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존 테일러 개토의 <수상한 학교>를 소개합니다.
1. 우선 저자와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 먼저
- 개토는 30여년 동안 미국(뉴욕)에서 교사로 일함. 뉴욕시와 뉴욕주의 올해의 교사상을 여러 차례 수상한 훌륭한 교사. 열악한 학교에서부터 최고 수준의 학교까지 다양한 학교에서 여러 해 근무하면서 무료하고 따분함에 몸서리를 치는 아이들과 교사를 보면서 학교가 무엇인지, 학교가 정말 필요한지 근본적인 의문을 품었던 교육운동가이자 저술가임. 1991년 학교를 그만 두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교육’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 10년 전쯤 한국에도 방문. 학교 수업을 할 때에는 게릴라식 수업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함.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려는 학생에게, 일터에서 일하면서 학교에는 한 달에 한 번만 오도록 한 것. 국가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며 공교육의 모순과 허구를 파헤친 <드러나지 않은 미국 교육사>, <바보만들기>, <교실의 고백> 등 다양한 저서가 있음.
- <수상한 학교>는 ‘불온한 교육이 아이들을 살린다’는 부제를 달고 있음. 건전한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교육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조목조목 밝히고 있는 책
2. 개토가 비판하는 학교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 조금 자세히 설명해 달라.
- 개토는 ‘학교’를 사회지배 구조에 필요한 세뇌와 기본 지식, 복종과 같은 습관을 형성하는 기관이라고 말함. 근대 학교제도는 참다운 교육적 의도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학생을 개조하고 길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봄. 현대사회로 오면서 거대기업들이 자금을 지원하면서 연구를 이끌고 학교의 교육과정에 개입하여, 사고하지 않는 소비자를 양성하려는 검은 의도를 관철시키고 있다고 봄. 독일 교육을 미국이 모방하고, 이것이 일본을 거쳐 한국 근대 공교육이 확립됨.
- 학교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아이들이 학교만 가면 생기를 잃고, 쓸데없는 경쟁을 통해 바보가 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함. 미국이 프러시아 문화에서 가장 못된 것만 골라 열과 성을 다해 받아들였는데 별 볼 일 없는 식자층을 양산하고 내면의 삶을 불구로 만들며, 학생들이 리더십에서 멀어져 고분고분하고 무능력한 시민이 되도록 함. 학교체제는 대중을 ‘관리하기 쉽게’ 만들기 위한 계획의 산물이라고 말함. 아이들을 과목별로, 연령별로 나누고 시험을 통해 변하지 않는 서열을 만들고, 여러 가지 교묘한 수법으로 아이들을 나누어서 절대 하나로 뭉치지 못하게 한다고 비판함.
3. 어떻게 보면 과도한 음모론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사실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평소 학교교육을 아주 신뢰하거나 당면한 사회현상에 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비칠 수 있음. 그런데 개토는 책에서 신빙성 있는 숱한 자료와 문헌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고 역사학자 하워드 진이나 노암촘스키 같은 학자들도 정부의 각종 기밀문서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이기도 함.
- 예를 들어 미국사회는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하층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군대에 지원해 미국이 벌이는 전쟁을 수행함. 이런 의지마저 꺽인 최하층은 약물과 조직범죄에 삶을 의탁해 살아감. 그런데 국가는 이런 현상을 개선하기는커녕 방조하거나 조장함. 국민의 삶을 척박하게 만들어 생계 활동 외에는 눈 돌릴 여유를 빼앗고 비판적 사고를 막아 버림. 국가 또는 소수 엘리트의 사회지배 공식이 바로 그것임.
- 우리 사회도 미군 기지를 비롯해 군비가 증강되고, 비정규직 확대 및 노동운동 탄압, 4대강 사업과 원전 유지정책으로 상징되는 환경파괴, 국정원을 비롯한 공권력의 정치 개입, 언론의 진실 왜곡, 생계에 급급해 사회현상에 눈 돌릴 여유가 없는 기성세대와 하루 종일 종편 뉴스에 홀려있는 노년층, 학교와 학원을 번갈아가며 아침부터 밤늦도록 뺑뺑이 도는 아이들까지... 미국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는 듯 보임.
4. 그럼 개토가 말하는 ‘교육’의 진정한 의미와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
- 개토는 “아이들은 각자 삶 속에서 배우고 스스로 자란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음. 학교는 아이들을 피고용인이자 소비자로 훈련시키고 있음을 간파하고 자녀가 리더가 되게, 모험을 하게 가르치라고 조언함. 어른에게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진지한 문제를 아이들이 생각하도록 격려하고 역사와 문학, 철학과 예술, 경제와 신학 등 교사들이 알면서도 기피하는 주제를 고민하게 하라고 함. 아이가 고독을 즐기며 자아와 대화하도록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도 배우게 하라고 조언함. 학교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두려워하게끔 길들여져서 텔레비전, 컴퓨터, 휴대전화로 끝없이 교우관계를 갈구함. 아이들이 더 중요한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해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