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오늘 학교 선생님들과 무안의 국제공항 항공기 추락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분향소에 다녀왔다. 국정농단기였던 세월호 10년 만에 다시 국정농단에 친위쿠데타 내란기에 벌어진 항공기 추락과 폭발이라니.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그 사회의 쌓이고 쌓인 병환이 터져서 사회의 병적 상태를 드러내는 징후다. 항공기도 항공기지만 콘크리트벽을 세우지 말아야 할 곳에 콘트리트벽을 세운 무개념과 안일주의 등 여러 가지가 얽혀 벌어진 사건이다. 독재적 권위주의 사회에서 시스템은 쉽게 붕괴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무안 항공기 추락과 폭발 사건도 그 예로 보여진다.
당장 전남의 각 지역은 다리 건너 초상집이다. 교육과 관계된 교육청이나 행정실 직원들의 희생 이야기를 듣곤 한다. 분향소에서 영어로 이름이 써진 두 분의 태국인들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분향소에서 국화꽃을 올려놓고 다시 다짐한다. 이태원과 무안 항공기 추락의 희생자들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게, 우리 사회의 폐부를 도려내고 새살이 돋도록 노력하겠다고. 그것이 살아남은 자의 의무라고.
무안(務安)이라는 곳은 안전에 힘쓴다는 뜻을 가진 지명이다. 이름과 실제가 다를 때 우리는 아이러니를 느낀다. 온갖 거짓말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말과 실제의 일치를 찾는 정명(正名)이야 말로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