다.
더더욱이 수 많은 사람들이 미쳐보지 못한 관점으로 문재인 후보가 이번 대선에 나서야할 가치에 있어 설명해 준 부분도 좋았다. 친노에 비판적이어야 위선적 주류사회에 명함을 내밀 수 있다는 허위 의식에 맞서 용기있게 설명한 부분은 고마운 일이다.
참여정부가 공부했고 못다한 과제들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마무리 해주는 의미로, 참여정부의 과오를 명명백백하게 각인시켜 고쳐나가야함을 재촉하면서도 문재인의 가치 의미를 설명해 주는 용기에 친노 지지자로서 감사를 드린다.
그렇다고 홍윤기 교수가 문재인 후보에 편파적인 것도 아니었다. 친노 지지자들이 듣기에 기분 나쁘고 씁쓸하게 하는 쓴소리도 보여주었다. 이명박 정부의 실패가 악의적 무능이었다면 참여정부는 선의적 무능이었다는 홍윤기 교수의 진단에 대해 친노 지지자가 듣기에 만족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대상황의 구조적 흐름 한계에 따른 참여정부 성과 부족이라는 진단이나마 위로되는 바이다. 또한 안철수 후보의 청춘콘서트를 통한 젊은이들과의 소통과 비교할때 민주통합당의 구조적 마인드의 한계를 지적하는 쓴소리도 귀담아 들을 대목이었다.
정치공학적 판단과 인물론을 넘어 정책의 성실성을 언론들과 유권자들이 보도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이정희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충고도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이렇듯 심야토론 과정에서 성한용을 비롯한 지식인이라하는 사람들이 노무현과 친구들에 대해 왜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표현하려고만 하는 것일까?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기존의 정치권 및 주류적 공식에 따르지 않았던 노무현이었고, 어느 진영 할 것 없이 그 위선들을 꼭꼭 집어낸 전력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과연 이러한 노무현 속에서 안철수 현상의 숨겨진 뜻이 있음을 알 수 있을까?
끝으로 문재인 후보가 기득권을 버리겠다며 안철수 후보에게 민주당 입당을 재촉하는 것은 모양새가 다소 좋지 않다. 안철수와의 정치혁신을 위한 방법론이자 전략적 측면의 주장임을 모르지 않지만 너무 나가서도 안된다. 문재인의 장점들이 희미해질까 걱정된다.
에필로그: 친노란 무엇인가
언론들이 자의적으로 편을 가리기 위해 만든 단어이지만 친노란 것은 기본적으로 독재권력으로 얼룩진 과거정치에 대해 신물이 나면서도 3김정치의 폐단에 문제의식을 가졌던 부류들이다.
멀리보면 3당합당 야합에 '아니오'라고 손을 들던 노무현에 감동했던 그 시대로부터 출발한다. 이른바 꼬마민주당에서부터 공감하던 사람들이며 노사모와 개혁국민정당의 모델로 발전한다.
호남에 대한 편견을 혁파하려는 노무현에 감동하던 사람도 있고, 한나라당 깃발만 꼽으면 당선되는 영남지역의 묻지마 현상에 절망하던 영남내 민주인사들도 있으며 김대중 노무현 모두를 존경하는 친노도 있다.
친노 안에도 너무나 다양해서 진보라기 보단 상식적 정치와 원칙을 강조하는 공화주의자도 있고, 당장에 진보정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민주노동당 등의 진보정당들이 언젠가 주류가 되어야한다는 진보파도 있다.
유시민의 진보정당 행을 이해 못하는 친노가 있는가하면 적극적으로 성원하는 친노도 있다.
참여정부 집권기에도 이른 바 친노 정치인들이 당 대표를 맡거나 큰 계파를 이루어 당내 영향력을 과시하는 경우도 없다.
그 이후로 이해찬과 한명숙 정도인데 엄밀히 말해 이 분들의 정치 출발은 평민당이지 친노가 아니었다. 다만 동교동계의 잘못에 항의했다는 면에서 달랐을 뿐이다. 문재인 의원이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이 친노의 유일한 성장이었다.
친노는 어찌보면 지금의 안철수 현상과 맥이 닿는 것인줄 모른다. 그런데도 안철수 캠프내에 '친노패권주의' 운운하는 김민전 교수, 그것이 길게 보아 '자기부정'인지를 언제쯤 깨닫게 될 것인가?
박근혜에 치우친 고성국과 그 밖의 언론인들도 '친노 패권주의' 운운했다. 박근혜 후보가 집권하면 박근혜 거수기가 될 것으로 뻔한 친박계 일색에 대한 비난을 희석하기 위한, 고의적 왜곡이거나 남들이 떠드니까 그렇게 말하는 겉핡기식 주장으로 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