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같은 정겨움과 맛이 그득한 구와우순두부
(2012. 8. 26)
정선과 태백을 그리도 많이 다녔으면서도 구와우순두부 집을 몰랐었다.
구와우마을 해바라기밭에 가면서 구와우순두부집 앞을 지나친 적이 있었는데
참 예쁘고 정감이 간다고 느꼈었지만 정작 맛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구와우"는
아홉마리의 황소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모양에서 붙인 이름이란다.
구와우순두부집 들어가는 길도 정겹다.
시골의 정취를 잃지 않으면서 부담스럽지 않고 질박하다.
길이 특별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이 길을 만들고 다듬는 분의 안목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입구에는 꿈과 희망 그리고 설렘을 노래하고 있다.
순두부 한 그릇을 먹으며 사라져 가는 꿈을 찾아본다.
구와우순두부집은 그날 만든 두부를 모두 팔면 식당문을 닫는단다.
배식(?)은 10시 30분부터 가능한데 우린 10시 전에 도착해서 한참을 기다렸다.
구와우순두부의 첫 인상에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역시나 수익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베푸는 착한가게였다.
이 날따라 준비가 더디어서 11시가 다 돼서야 밥을 먹을 수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식당을 둘러 봤는데 곳곳에 인형, 화초 등을 소박하게 꾸며 놓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우린 마당에서 먹었는데 주문하고 바로 음식이 나왔더라면
가정집을 개조하고 가꾼 이 질박한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할 뻔 했다.
식당 구석구석에는 다녀간 이들이 남긴 포스트잇과
각종 메모지의 흔적들로부터 예사 식당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나는 TV 프로그램에 나온 인증샷을 걸어놓은 식당을 인정하지 않는 편이지만 구와우식당은 인정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방송국 측에서 충분히 섭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고,
또한 순두부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그 막대한 홍보비를 들여 출연을 감행했겠는가?
한 켠에 콩비지를 쌓아두고 원하는 이들은 가져 가도록 하고 있었다.
이건 유명한 순두부집들은 대부분 서비스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고 있으니 드디어 순두부와 밥이 나왔다.
기본상차림이고 식당 옆 텃밭에서 재배한 고추가 무지무지 매운데 싱싱해서
집에 가져 오려고 다섯 개만 더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한봉지를 싸주시기까지......
워낙 두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순두부의 고소함에 반했다.
콩비지찌게
재래된장
감자전도 주문해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보니 사진 찍는걸 깜박하고 마지막 한 점 남은 걸로 대신했다.
감자전도 직접 갈아서 만드는데 감자가 많이 들어가서 씹을 때 서걱서걱하며 감자 특유의 향과 맛이 났다.
막걸리를 먹어 보려고 주문했는데 아직 술이 익지 않아 내 놓을 수 없다고 하셔서
막걸리는 다음 기회로 넘기며 아쉬움을 남겨두고 왔다.
주 소 : 강원도 태백시 황연동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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