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제주불교 혁신을 이끌 대안을 ‘집중 취재’ 제주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제주불교호스피스를 시작으로 불교장례문화 정착 공감대 형성, 재(齋) 중심에서 법회와 수행중심의 불교문화, 도내 불자대학 간의 가교역할, 사찰 재정 투명화에 대한 담론 형성 등 본지는 제주불교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것을 독자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상락원’ 준공으로 본 제주불교호스피스 전망
2. 불교 및 타종교 호스피스센터 실태
3. 호스피스의 대세는 병원이다
4. 불교호스피스 교육
불교호스피스, 병원 건립과 장례문화까지 연계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소외된 이웃의 ‘마음의 평안’을 안겨줄 애월읍 신엄리 반야사(주지 수상 스님) 불교호스피스센터 ‘상락원’이 지난달 25일 준공했다.
상락원 준공 의미는 병원․노인복지시설 중심으로 이뤄지던 도내 불교호스피스가 경제․정신적으로 어려운 말기 암환자 등 소외된 이웃들이 부처님 도량에서 기도하며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불교호스피스가 진일보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불교호스피스의 불모지였던 제주불교계에 지난 2003년 수상 스님은 병원․노인복지시설 등을 중심으로 호스피스 간병․임종기도를 펼치며 불교호스피스의 뿌리를 내려왔다. 이어 지난 2005년 제주바라밀호스피스 창립을 시작으로 제주의료원․제주대학병원에 병원법당을 개원하기에 이르렀다. 수상 스님은 쓸쓸하고 외로운 이생의 마지막 순간을 부처님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왔지만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은 편안하게 죽을 곳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같은 환자들의 유언이 호스피스센터 ‘상락원’ 불사의 계기가 됐다. 이는 병원에서 고통과 아픔으로 범벅된 죽음이 아닌 마지막 남은 생 부처님 품안에서 맑고 여유로운 죽음을 선사하고자 하는 수상 스님의 오래된 서원이기도 하다.
불교호스피스계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는 능행 스님의 정토마을도 태동의 흐름은 유사하다. 지난 2000년 10월 조립식 건물로 정토마을을 개원, 병상을 하나씩 늘려 환자 가족과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운영해 왔다. 현재 호스피스를 양성하는 교육기관과 불교계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자제병원이 울산시 울주군에 지난 5월 첫 삽을 뜨고 완공을 기다리고 있다.
타종교, 병원 건립 호스피스 통한 감동 전해호스피스에 대한 불자들의 올바른 인식 필요현재 도내 타종교 재단에서도 노인 중심의 병원을 건립, 호스피스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호스피스를 통한 영혼 구혼, 장례․신앙 서비스 등을 통해 타종교인들조차 이들의 서비스에 감동, 개종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향후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노인질환이 많아지면서 타 종교 재단의 노인병원 건립은 노인복지시설처럼 빠르게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불교호스피스센터 상락원도 ‘정토마을’처럼 결국 호스피스를 전문적으로 펴기 위해서는 불교호스피스 전문병원 건립의 중간다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수상 스님은 “건물만 지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게 아니라 서두르기보다 자연스럽게 인연을 기다릴 예정”이라며 “우선 스님 1명, 일반인 2명을 모실 수 있는 방사를 마련했고, 이에 따라 사찰에 머물며 쉬고 싶어하는 암말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체의학, 웃음치료, 명상음악 등 일반 병원에서 접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들이 생의 마지막 그날까지 즐겁게 해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들이 마지막 생에 대한 집착 때문에 아직도 병원치료에 의지하는 경향이 아직도 짙다.
이에 대해 수상 스님은 “호스피스에 대해 환자 본인이 바르게 인지하고 삶을 어떻게 마무리 계획을 세울 때 불자로서 자긍심을 갖고 부처님 품안에서 임종을 맞을 수 있다”며 “아직도 호스피스에 의미를 모르는 이들이 많고, 가족 또한 이 같은 시설에 환자를 떠 맡기려하는 경향이 짙어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