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독감(毒感)과 식중독(食中毒)
겨울철에 유행하는 독감(毒感)과 노로바이러스(norovirus) 식중독(食中毒)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인들은 대개 식중독은 더운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므로 조심하는데, 추운 겨울에는 식중독에 걸릴 것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식중독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노로바이러스는 특히 추울 때 기승을 부리고, 전염성도 강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영국, 호주, 일본, 미국 등지에서 보고된 ‘변종(變種) 노로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국립보건연구원은 변종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遺傳子) 추가 분석과 백신 개발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노로바이러스 유행이 올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집단 유행을 막기 위해 손씻기 등 개인위생(個人衛生)에 힘쓰도록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 월별 발생이 2월, 3월, 11월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편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독감(毒感)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2009년에 76만명이 감염되며 대유행했던 ‘신종(新種) 인플루엔자’와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KCDC)는 현재 미국, 중국에서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는 H3N2형(型)으로, 국내에서 돌고 있는 바이러스(H1N1)와는 다른 종류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병ㆍ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독감 예방접종(豫防接種)은 미국과 중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抗體)까지 생기도록 하는 혼합(混合) 백신이기 때문에 효과가 있으므로 미국이나 중국으로 여행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가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을 받은 뒤 항체가 생기기까지는 2주(週) 정도 걸린다. 그러나 2〜3일 후에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즉 항체가 완전히 생기지 않더라고 독감 항체가 조금이나마 생겨 있는 상태가 아예 항체가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접종은 6개월〜1년 정도만 효력이 지속되며,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해마다 달라진다. 따라서 최근 1년 이내에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은 다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일반 감기(感氣, cold)와 유행성 독감(毒感, flu) 증상의 다른 점은 일반 감기는 콧물, 코막힘, 인후통, 재채기, 잦는 기침, 가래가 나온다. 그러나 몸에 열이 나는 발열(發熱)이나 으슬으슬 떨리는 한기(寒氣), 두통(頭痛), 근육통(筋肉痛) 등은 거의 없거나 경미하다. 일반 감기는 2〜3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독감은 38도 이상 고열이 발생하고 관절통, 근육통 등 온몸이 쑤시는 증세를 동반한다. 으슬으슬 떨리는 증상, 피로가 심하며 보통 증상이 3〜6시간 내 급속히 진행된다. 인후통(咽喉痛)은 드물고, 마른기침에 가래가 없다. 노약자(老弱者) 등은 독감이 폐렴(肺炎)으로 이어져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독감 증세를 보이면 곧 병원을 찾아야 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는 미국 122개 도시의 전체 사망자 가운데 독감 또는 폐렴(肺炎) 증세로 숨진 사람의 비율이 7.3%를 기록함에 따라 독감이 유행(流行)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2013년 1월 11일)했다. 독감은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캘리포니아, 미시시피, 하와이 등 3개 주를 제외한 47개 주로 확산됐다.
금년에 유행하는 독감은 최근 3년간의 독감 감염률인 평균 2.2%보다 2-3배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독감은 ‘A’형 독감이 80%, ‘B’형 독감은 2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형 독감은 전염성(傳染性)이 강하며 기침과 고열을 동반한 증세가 최소 3주가량 지속한다.
뉴욕주(州)에서 발생한 독감 환자 수는 1만9128명(2013년 1월 11일 현재)에 달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배 급증했다. 이에 뉴욕주 지사(知事)는 생후 6개월이 지난 영아부터 18세 청소년에겐 의사가 아닌 약사(藥師)들이 예방접종 주사를 줄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포한한 공준보건(公衆保健)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질병통제센터는 이번 독감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 수가 20명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1월 11일)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 보고된 사망자 수는 성인을 포합해 이미 100명을 넘은 상태다.
