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문화원 발행 《七甲文化》 2025년 제35호
2025.12.31. 받음
【수필】
청양 장평초등학교 교가는 ‘고향의 노래’
윤 승 원
“다름이 아니라 윤 선생님께 부탁할 것이 있어요.”
고향 선배님의 반가운 전화였다. 낙암 정구복 박사(역사학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다. 고향인 충청남도 청양군 장평초등학교 10년 선배다.
선배님은 언제나 후배를 깍듯이 대한다. 각종 지면과 인터넷 카페에서 글로 소통하고 전화 통화도 자주 하는 사이지만 선배님은 후배에게 늘 존댓말을 쓴다. 그래서 말씀드렸다.
“교수님, 저보다 연치가 10년이나 높으신 선배님이신데, 말씀을 낮추시지요.”
하지만 선배님은 그럴 수 없다고 하셨다.
“같이 늙어가는데 존중해야지요.”
한평생 대학 강단과 국가 주요 교육기관에서 수많은 후학을 가르치면서 학문과 훌륭한 인품으로 존경받아온 학자다.
후배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는 원로 학자님 전화 통화에서도 겸허한 인품이 묻어난다.
선배님이 오랜만에 부탁하시는 말씀의 요지는 이랬다.
모교인 장평초등학교가 학생 수 감소로 날이 갈수록 걱정이 크다는 것,
모교가 존치돼야 경향 각지 동문(同門)도 출신학교에 대한 의미가 있지, 학교가 사라지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
뜻있는 출향인과 동창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무엇이든 도울 방안이 있으면 다 같이 고민하고 노력해 보자는 뜻이었다.
그와 같은 염려에서 우선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학교 홈페이지에 ‘동문 게시판’도 개설했으니, 후배 학생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유익하고 따뜻한 글로 참여해 달라는 간곡한 말씀이었다.
선배님이 부탁하신 대로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다. 동문 게시판에 애향심을 담은 글을 올렸다. 절실하면서도 간절한 평소 소망을 담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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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 초등학교 명칭석(名稱石)을 바라보며
― ‘꿈나무’가 계속 자랄 수 있게 해 주소서!
내 고향 청양군의 인구를 알아보았다.
『청양군은 전체 인구 2만 9809명(7월 기준) 중 65세 이상이 1만 1921명으로 전체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전국 19.51%와 충청남도 21.8%보다도 높아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2024.9.23. 청양신문)
내 고향 모교인 장평초등학교(옛 赤谷國民學校) 학생 수를 알아보았다. 『전체 학생 수 28명(남 16명, 여 12명), 교원 11명』(2024.10.4. 네이버 학교 검색 정보)
바로 이웃 동네인 ‘미당초등학교’는 2024학년도 학사운영을 끝으로 2025년 3월 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안타까운 기사(청양신문 2024.9.30)를 읽었다.
지난 추석 명절에 청양군 장평면 중추리 선산에 성묘하러 가다가 모교인 장평초등학교 앞에 차를 세웠다. 정문 앞에 세워진 ‘장평초등학교’ 명칭석(名稱石)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이 거대한 돌의 생명력은 천 년, 만 년 갈 것 같은데, 내 모교인 초등학교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학교 바로 앞 ‘가래울 마을’에 살았던 나는 초등학교 운동장이 ‘우리 집 안마당 놀이터’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구슬치기와 딱지치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굴렁쇠도 굴렸다. 농촌에서 ‘학교’의 의미는 단순히 ‘학동들의 배움의 터’로서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학교는 그 지역의 대표적인 ‘열린 공간’이다.
각종 행사가 개최되는 ‘문화의 장’ 일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배출되는 선후배 동문의 끈끈한 우정도 학교가 존재함으로써 가교역할을 할 수 있었다.
학교 운동장의 고운 흙도 변함없고, 학교를 푸근히 감싸고 있는 뒷산 소나무 숲 역시 여전히 푸르른데 학생 수만 놀랍게 줄어들고 있다.
그 옛날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없었던 ‘꿈나무 자람관’도 학교대표 건물처럼 근사하게 버티고 있는데, 여기서 꿈을 키워야 할 어린 학생들은 날이 갈수록 줄어든다니, 이를 어찌하면 좋은가?
몇 해 전엔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던 장평중학교가 사라졌다. 이젠 내 고향 모교인 장평초등학교마저 학생 수 감소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출향인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경이다.
바라건대, 저출산 인구 감소 대책을 시급한 국가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정부에서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으니, 농촌 인구 감소 대책이 획기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믿으면서 한 가닥 희망을 걸어 본다.
모교 출신 학자, 문인, 사업가 등 저명인사들도 많다. 청양군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지혜를 짜내고 있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도 많다.
이분들의 남다른 애향심이 고향 발전과 더불어 농촌 인구 증가책으로 이어지기 기대한다.
그리하여 명절에 고향 모교인 장평초등학교 앞을 지날 때마다 손자에게 “이 학교가 할아버지가 다녔던 초등학교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향의 향수가 되살아 나는 교가 가사를 떠올려본다. 이 노래를 작사한 분은 민속학계의 거목이었던 청양 출신 임동권 박사(서라벌예술대학장, 민속학회장 역임)이다.
작곡한 분 역시 대한민국 예술계에서 크게 존경받았던 저명 작곡가 김대현 교수다. 그 유명한 「자장가」·「들국화」·「고향의 노래」 등을 작곡한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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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평초등학교 『교가』
임동권 작사 김대현 작곡
1. 망월산아 그 모습 의젓도 하다 아침저녁 우러러 배우는 우리 줄기찬 그 정기를 이어받아라 몸과 마음 튼튼히 갈고닦아서
2. 중추천아 굽이쳐 맑기도 하다 쉴 새 없이 흐르는 부지런함은 앞으로 전진하는 기상이로세 몸과 마음 씩씩히 갈고닦아서
3. 장수평아 네 품이 넓기도 하다 오곡이 무르익어 풍년이로세 넓고 깊은 그 뜻을 아로새겨라 몸과 마음 꿋꿋이 갈고닦아서
{후렴} 빛내자 우리 학교 장평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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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는 나의 모교 교가이기도 하지만 고향의 상징적인 지명이 1, 2, 3절에 모두 들어 있다.
◈ 1절 : <산> - 망월산,
◈ 2절 : <하천> - 중추천,
◈ 3절 : <평야> - 장수평
그러니 모교 교가를 ‘내 고향의 노래’라고 해도 좋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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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원
■ 수필가,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금강일보 논설위원 역임
■ KBS와 『한국수필』 공동공모 수필 당선
■ 『한국문학시대』 문학 대상 수상,
■ 조선일보 창간 90주년 기념 사연 공모 최우수상
■ 저서 『靑村隨筆』 외 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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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바른역사를사랑하는모임(올사모)댓글
◇낙암 정구복(역사학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2026.01.01.
장평초등학교가 유지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봅시다. 문학, 예술이 창조되는 모교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힘을 합칩시다. 지혜를 모읍시다. 새 역사를 만듭시다. 학교가 지역 사회의 중심체가 되어야 합니다. 오, 평화로운 고장, 청정한 곳 장평에 따스한 햇볕이 항상하기를!
◇ 답글 / 필자 윤승원
애향심을 가진 출향인들이 애틋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사진도 찍고, 각종 언론에 칼럼도 쓰고, 다양한 방법으로 관심을 보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청양문화원에서 발행하는 《칠갑문화》책자도 그 역할중 일부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