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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NT ROBSON(롭슨)
6/13/2024
2024년 5월 25일(토) 오후1시 Vancouver International Airport 22번 Baggage Claim. 인천 발 KAL(KE 071편)으로 도착한 배재 고교 동창생 8명과 졸업 후 꼭 51년 만에 조우하였다. 나는 시카고에서 UA1958편으로 1시간 먼저 도착하여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실로 반세기 세월이 흐른 후의 만남이었다. 오늘부터 14박 15일의 Canadian Rocky일정을 동행한다.
공항 렌트카(Hertz)로 밴쿠버의 숙소로 향하기 전 H-mart와 Costco에 들러 부식을 구입하였다.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저녁식사를 준비하였다. 이곳에서 우리는 3박을 한다. 서울에서 가져온 참이슬, 한라산 등으로 건배를 한 후 50여 년간의 이야기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앞으로 보름동안 이어질 이야기의 서막이다.
26일.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Stanley Park 자전거 투어가 예정되어 있는 날이다. 스탠리공원으로 향한다. 내리는 비로 자전거는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비오는 공원길을 옛이야기를 하며 산책하기 시작했다. 스탠리공원은 시내 한복판에 위치하며 온수풀장이 있었다. 자전거 투어로 천천히 2시간이면 돌아 볼 수 있다. 밴쿠버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오후에 시내투어를 위해 Gas Town으로 갔다. 2백년 된 Steam Clock(증기시계)이 15분 간격으로 증기를 내뿜으며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개스타운을 차로 지나다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였다. 좀비(?)같은 모습을 하고 마약에 찌든 각양각색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노숙자들이 양쪽 인도에 가득 차 족히 백 명 이상은 되는 것 같다.
27일. 비는 그쳤으나 구름이 많다. Capilano Suspension Bridge Park으로 간다. 이 공원은 코스타리카의 Arenal Hanging Bridge Park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인데 온대우림이 잘 조경되었고 협곡에 매달린 현수교, 밀림, Cliff Walk, 폭포등 사람들로 붐볐다.
오후에는 Granville Island의 Public Market(전통시장)을 찾았다. 수상교통을 이용해야하는데 정거장은 곳곳에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였다. 시장은 전통 시장이라 해도 우리나라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배를 타고 이곳에 와 장을 본다는 것이 좀 이색적이긴 하나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그곳에서 젤라또를 맛보았다.
28일. 다시 비가오기 시작한다. 오늘 밴쿠버를 떠나는 날인데 3일째 비가 오고 있다. 아침 일찍 99번 도로(See to sky highway)를 이용하여 Whistler로 향한다. Whistler에선 곤돌라와 체어리프트로 Suspension Bridge에 오르려했으나 비 때문에 취소하고 오늘의 숙소가 있는 Cache Creek으로 향한다. 중식당 Star House에서 저녁식사 후 Bear's Claw Lodge에서 일찍 자리에 든다. 내일은 Canadian Rocky로 진입한다.
북아메리카 대륙은 크게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2개의 산맥으로 나뉜다. 좌측의 Rocky산맥과 우측의 Appalachian산맥이다. 로키는 알래스카에서 시작해 캐나다와 미국을 거쳐 멕시코에 이르러 장장 4,800km를 이어간다. 애팔래치아산맥은 캐나다에서 시작해 미국의 Main주를 거쳐 Georgia주의 Mountains Smoky에서 멈춘다. 애팔래치아에 비해 로키는 평균고도가 2배 이상이다. 캐나다 로키산맥의 최고봉은 위의 제목으로 내세운 Mt. Robson(3,954m)이고, 미국 로키산맥의 최고봉은 콜로라도주의 Mt. Elbert(4,401m)이다. 바로 내일이면 롭슨을 만날 수 있다. 나는 2002년 시카고산악회원으로 Mt.Elbert정상을 밟은 바 있다.
