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꽃 길
(1) 들국화 / 한혜자
허리굽고 등굽은 저 할매
꼬부랑 지팡이로 의지 한 몸이
후유소리 애잦아 헌장구치네
고개넘어 아들 손자 가슴에 새겨
쇠잔한 몸 가누며 비는 마음에
안개꽃 이고서서 두 손 모았네
아~ 언덕위에 자리잡은 할매꽃 길이여!
( 2)
뜬구름
날개도 없이 허공에만 떠서
세상에 모든 일 다 알며 모르는 척
속 깊은구름이다오
해님이 비키라면 살며시 사라졌다가
땅 위에 모든 사물 목마르다 애원할 때
서운한 것 다 지우고 물만들어 먹여주네
언재나 바람 뒤에 숨어있다
마른세상 포근함으로 감싸주는
도구 하나 없이도 넓게만 살아가는
아~아~
구름 뜬 구름이라오
(3)
해바라기
해뜰 때 맞아 지평선에 닿도록
오직 그님만을 믿고 의지하네
용광로 지어 붓듯 달군 볕을 안고
그게 자기의 가야 할 길이기에
씨앗의 무게도 버겁다 않고
의연하게 웃음으로 승화시킨
둥근 그 얼굴
누구든지 그만 보면 덩달아 환해지네
손도 없이 다리 하나로
씨앗 하나 안날리고 간직 했으니
머지않아 가을 되면 행복 하겠구나
( 4 )살구와 목련
천상의 은혜로
살구 공주와 목련 왕자로 내려왔네
아침 새처럼 선남 선녀는
새 봄을 알리며 모두에게 사랑을 받네
어려선 울타리가 높았지만
세월의 보살핌으로 훌쩍 커 서로보며
목련 왕자는 벙글
살구공주는 방긋
세상 바람 스쳐 흐려지면
하늘이 내린 이슬로 씻어 내려
발돋움하고 고운 정 나눌 떄
강남 갔다 돌아 온 제비 한 쌍
빨랫줄 위에 앉아 지지배배 지지배배
전북 읍태생 한혜자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 수료
신아 문예창작 수료 2014 년 한국시 등단
2019 년 들국화가 피었네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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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신아문예동인지
할매꽃길 신아문예 17호 동인지 제출합니다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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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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