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바람에 춘심이 녹아들어 오전내내 전전긍긍.....지도 한 장 꺼내놓고,,,,
이곳 저곳 둘러보며... 12시가 되어서야 맘을 정하고 나서려던 찰나...컴터를 켰다...
그게 오늘 한 일 중에 가장 큰 실수였다. 싸이를 켜서 하느리반장님한테 말을 건 것......ㅡㅜ
무턱대고 '팔공산 다녀와라.....'-0- 내가 팔공산 갔댔나...말도 안되는 소리....흥
더 어이없는 ' 닭백숙 맛난 집으로 찾아봐라.' =ㅍ=내가 여기저기 다 묵어보고 다니까....흥흥
말도 안되는 소리에 나는 성질을 확 내며~............팔공산으로 핸들을 꺽었다. @,.@
절대 협박에 굴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결코 맞을까 겁나서 그리로 간 것은 아니다. 절대,,,결코
절대......ㅡㅜ으흙흙흑....ㅜㅠ꺼이꺼이......
내 오로바이 '홍이'......오늘 힘들었을게다....오프로드도 아닌 넘을 끄질고 그까지 갔으니...
하느리 방장을 탓해라...
답사를 다녀오라는데 무신 답사...대구 사람 중에 팔공산 모르는 사람 없는데..라고 궁시렁 거리면서도
하느리 방장님의 사악한 나찰과 같은 모습이 떠오름에, 내 몸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칠곡 동명 어느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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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회전을 받기 전....잠시 오로바이를 멈췄다. 내가 몇년 전...재수했던 곳이었다...
팔공산 등용문 학원......그래서 주말이면 동명에 있는 성당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이쪽 지리는
대충 아는 곳... 성당에 잠시 들려서 성체조배를 하고, 다시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우선 재수
했던 곳으로 가서 오로바이를 세우고 회상에 잠겼다가 한티재로 올랐다. 가는 도중에 도립공원
관리소에 우리가 놀만한 공터가 보여서 잠시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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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시설은 그럭저럭이고,, 경치는 별로라는 생각에 가던 발걸음을 계속했다.
가산산성을 지나 한티로 계속 올라서 도착한 한티 성지.....여기가 팔공산의 무릉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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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주차장쪽에 있는 운동장....아직 새파란 잔디는 아니지만 적당한 것 같았다. 예약이 필요한 지는
몰겠다. 반장님이 알아서 하시겠지..라는 생각에....
푸근한 날씨로 인해 잔디밭에 서있다가 잠시 앉았다. 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날 밀어붙여 잔디에 눕혔
다. 난 어쩔수없이....정말 어쩔 수 없이....잔디에 누워....잠이들어버렸다..ㅡ0ㅡ;;
몸이 서늘함에 깨어보니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었다. 근데 왜 쌀쌀하지??ㅡㅡ;; 나무그늘이 얼굴을
뺀 나머지 부분을 덮고 있었다....얼굴만 따셨다는....=ㅂ= 2시간 가까이 흘러 있었다.
다시 홍이를 타고 내려와서 동화사쪽으로 향했다. 그 곳에 야영장이 있다. 그래서 놀만한 지 살펴보러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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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은 것도,,, 움직일 공간이 협소한 것도 맘에 들지 않았다. 물론 수건돌리기 정도는 가능
할 듯 싶었다.
그리고 불로동 쪽으로 내려왔다. 결국 잠만자고 온 것 같다는...맘이 든다. 아니라고 위안을 가져 본다.
백숙은.....담에 가서 묵을라고 안묵고 왔다...
사실 백숙 묵는 곳에 가족들,,,, 연인들 주루룩~~`앉아 있는데 내가 가서 '사장님,, 백숙 하나만...'이라
고 하기엔 내가 너무 여렸다. 아직은 상처받고 싶지 않다.. 하느리반장님....때리지만 마세요...죄송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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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혼자 가져본 시간...
예전엔 기차로,,,자전거로,,,걸어서,,,버스로,,,, 늘 혼자 다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혼자가 아니게
되었고, 그래서 얻은 것도 있지만 허전함도 항상 느꼈다. 나와의 대화를 한 지가 너무 오랜지라........
오늘 가서 한티성지에서 잠들기 전,,,,이나 오토바리를 길가에 세워놓고 혼자 담배피며 지나가는 차
를 바라보며 나 자신과 나눈 대화는 많지는 않았지만 진실되었기에 오늘의 작은 발걸음을 나는 사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