29일. Lodge를 출발하여 Kamcoops로 향한다. 캠쿱스의 Costco에 들러 부족한 부식을 준비한다. 재스퍼와 밴프는 물가가 밴쿠버보다 높다. 오늘은 숙소인 Valemount까지 가야한다. 오후 늦게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이곳에서 4박을 한다. 베일마운트에서 재스퍼 국립공원까진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데 국립공원내의 숙소는 예약도 어렵고 가격도 높아 이곳에서 숙소를 많이 정한다.
30일.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고 Whistler Peak(Mt. Whistler Summit)으로 향한다. Jasper Skyram으로 정상 바로 밑에 오른다. 정상으로 걷기 시작했다. 바람이 세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눈이 많이 쌓여있는 길은 눈과 자갈의 연속이다. 몇 장의 사진을 나누고 바로 하산하였다.
오후엔 Valley of the five lake(3mi). 이 트레일은 다섯 개의 아름다운 호수사이로 길이 나있다. 이곳도 지나칠 수 없는 빼어난 장소다. 그 후 Robson으로 직진하였다. 롭슨은 재스퍼와 베일마운트 중간에 위치하고 입구에 Visitor Center가 있다. 여기에서 롭슨의 조망이 가능하다. 솥뚜껑을 엎어놓은 것 같은 육중한 설산은 나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안무에 가려 정상은 내어주질 않는다. 산 바로 밑에서 정상을 조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제스퍼는 Alberta주에 속한다. British Columbia주에서 제스퍼로 이동할 때 1 시간의 시차가 있다. 액티비티 예약 시간을 넘길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일주 이상 머무를시 정기권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31일. 아침 일찍 서둘러 Cavell Meadows Trail을 하기위해 길을 재촉했다. Angel빙하와 Cavell 연못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경치는 빼어나 꼭 들러야만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Cavell Road입구에 다다르니 "closed"라는 입간판이 보였다. 10월부터 6월 중순까지 폐쇄란다. 발길을 돌리는 수밖에.
Berg Lake Trail을 마치고 나니 호수주변에 Wedding Photo 촬영이 한창이다. 곱게 차려입은 신부와 신랑이 행복해 보인다. 평화롭고 아름답다.
6월 1일. 아침부터 또 비가 온다. 오후 예약해 둔 Maligne Lake Cruse위해 Maligne Lake주차장에 파킹하고 건너편 Bold Hill Trail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길은 급경사로 이어진다. 조금 후부턴 눈길이 계속된다. 비를 맞으며 산길을 오르니 발밑으로 멀린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이 멀린 호수는 해발 1,670m, 길이 22.5km, 수심 97m, 면적19.7km²의 세계에서 2번째 큰 빙하호수이다. 로키의 호수가운데 가장 크다. 크루즈는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하며 중간에 Spirit Island를 만나게 된다. 이 아름다운 섬은 사진작품으로 세계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트레일을 마치고 내려오니 오늘 멀린호수 크루즈는 호수의 얼음이 녹지 않아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로키지역을 여행할 때 시기를 잘 선택하여야 한다. 호수가 녹지 않아 낭패를 볼 수 있다. 멀린호수 주변의 도로위에는 곰이 어슬렁거리며 배회한다. 차량은 곰이 지나갈 때까지 멈춰 있어야 한다. 우리차량도 여럿의 곰을 만났는데 그때마다 멈추니 정체가 심하다.
다음은 Athabasca Fall에 도착하여 평평한 산책길이 이어졌다. 이 길은 뒷짐지고도 걸을 수 있는 경사 없는 길이라 남녀노소 관광객이 많다. 특히 인도사람들이 많이 눈에 띤다.
재스퍼는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하다고 해 타운으로 나와 아이스크림가게를 찾았다. Gramma's라는 점포인데 한인이 운영하는 가게이다. 150여종의 수제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나는 Blue Berry 아이스크림을 맛 보았는 데 다른 곳의 아이스크림과 비교해 보면 그리 달지 않고 쫄깃한 느낌이 있었다.
