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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감옥까지 호텔로 만드는 나라 입력 2018.11.12 03:06 [일본] 감옥까지 호텔로 만드는 나라 지난 9일 도쿄 주오구 긴자(銀座)에선 '더 스퀘어 호텔 긴자'가 문을 열었다. 일본과 한국 명동 등에 50개 호텔과 리조트 체인을 운영하는 솔레라호텔즈앤드리조트 그룹이 새로 만든 호텔 브랜드다. '긴자를 잇는 컨시어지(안내인)'를 콘셉트로 내세워, 출입문 정면에 리셉션 데스크 대신 카페 겸 바를 배치했다. 교토 유명 카페의 원두도 공수했다. 긴자 인근을 오가는 지역민과 투숙객의 교류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 하지만 숙박시설 부족이 큰 문제다. 일본을 찾아 숙박시설을 이용한 외국인은 2011년 1842만명에서 2017년 7969만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시티호텔·비즈니스호텔 객실 가동률은 2017년에 각각 75.3%, 79.5%로 치솟았다. 일본 내 호텔 80%가량이 출장을 위한 작은 크기의 '비즈니스호텔'이기 때문에 가족 단위 여행객들을 위한 호텔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에 고급형 호텔 진출 이후 새 호텔 개발 소식이 줄을 이었다. 일본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는 2020년 말까지 8개 주요 도시(도쿄·오사카·교토·삿포로·센다이·나고야·히로시마·후쿠오카)에 새로 생길 객실 수가 총 8만개라고 보고 있다. 2016년 8개 도시 전체 객실 수 32%에 해당하는 숫자다. 특히 도쿄와 오사카는 각각 2016년 객실 수의 31%, 42%에 해당하는 객실이 추가로 공급될 전망이다. ![]() 가장 눈에 띄는 건 글로벌 호텔업체의 진출이다. 일본은 원래 '외국계 호텔의 무덤'으로 통했던 곳이다. 하지만 일본에 관광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글로벌 호텔업체들이 부유층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급 호텔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실제 포브스 여행가이드 2018년판에 따르면 일본 내 5성급 호텔은 도쿄·교토 단 두 곳의 5개에 불과하다. 마카오 12곳, 파리 10곳, 런던 9곳 등 유명 도시 하나만도 못한 숫자다. 미국 매리엇인터내셔널이 대표적이다. 매리엇인터내셔널은 자사 고급 라인 '매리엇 에디션'을 도쿄 긴자와 토라노몬, 홋카이도의 유명 리조트 관광지 니세코에 세울 예정이다. 도쿄역 인근에서 재개발 중인 야에스에는 명품 브랜드 불가리와 협업하는 '불가리 호텔 도쿄'를 연다. ![]() 인터콘티넨털호텔그룹은 2020년 초 럭셔리 부티크 호텔 '킹턴 도쿄 신주쿠'를 열기로 했다. 이 그룹이 지금 일본 전역에서 진행 중인 호텔 개발 사업은 33건에 달한다. 하얏트호텔앤드리조트도 '하얏트 센트럴 긴자 도쿄'를 비롯해 2020년까지 호텔 10개를 새로 내겠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고급 여관·리조트 개발업체인 호시노리조트는 처음으로 오사카시에 진출한다. 2022년 자사 호텔 브랜드 OMO를 오사카 신이마미야 재개발지구에 짓기로 한 것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공장 부지 때문에 '치안이 나쁜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지역이라 지역사회의 기대가 크다. ◇"호텔업계의 제4차 전쟁" 호텔 객실이 단기간에 급격히 증가하면서 업계의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글로벌 유명 호텔 체인까지 일본에 대거 진출하면서 다른 호텔과 구분되는 콘셉트가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객실 물량이나 입지 대신 콘셉트로 승부하는 요즘 세태를 '호텔업계의 4차 전쟁'이라고 했다. ![]() 여행회사 HIS홀딩스는 올 초 자사가 운영하는 나가사키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에서 '이동식 수상 구체 호텔'을 발표했다. 동그란 모양의 배를 호텔로 만든 것으로 보트와 연결해 이동도 가능하다고 한다. 투숙객이 '이동식 수상 구체 호텔'에서 자는 동안, 밤새 인근 무인도에 위치한 HIS의 공룡 테마파크로 데려다 준다는 콘셉트다. HIS홀딩스는 '이상한 호텔'이라는 로봇 직원을 내세운 호텔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상태다. 자동화 기기 대신 공룡이나 사람 모양을 한 로봇을 리셉션 데스크에 배치한 '무인 호텔' 콘셉트가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2015년 말 하우스텐보스에 첫 지점을 낸 뒤, 지난해부터 도쿄 중심가에 총 6개 지점을 냈다. 내년엔 간사이 지방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