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요즘 즐겨듣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강신주 철학박사가
무라카미 하루키소설은
쓰레기라고 해서 왜 그렇게 쓰레기가 인기가 많은지 궁금해
상실의 시대를 도서관에서 빌려 봤다.
책 내용을 보니 사춘기 때 돌려보던 성인 일본소설 풋내기, 여인의 추억 등으로 유명한 도미시마다께오 소설이 떠올랐다.
중간 중간 나오는 짙은 성행위 장면들은 마치 성인영화를 연상케 까지 했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주인공 와따나베의 학창시설부터 시작된다.
와따나베는 가즈키와 그의 여자친구 나오꼬와 단짝친구인데 가즈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나오꼬는 정신질환까지 생기고
와따나베는 나오꼬를 짝 사랑한다.
와따나베는 대학교 시절 바람둥이 선배 나나사와와 클럽에서 여자들을 꼬여 성욕을 채우는 생활을 반복하다. 아버지 죽음으로 상처받는 미도리를 만나 나오꼬와 미도리 사이에서 갈등한다.
나오꼬 정신질환이 심해져 나오꼬가 자살하고 이소식을 전하러 온 나오꼬와 절친인 요양원 누님과 와따나베는 성스러운 관계로 나오꼬를 추모하고 미도리에게 돌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와따나베의 주변사람들은 모두 불안전하다. 나오꼬는 애인자살, 미도리는 아버지의 죽음, 선배 나나사와와는 애인의 자살 등 주변인물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상실의 고통을 안고 살며,
뜨거운 생명 잉태의 행동으로 상실을 잊고자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강신주 철학박사의 쓰레기란 이야기를 생각했다.
성행위의 묘사가 구체적이라 쓰레기라고 했을까? 아니면 상처받은 영혼들이 쾌락과 사랑을 찾는 모습들을 쓰레기라고 했을까 ?
가만히 생각해 보면 육체의 욕망을 벗어나지 못한 젊은이들의 모습이 쓰레기라고 했다는 생각이 듣다.
이 책이 쓰레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지금은 욕망이 많이 사라졌지만 젊었을 때 주인공처럼 여인에게서 안식을 찾기 위해 방황을 많이 했었다.
매력이 없어 와따나베처럼 인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결혼하기 전에 많은 여자들을 쫓아 다녔다.
이런 인간의 모습들이 쓰레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성숙되어 가는 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도 동물이라 종족번식의 욕구를 갈망하는 강력한 쾌락에 지배 받을 수 밖에 없다.
성적 욕망과 사랑사이에는 아직도 의문점이 남지만
남녀간에 사랑에 욕망이 없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하루키 소설이 쓰레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내와의 지금 관계는 솔직히 두근거림은 없다. 하지만 내 소중한 시간을 함께 나누고 또한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나를 위해 희생한 시간들이 너무 고마워 이쁜여자가 유혹한다고 해도 아내와 비교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의무감이 사랑이 아니라 말 할 수 있을까?
오로지 설렘만이 사랑일까?
사랑은 설렘이 아닐 지도 모른다. 종족번식의 두근거리는 욕망이 사랑이 아닐 지도 모른다.
사랑은 현재로는 말할 수 없기에 더 살아봐야 겠다.
끝으로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는 청소년 시절 나에게 쾌락의 환상을 심어준 풋내기 소설의 문학버전 성장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댓글 언젠가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 소설이 출판된 그 당시 신촌거리를 나갔을때 소설이 현실처럼 욕망들이 펼쳐져 있는 모습들에 이런건가했어요 소설에서 인물들이 내면을 들어갈 듯 말듯한 경계선에서 건들거리는 듯함이 불편했던 기억도 나고요 사랑에 대한 환상은 없으나 진정성은 있어야 하지 않은가 했던 터라 좀 불쾌했었습니다 하긴 그땐 다들 불확실한 미래에 또는 상실감에 ...성적인 때론 사랑에 대한 환타지에 젊음을 보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되기도 하네요....... 근데 여전히 고집스럽게 말하고 싶은건 하루키는 여자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겁니다
하루키는 여자를 몰랐군요 !
한흥수님 오랫만에 뵙네요~^^
지난달 우리 모둠에서도 하루키의 소설 "여자없는 남자들"을 토론했는데요. ㅋ
그 뭐랄까? 중고딩때 읽었던 하이틴소설 느낌이 팍팍 나더라구요.
그래서 하루키를 추천해준 지인에게 여쭤보니, 그 작가 글들이 원래 그렇다고. .... ㅎ 그 안에서 보석들을 찾아 보라고... ㅎ 이거 참, 암튼 책 잡고 몇 시간이면, 술술 단숨에 읽혀지는 책 이었다고 기억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