2일. Wilcox Pass Trail, 편도 8.4km 높이 410m의 산길이다. 빨간 의자 2개가 놓여진 Wilcox Viewpoint에서의 앞이 탁 뜨인 전망은 장쾌하였다. 오후에 갈 Athabasca빙하가 저 멀리 보인다.
오후엔 설상차를 타고 Columbia Icefield에서 Athabasca빙하를 감상한다. 빙하저편으로 빙하 트레일을 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도 보인다. 이곳은 영화 ‘닥터지바고’의 시베리아 설원풍경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설상차는 버스처럼 승객을 태울 수 있고 눈 위를 구르는 네 개의 바퀴의 높이는 나의 키를 넘었다.
그 후 빙원을 내려와 Sky bridge 유리발판 아래로 빙하를 산책하는 흰곰과 산양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도로 주변에는 곰, 산양, 노루, 토끼, 다람쥐등이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
오늘 Valemount숙소의 4박을 마치고 재스퍼를 떠나 밴프 Canmore의 숙소로 이동한다. 재스퍼에서 밴프로 이어지는 93번 도로 Ice Field Parkway는 특별한 도로이다. 도로 양옆으로 웅장한 설산들이 낮게 가라 앉아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 도로는 Jar-Drop-Ping-Scenery라는 별명이 있다. 너무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해 입을 벌리고 바라보다 턱이 빠진다는 뜻. 하루 종일 설산을 보고 설산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니 머릿속엔 온통 설산뿐이다. Canmore의 밴프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이곳에서 6박을 한다.
3일. Banff는 1885년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이 1885년은 배재학당 설립년도 이기도 하다. 벤프의 Sulphur Mountion(2,881m)은 곤돌라를 타고 정상부근까지 8분만에 오를 수 있다. 데크길로 조금 오르면 바로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탁 트인 조망이 일품이다. 벤프시가지, 록키의 설산, Lake Bow, Lake Minewanka등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오후에는 벤프시내 버스투어(OTT: Open Top Touring)가 있었다.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으며 산양이 휴식하고 있는 Mt. Norquay 전망대에서 잠시 하차하였다.
캐나다로키의 관광상품은 Pursuit Collection(banffjaspercollection.com),
대중교통은 Roamtransit(roamtransit.com)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4일. Lake Moraine 이곳은 승용차 출입이 불가하다. 루이스 레이크 스키장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만 운행한다. 셔틀버스는 예약필수다. 어렵게 셔틀버스를 탈 수 있었다. 모레인호수는 10 Peaks 봉우리가 둘러싸고 있었다. 크기면에서 비교는 안되지만 우리나라 도봉산의 오봉느낌이 나는 웅장한 설산 고봉 10개가 호수를 위압한다. 호수에서의 트레일은 여러 코스가 있으나 우리일행은 Lake코스(Larch Vally Trail)를 선택했다. 눈을 맞으며 산길을 지그재그로 걷는다. 조망이 트이니 멀리 발아래 모레인호수가 보인다. 계곡 건너편 산에서 눈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5일. 캐나다 로키는 4대 국립공원을 품고 있다. Banff, Jasfer, Yoho 그리고 Kootenay National Park이다. 요호국립공원의 Golden Sky Bridge와 Emerald Lake로 향한다.
어젠 눈 맞으며 산에 있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맑게 갠 따뜻한 날씨, 우리일행은 Golden Sky Bridge에 있다. Upper Bridge와 Down Bridge 2개의 출렁다리가 있고 80m상공의 130m길이라고 한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현수교이기도 하다. 절벽에 매달린 그네, Zip Line등 여러 가지 놀이기구가 있다.
Emerald Lake은 파란하늘, 밝은 햇살, 호수를 둘러싼 설산, 침엽수, 에메랄드빛 물빛, 물위의 카누 그리고 조용한 바람 이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 천당 바로 아래 999당(혹자는 이렇게 말함)을 이루고 있다. 호수의 물결을 내가 만지고 호수와 함께 호흡한다. 나는 이 호수가 가장 아름다웠다. 영국의 산악인 Edward Whymper는 캐나다 로키를 두고 ‘스위스를 100개 합쳐 놓은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어떤 친구는 로키가 너무 좋아 아내와 함께 다시 오겠다고 한다. 나도 기회가 되면 아내와 함께 다시 한 번 로키를 찾고 싶다.
