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맛!]대나무통밥으로 건강 에너지 죽죽(竹竹)
폭염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시원한 기운을 불어넣어 줄 음식 어디 없을까?
대나무 향 가득한 대나무통밥으로 건강 에너지를 죽죽(竹竹) 끌어올려 보자.
글 김미영 사진·동영상 김정민
마을회관 온기에 지역색 가미한 음식점
소박한 외관의 거제 ‘대나무 마을회관’을 찾았다. 세로형 나무현판의 정직한 글씨체마저 정겨운 마을회관 분위기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면 반전 매력이 숨어 있다. 83㎡(25평)의 내부는 대나무 장식과 그 향이 더해져 대나무숲의 서늘함이 느껴진다. “이전에 마을회관이 있던 자리입니다. 건물을 활용할 묘안을 찾다가 맹종죽 산지인 거제를 담아보려 했습니다.” 배재만(51) 대표는 4년 전 거제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점 ‘대나무 마을회관’을 열었다. 마을의 온기를 간직한 채 지역 특색을 가미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웃 간 희로애락을 간직한 마을회관과 누군가의 속풀이 공간이 되어준 대나무 숲의 평행이론. 끝없는 이야기가 샘솟는 ‘대나무 마을회관’에서 먹고, 웃고, 떠들며 더위를 날려버리자.
맹종죽에 단단히 ‘채운’ 건강식
‘대나무마을회관 정식’을 주문하자 층층이 쌓아 올려진 대나무 찜기가 가열대에 놓였다. 밑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로 쪄내 영양소는 가두고 풍미를 높이는 과정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대나무가 음식 속의 독소를 중화시키고 항염 작용의 효능이 있다고 했다.
찜기 사이로 새어 나오는 김과 대나무 향에 정신이 혼미해질 즈음 개봉! 동글동글 대나무 용기를 활용한 담음새가 정갈하다. 죽순, 전복찜, 계란찜, 김치 볶음, 배추 깻잎쌈, 강된장에 따로 쪄낸 대나무통밥으로 화룡점정. 높낮이와 두께가 다른 대나무 용기마다 정성을 채워 넣었다. 찜기 아래 불고기전골도 한상차림의 구성이다.
유자를 활용한 샐러드와 무절임이 곁들여 나온다. 거제 바다의 싱싱한 해산물과 해풍 받은 유자를 활용한 음식을 굵고 단단한 맹종죽에 채운 건강식이다.
대나무 숲 사이 오감 만족
작은 대나무밭을 선물 받은 듯 오감이 즐겁다. 대나무밭 사이를 휘젓다 대나무통밥에 젓가락이 닿았다. 은은하게 대나무 향이 배어 쫀득하고 식어도 그 맛을 유지한다. 찹쌀과 흑미로 초벌 밥을 지어 대나무 용기에 담은 뒤, 수삼과 대추를 올려 압력솥에 중탕해서 완성한 밥이다. 레몬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계란찜은 우유와 치즈를 넣고 쪄내 쫀쫀하고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한다. 바다향 가득한 전복찜, 아삭아삭한 죽순의 식감은 달큰한 맛과 조화롭다.
배추 깻잎쌈에 밥, 불고기, 전복, 강된장 순으로 올려 먹으면 바다와 육지 맛의 조화가 절묘하다. “된장과 각종 채소, 두태기름(소의 콩팥기름)을 더해 감칠맛과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배 대표가 강된장의 비밀을 살짝 알려준다. 손님들의 평가는 어떨까. “밥과 찬을 모두 대나무에 담은 한상차림이 특색있어요.” 김신정(45·거제 고현) 씨는 담음새에 점수를 줬다. 정병근(24·경기 수원) 씨는 “마을회관과 대나무를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속이 편해요”라며 건강한 먹거리에 만족스러워한다.
건강 먹거리 찾는 발길 우후죽순 늘어나길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대나무 마을회관’의 노력은 진행형이다. 숙주나물, 한우 팽이버섯 말이, 전복, 표고버섯, 단호박 등이 찜기에 한가득한 메뉴도 먹음직스럽다. 배추와 깻잎, 고기가 겹겹이 들어간 전골 요리가 찜 요리로 변신한 듯하다.
총 4명이 꾸려가고 있는 ‘대나무 마을회관’은 건강한 재료와 정직한 맛으로 승부해 거제시의 칭찬업소로도 선정됐다. 거제와 담양의 대나무 용기,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고집한다. 최일선에서 손님을 만나는 직원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경영 원칙을 고수하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줄을 설 정도로 손님이 몰렸지만, 거리두기·집합 금지 조치 등으로 발길이 끊기면서 가게를 접을까도 고민했습니다.” 이제 절반 정도 회복 중이라며 한시름 놓는 배 대표다. ‘대나무 마을회관’을 찾는 발길이 우후준순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대나무 마을회관
위치 거제시 수양로 38
메뉴 대나무 마을회관 정식 1만 5000원 세이로 한우 2만 원
영업 11:30~21:00 정기휴무: 매주 화요일
문의 055)635-9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