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욕타임스의 '2020년 10대 영화'에 뽑혀 다시 주목을 받는 러시아 영화 '딜다' (Дылда)가 15일 개막하는 '한-러 온라인 영화제'를 통해 안방에서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딜다'는 올해 초 '빈폴'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봉됐다.
문화체육부가 주최하는 '한-러 온라인 영화제'는 한러수교 30주년 비대면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신종 코로나(COVID 19)로 영화관을 찾기 껄끄러운 요즘, 새로운 영화에 목말라 있던 영화 팬들에게는 이색적인 영화를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한국영상자료원 주관으로 오는 22일까지 1주일간 온라인 관람이 가능하다.
상영 영화는 한-러 양국에서 각각 4편, 5편이다. 러시아 영화는 '딜다' 외에
△구 소련의 고려인 록스타 빅토르 초이(최)의 일대기를 다룬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레토’,
△2020년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발레리 토도로프스키 (Валерий Тодоровский) 감독의 ‘최면' (Гипноз),
△외로움에 지친 중년 여성의 다소 엉뚱한 사랑 이야기를 동물원에서 찾아낸 이반 트베르도프스키(Иван Твердовский) 감독의 ‘동물학' (Зоология),
△일에 미쳐 남편을 놓친 전문직 여성의 이혼 문제를 여성의 시각으로 다룬 안나 파르마스 (Анна Пармас) 감독의 ‘이혼합시다' (Давай разведемся!)다.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국내에서 개봉된 바 있는 '딜다'(빈폴)와 '레또'다.
영화 '레또'(위)와 '딜다'의 포스터
영화 '딜다'는 2차 세계대전 후 최전선에서 레닌그라드로 돌아온 두 젊은 여성이 어렵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지난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 출신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에는 여자의 얼굴이 없다'가 원작. 전쟁으로 황폐해진 레닌그라드를 배경으로 전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평범한 여성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가슴시리게 한다는 평이다.
2018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레또'는 구 소련 시절 젊은이들의 자유와 열정을 폭발시켰던 고려인 출신 록 뮤지션 '빅토르 최'의 일대기를 다뤘다. 우리가 잘 아는 빅토르 최는 그룹 '키노'의 리더로, 자신만의 음악을 통해 구 소련체제의 억압 속에서도 꿈과 자유, 희망, 낭만을 노래하고, 요절해 전설이 된 록스타다.
영화 '최면'의 장면들과 포스터(아래)/홍보 영상 캡처
영화 ‘최면'은 몽유병을 극복하기 위해 심리 치료사의 최면 치료에 응한 10대 소년이 겪어야 할 정신적 혼돈상태를 그렸다. 소년은 심리 치료사의 환자 중 한명이 실종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서지만, 꿈과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최면'을 소재로 한 기존의 다른 영화와는 차별화했다는 평이다.
영화 '이혼합시다'의 장면들과 포스터(아래)/동영상 캡처
영화 ‘이혼합시다'는 일에 바빠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성공한 여의사의 '이혼 스토리'다. 자신의 성공에 취해 남편이 '바람 피는 것'을 뒤늦게 알아챈 뒤 상대 여성에게 복수를 꿈꾸지만, 그 과정에서 접한 새로운 세상은 오히려 그녀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환희를 안겨준다.
영화 '동물학'의 장면들과 포스터(아래)/동영상 캡처
영화 '동물학'은 해변가 작은 마을의 동물원에서 일하는 중년 여성의 권태로운 삶을 수치스런 일을 계기로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일터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그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엉덩이에 꼬리가 자라났으니.. 하지만, 병원에서 그 꼬리의 X레이를 찍다 눈이 맞은 기사와 새 삶을 찾아가는데.
한국영화 상영작은 ▲최창환 감독의 ‘내가 사는 세상’, ▲정희재 감독의 ‘히치하이크’, ▲고봉수 감독의 ‘다영씨’, ▲김인선 감독의 ‘어른도감’ 등 4편이다.
오는 15~22일 한국영상자료원 KMDb VOD 플랫폼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회원가입(무료)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