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63
미용 교육자로서의 삶을 개척하다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김진숙 교수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미용의 참 교육자
-김진숙 교수
미용 시작 후
강산이 세 번 넘게 변했네
생각하면
흐뭇했던 일
즐거웠던 일
마음 아팠던 일
어찌 없었으리오
내 할 일은
제자들의 성장을 돕는 일
제자들이 삶의 질 추구와
자기 성취를 이룰 때
나는 예술가가 된다네
가위 대신
분필로써
사람을 새롭게 탄생시킨다네
이제 감사한 마음으로
미용인의 뒤를 돌봐주며
그들의 앞길을 밝혀야겠네
하나의 등불이 되어야겠네
어와둥둥
미용의 숲 이뤄야겠네
미소만으로도 반가운 사람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김진숙 교수는 미용계의 신사라고 기자는 말하고 싶습니다.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의 행사, 예컨대 신년회라든지 학술발표회, 졸업식, 입학식 등 1년에 많지 않은 횟수지만 만날 때마다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러나 예의 그 반가운 마음을 전하는 데 인색하지 않습니다. 기자도 그런 김진숙 교수의 품성을 잘 알고 있어서 멀지 않은 발치에서 보내는 미소만으로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만 가깝게 지낸다고 염두에 두고 있었던 김진숙 교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개인적으로 만나서 웃고 떠든(?)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작년 11월, 김진숙 교수가 한국뷰티산업학회에서 주최하는 <뷰티산업교육대상>의 수상자로 정해졌을 때,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뷰티산업대상>은 ‘뷰티산업교육대상’과 ‘’뷰티산업경영대상’ 등 두 부문으로 나뉘어 매년 시상하는데,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2024년 수상자로 김진숙 교수가 교육대상을 받았고, 기자는 시상 후 김진숙 교수의 인터뷰를 했던 것입니다.
2024년 <뷰티산업교육대상> 수상
수상 후 인터뷰했던 기록을 찾아보니 김진숙 교수는 다음과 같이 수상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어떤 상보다 이번 뷰티산업교육대상은 제게 특별히 의미 있는 상이었습니다. 교육이라는 참 어렵고 두려운 일을 시작한지 27년이 되었습니다. 그중의 반을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에서 보냈습니다. 수상을 하게 된 성과는 저의 힘이 아니고 저의 스승님의 지도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뜻에서 학생들을 위해 참 교육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국뷰티산업학회에서 수여하는 뷰티산업교육대상은 공적심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상으로 저 자신에게는 지금까지의 저를 평가받는 척도였고, 제자들에게는 ‘교수로서의 역할과 소명을 다하였는가.’라는 나름대로의 평가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함께 동문수학한 동기와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석․박사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진숙 교수는 패션 디자인과 헤어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가지다가 헤어 디자인에 좀 더 매력을 느끼고 미적 감각을 적용하여 손쉽게 외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용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헤어디자이너로서 활동하게 되면 학문적으로 미용교육을 전문 직업인으로 하거나, 해외 진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간접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하마터면 훌륭한 인재를 패션 쪽으로 뺏길 뻔했습니다.
김진숙 교수는 천상 교수입니다.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식을 줄을 모릅니다. 뿐만 아니라 지도교수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습니다. 애정과 존경은 그냥 생기지 않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올 때 진심이 됩니다.
“미용학계에 재직하고 있으면서 흐뭇했던 일들은 당연히 제자들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석․박사 논문을 완성하고 학위를 받고 뿌듯해하는 제자의 모습에서 저도 성취감과 희열을 함께 느낍니다.
저 또한 연구자로서, 미용인으로서, 교수로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선정과 신진연구사업선정은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저의 지도교수님께서‘허허’웃으시면서“교수 안 됐으면 어쩔 뻔 했어요?”하시던 말씀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도교수님께 인정받은 느낌이었지요.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미용전공자로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성장이었으므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도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천상 미용교수
김진숙 교수는 정년을 앞두고 그동안 미용인으로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해 왔는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고 지나온 길을 되새기고 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학생들과 함께 했지만 개개인의 학생들이 자기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심스럽게 지켜보며 앞으로 남은 기간 겸허한 자세로 마무리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학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마음을 열어 놓는 진지한 인생 동행자로서 그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는 참 교육자로서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던 교수였으면서도 자만하지 않고 이렇게 스스로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은 김진숙 교수의 품성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인 된다고 기자는 생각합니다.
미용교수로서 우리의 선진미용을 위한 제언과 미용인들에 대한 말씀도 잊지 않습니다.
“미용산업에는 미용예술이 포함되어야 하고, 한국의 미용예술에는 전통적인 우리의 미용문화가 깃들여 있어야 합니다. 조선시대 이전까지 우리의 고유한 미용문화는 세계 각국과 비교하여 보아도 탁월했다고 판단됩니다.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미용 디자인과 미용 기술, 미용 용품 등 고유한 우리 미용 문화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K-미용’브랜드를 창출하여 해외에 전파 보급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K-미용’특유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절실합니다.
미용인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는 미용인 스스로 지키고 개척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법률가는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사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용인은 미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각각 사회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형태가 다르고 개별적이고 구체화된 기능에는 차이가 있지만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효용에 기여하는 역할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미용인 스스로 자신이 가진 직업에 대해 긍지를 가져야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용인이 주 업무인 미용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향상시키고자 미용시술 용어의 당위성을 국내 최초로 피력하였습니다.”
우리 삶의 풍요로워짐에 기여
그렇습니다. 김진숙 교수의 이러한 노력으로 이제는 미용학계와 법원의 판례에서도 미용시술 용어를 보편적 개념으로 인용하고 있으며, 미용인 스스로도 특정한 자격과 기술을 지닌 전문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마음을 비워 자기를 지키고 싶다는 김진숙 교수, 이것을 진정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는 김진숙 교수, 그동안 쌓아올린 미용지식을 바탕으로 미용업계에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진숙 교수, 감사한 마음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김진숙 교수가 우리 미용계에 있기에 우리의 삶도 풍성해지리라는 생각을 기자는 해봅니다.
김진숙 교수 프로필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한국뷰티산업학회 부회장
-서울벤처뷰티산업 박사클럽(SBDC) 1기 회장
-한국인체미용예술학회 학술위원장
-한국미용학회 이사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선정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선정
-제15회 대한민국 자치대상 교육부문 대상수상
<뷰티라이프> 2024년 7월호, 창간 25주년 기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