미국에서 금년에 독감이 크게 번지는 이유는 유행 시기가 크리스마스 연휴(連休) 시즌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 크리스마스부터 시작하는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파티’ 시즌에 독감이 돌면서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감기와 독감 등 호흡기질환의 감염(感染)은 말할 때나 기침할 때 세균이 나와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호흡기로 들어가 전염(傳染)이 된다. 손이 주요 매개가 되는 이유는 기침할 때 무심코 손바닥이다 손등으로 입을 막으면서 침방울을 손에 묻힌 채 다른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버스나 지하철 손잡이를 잡는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의 손으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건너가고, 무심코 그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면서 전염된다. 손에 묻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대개 세 시간 정도 살아 있으며, 최대 24시간 공기 중에서 생존하는 것도 있다. 따라서 독감 바이러스가 묻은 손이 수십 명을 감염자(感染者)로 만들 수 있다.
우리는 기침할 때 손으로 입을 막는 습관이 있다. 기침을 손으로 막았을 경우에는 바로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어야 안전하다. 티슈(휴지)가 있으면 티슈로 입을 막고 기침한 후 즉시 티슈를 휴지통에 버려야 한다. 또한 알코올 세정제(洗淨劑)로 자주 손을 소독하는 것이 좋다.
제일 간편한 방법은 기침을 할 때 팔꿈치를 들고 고개를 돌려서 팔꿈치 안쪽에 대고 하는 것이다. 팔꿈치 안쪽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 접촉이 거의 없는 신체 부위이며 또한 언제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Cough(기침)=Elbow(팔꿈치)’ 캠페인을 벌인다. 미국에서는 유치원생부터 이런 에티켓을 교육하고 연습시킨다. 또한 독감(毒感)이 유행할 때는 어린이들에게 팔꿈치에 손수건을 감고 다니게 한다. 우리나라도 기침을 할 때는 팔꿈치 안쪽으로 막는 ‘기침 에티켓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침이 자주 나오는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食藥廳)은 노로바이러스 식중독(食中毒)은 겨울철에 발생율이 높으므로 식중독 예방 요령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호주에서 최초로 보고돼 전 세계에 퍼진 변종(變種) 노로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도 검출되었으며, 일본에서는 이번 겨울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으로 벌써 6명이 사망했다.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급성 위장염(胃腸炎)을 일으키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노로바이러스에 오염(汚染)된 음식물이나 물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다. 유아(幼兒)에서 노인(老人)까지 폭 넓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나 특히 어린이, 노약자(老弱者)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험하다. 대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계절에 관계없이 연중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증상은 노로바이러스 감염 후 24〜48시간 내에 설사, 구토, 발열(發熱), 복통(腹痛)을 일으킨다. 노약자들은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설사와 구토 등으로 탈수(脫水)로 인하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식중독 증상은 통상 3일내에 회복되지만 회복 후 최소 3일까지는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노로마이러스는 전염력이 강하여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진다. 이에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하여야 하며, 바이러스에 오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하여 뜨거운 물로 세탁하여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하수(地下水)를 식용수로 사용하는 식품제조업소의 경우 지하수 소독을 철저히 하고, 채소류는 2분 이상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앞면과 뒷면을 번갈아가며 세척하여야 한다. 항상 식품의 유통기간을 확인하도록 한다.
조개류는 깨끗한 물로 씻어도 바이러스(virus)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익혀 먹어야한다. 겨울철엔 가급적 생굴((oyster)은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중심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 가열(加熱) 조리하여 먹도록 한다. 식약청이 국내 유통 중인 굴 276건에 대한 검사(2012년)에서 상반기에 출하된 183건 중 22건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하반기에 출하된 국 93건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손씻기 등 개인위생(個人衛生)을 철저히 생활화하여야 한다. 설사 증상이 있는 조리종사자는 음식을 조리하지 않아야 하며, 가정에서도 설사 등 증상이 있을 경우 음식을 조리하거나 영유아, 환자 등 간호(看護)를 하지 않도록 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노로바이러스 예방(豫防)백신은 없으며, 최근(2012년) Lygocyte사에서 노로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임상(臨床)연구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013년부터 노로바이러스 백신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청송건강칼럼(248). 2013.1.16. www.nandal.net www.ptc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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