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7월 31일에.
광진도서관 후원회원인데, 회원이되고 1년 반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광진도서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저는 중화고등학교 교사이고. 학교 안에서 독서토론반 지도를 하고 있는데요. ^^
우리 아이들과 함께 광진도서관과 그리고 여희숙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광진도서관을 찾았습니다.
12시 15분쯤 광진도서관에 도착하여 여희숙선생님께서 오실 때까지 광진도서관 4층 열람실에서
각자 보고 싶은 책을 찾아 읽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대학도서관 이후로 지역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도서관에 앉아 있는 많은 사람들을 한번 보고, 또 함께 간 아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들을 관찰하며...^^
저도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를 빼들고 기둥에 붙은 소파에 앉아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한번씩 고개를 들어 아이들이 어떤 모습인지를 관찰했는데,
광진도서관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
여희숙선생님을 만나서, 선생님께서 맛있는 도서관 밥을 사주셨습니다. ^^
조금은 재래식 배식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밥이 다 되어서 식당 아주머니께서 OOO시키신 분~ 하고 부르는 그런 모습이 왠지 정겹고 흥미로웠습니다.
맛도 있었고요. 깔끔했고요. 아이들도 무척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을 먹고 "작은 연못"을 감상하러 문화동 지하에 갔습니다.
도서관 4층과 연결된 곳 건너편에서 4층에서 한다는 누군가의 잘못된 정보로 인하여,
다함께 걸어서 도서관 4층까지가서 구름다리를 건너 문화동으로 갔습니다.
구름다리를 지날 때 마치 비행기 타는 기분같다며 들떠하며 건너갔지요. ^^
그런데 알고 보니 영화를 상영하는 곳은 지하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지하로 내려가는 해프닝도 있었답니다.
지하에 가서 친친행사에서 하는 맛있는 차를 얻어마시는데.
그만! 영화가 시작되고 있고. 마시던 차를 다 마시고 들어가야했기에.
영화가 시작된 것을 안 아이들이 따뜻한 커피나 음료를 급하게 마시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였습니다 ^-^
저 역시 그랬고요. ^-^
제가 들어갔을 때 영화는 풍금을 치는 선생님 주변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지난 4월 말에 충무로에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 때 어찌나 펑펑 울었던지 함께 갔던 선생님들께서 1년에 흘릴 눈물을 오늘 다 쏟아내는 것 같다 하셨죠. ^-^
아이들과 이 영화를 보는 것을 계획할 때도. 아이들이 매우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영화가 중간에 좀 끊어지고 버벅되는 바람에 감정선이 살짝 끊어져 아이들이 좀 더 차분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이 녀석들이 불평하고 그럼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했는데.
점잖고 차분하게 영화가 끊어지는 시간을 각자 또 잘 보내고 있는 모습에 안도하며.
그리고 다시 영화가 진행될 때 진지하게 몰입하여 영화를 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멋진 녀석들이군!"하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은 충격적인 장면과 각자의 감상들을 마구 쏟아내었습니다. ^^ 명랑한 10대들! ^^
아이들은 미군에 의해서 자행된 학살이었는데 사람들이 무지하게 미군을 기다리는 장면이 너무 답답했고 불쌍했고 안타까웠다고 했습니다. 최근에 함께 읽고 있는 책이 한홍구 선생님의 <한홍구와 함께 걷다>라는 것이 이 영화를 보는 데 도움도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전쟁이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양민들의 삶을 얼마나 짓밟고,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그리고 평화의 눈길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담담하게 설명하고. ^^ ... 다시 도서관 1층 로비로 갔습니다.
여희숙선생님과 도서관 친구들이 광진도서관 로비에서 친친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우리는 문화동 앞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사실 친친행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몰라. ^^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도 함께 친친행사 장소에서 같이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형태일까? 싶었지요.
여희숙선생님과 도서관 친구선생님께서 작은 카페를 열자 사람들이 차를 마시는 장면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일인 것 같아 보였고.
자연스럽게 공정무역에 대한 의미를. 그리고 도서관친구들 활동의 의미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았습니다.
5시에 친친행사가 끝나고.
우리 아이들과 여희숙선생님의 데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
아이들이 촌스럽게도(^^) 독서노트에 여희숙선생님의 사인을 받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품고 왔었지요.
여희숙선생님과 자기소개를 나누고. 또 여선생님께서 도서관친구들이라는 단체가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아이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멋진 설명이었습니다. ^-^
아이들이 여선생님께 완전 또 반하였답니다.
독서토론반에서 늘 말 잘하는 것이 고민이라던 동일이는 그날 가장 적극적으로 여희숙선생님께 질문하고. 제일 먼저 악수를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잠시 도서관에서 눈여겨봤던 책이 있다며 혼자라도 조만간 광진도서관을 찾겠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
동일이라는 아이에 대한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꿈을 품고 사시고. 멋진 일을 하고 계신 여희숙선생님과의 대화 속에서 아이들도 각자의 마음 속에 좋은 꿈과 좋은 생각을 품고.
또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자기 안의 에너지를 슬그머니 모아내고 있음을 아이들의 반짝거리는 눈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여희숙선생님과 헤어질 때 엄청 아쉬워하며. 버스를 탔다가 다시 내려서 여희숙선생님과 악수하고 포옹하는 아이들을 보고.
엄청 감동 먹었습니다.
참 좋은 시간이었고. 또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
저도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나도 아이들 앞에 여선생님처럼 저렇게 긍정적인 힘을 뿜어낼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집으로 흩어지기 전에 아이들과 잠시 빵집에서 빵을 간식으로 먹으며 한참 또 수다를 떨며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정리했는데요.
아이들이 저에게 오늘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했어요~! 어찌나 뿌듯하던지.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독서토론반을 하면 그래도 좀 읽을 것 같아서 가입했다는 한 여학생도 이제 이 독서노트를 정말 열심히 채워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습니다.
음... 중화고등학교를 떠나기 전에 제 소망 중에 하나는.
(우리 아이들이 하도 중화고등학교는 중화랜드라며. 중화고가 그렇지 뭐하는 말들을 달고 사는데. ^^)
제가 아끼는 많은 아이들과 스스로 중화고등학교가 자랑스러운 학교라고 함께 느끼고 좋은 경험을 함께 공유하며 추억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그런 좋은 추억하나가 생긴 것 같아. 가슴이 벅찹니다.
여희숙선생님 감사합니다. ^-^
그런데 여희숙선생님 ^^ 제가 뭐 도움이 될 일은 없을지요?? ^^;;
모자라는 힘이나마 ^^~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핫!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
첫댓글 와... 부러워요. 저도 우리 아이들과 꼭 해보고 싶은 경험이네요.
아이고 순전히 이진주 선생님 덕분이지요. 사실 선생님 덕분에 아이들도 저도 뜻밖의 행복한 추억을 갖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