6일. Louise Lake는 캐나다 로키의 하이라이트이다. 이 호수를 보지 못하고 돌아가면 언젠가 이 호수를 다시 찾아야 한다. 접근도 만만치 않다. 루이스호수의 주차장은 차량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차장소의 제한으로 주차가 거의 불가능하다. 새벽 4시부터 서두르라는 충고다. 다른 방법은 모레인호수와 마찬가지로 루이스 스키장 주차장에서 셔틀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후자를 택하여 계속 인터넷접속을 하였으나 겨우 오후 3시 셔틀을 예약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엄청난 행운이다. 루이스는 유네스코 세계 10대 절경으로 꼽히며, 영국 빅토리아 국왕의 딸이 이곳에 왔다가 돌아가지 않겠다하여 공주의 이름을 따 Louise Lake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정면에서 바라본 루이스는 모든 호수 중에 압권이라 불릴 만하다. V자 모양의 양쪽 빅토리아 산사이로 가운데가 빙하로 형성되어 있다.
오전에 Peyto Lake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수의 물빛은 가슴속에 각인되었다. 더 없이 훌륭한 풍광이다. Bow Lake은 Minewanka Lake와 더불어 마리린 먼로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장소이다. Bow Lake 를 돌아보고 루이스로 직진했다.
루이스에 도착하니 좀 늦은 시간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여러 개의 트레일코스 중 우린 Lake Agnes길을 택했다. 이 길로 Big Beehive, Little Beehive 모두 오를 수 있다. Lake Agnes에 도착하니 스낵과 차를 팔고 있는 휴게소가 있다.
Canada Rocky에서 5대 호수를 뽑으라면 Louice, Peyto, Maligne, Moraine 그리고 Emerald Lake을 꼽는다.
7일. 내일이면 Banff를 떠나야한다. 마지막코스 Lake Minnewanka에서 Cruse가 있다. 록키에서 Maligne Lake다음으로 2번째 큰 호수라고 한다. 약 1시간 정도 이어지는 뱃길, 가이드의 설명이 있었고 실제 호수주변에 살았던 곰 발바닥모형을 보여준다. 내 두 손을 합한 것 보다 큰 발바닥이었다.
마지막 저녁을 함께한다. 어떤 친구는 말한다. 70줄에 들어선 남정네 9명이 14박 15일 동안 함께하면서 별다른 사고 없이 이렇다 할 다툼 없이 이렇게 잘 지낼 수 있었던 것도 참 대단한 일이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즐거운 여행으로 행복했다고! 이번 여행을 위하여 1년 전부터 5번의 Workshop과 많은 준비과정을 거친 임원진 여러분께 감사하며 그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영환, 주용, 창현, 석훈, 명수, 규상, 용섭, 병찬 수고하셨습니다.
친구여 영원 하라!
배재여 영원 하라!
로키여 영원 하라!
우리는 함께 축배를 들었다.
8일. 오전 10시 Calgary International Airport 2층 Food Court, 아침부터 서두른 탓에 여유 있게 Check In하고 Boarding을 기다리고 있다. 일행은 밴쿠버에서 KAL편으로 인천으로 가고 나는 여기서 UA편으로 시카고로 직행한다. 약 보름동안 함께 한 시간을 뒤로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항공편이 달라 나는 여기서 인사를 했다.
사실 이번 여행을 함께 한 것은 나에겐 큰 행운이었다. 두려움과 설렘으로 망설였던 여행. 50년 만에 만난 친구들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내가 그들 속에서 보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캐나다로키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아줄까, 여행이 끝나가는 시간 그리고 모두 웃으면서 나를 안아주는 친구들이 고마웠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하니 아내가 반갑게 맞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