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 사이>
-오리나무 옆구리-
- 시 : 돌샘/이길옥 -
오리나무 밑동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봄과 겨울이 심한 다툼 탓이다.
밀고 당기는 틈에 끼어
어느 편에도 들 수 없어
눈치를 들고 발만 동동 굴린다.
사이라는 경계가 애매모호해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햇살이
슬그머니 오리나무 거친 들을 기어오르다
찬바람의 치도곤으로 주춤거리고
앙상한 가지를 가지고 놀던 찬 공기의 기세가
제비가 물고 온 훈훈한 입김에 기가 꺾인다.
기 싸움에서 밀린 추위가 독이 올라
앰한 가지에 해코지를 하다 꽁무니를 뺀
오리나무 옆구리에 연한 싹 하나
시린 손을 내밀어 봄을 더듬는다.
<음악 : 봄을 기다리며...Ocarina / Amalia>
첫댓글 시인님 잘 보고 갑니다
내 시린 가슴에도 새싹이 돋았으면 그런 바램입니다
김용주 시인님, 댓글로 함께 해주시어 감사합니다.
봄이 오리나무 겨드랑이를 간질이나 봅니다.
긴지러움을 더는 참지 못하고 숨겼던 새싹을 살짝 밀어내어 봄맞이 시키고 있습니다.
연두로 물이 든 어린 싹이 수즙음으로 보송입니다.
봄 햇살이 조심스럽게 만져주는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