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설 연재>
투이호아에서 온 편지
황덕중소설가(강원수필회원)
허동준은 어제 나트랑에 도착했지만 오늘도 화홍(Hoa Hng)의 집을 찾아 나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호텔 방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녀(화홍)에게서 받은 편지를 주머니에서 꺼내어 다시 읽는다. 그녀에게서 편지를 받는 순간 무엇인가 가슴을 뭉클하고 지나가는 느낌이 있었지만, 20년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소는 어떻게 알았으며, 그동안 뭘 하며 살았기에 지금까지 자기를 잊지 않고 있다가 편지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준은 그래서 일단 만나 보아야겠다는 심산으로 베트남 행 비행기를 탔다.
동준이 아내도 함께 다녀오자고 했지만, 공교롭게도 달포 전에 친구들과 월남 여행을 한지라, 이번에는 당신 혼자 다녀오라고 물러섰다.
“오랜만에 가서 옛 애인 만나고 와요. 혹시 다 큰 아들이라도 있으면 데리고 와요. 아들도 없는 마당에 다 큰 아들 그냥 얻으면 난 좋지 뭐.”
아내는 느글느글하게 농담까지 던지며 동준의 여행을 챙긴다.
“야, 김인숙! 너 정말 까불래?”
“외국 주둔 군인들 다 그렇고 그런 거 아냐?”
동준은 아내의 말을 말로 이길 수는 없고, 머리를 끌어안고 꿀밤을 한 대 먹였다.
* * *
허동준, 허 병장은 그때 투이호아 검문소에 파견 나가서 근무하고 있었다. 한국 헌병 미군 헌병 월남 경찰관 이렇게 3개국이 합동으로 근무하는 검문소였다. 세 명이 한 조로 오전 오후 교대로 근무하였다. 한국 헌병은 허 병장과 정순만 병장 등이었다. 미군 헌병은 주로 백인 스미스와 흑인 등 두 명이었다.
백인은 프랑스계의 다혈질적인 미남이었고, 키가 엄청 큰 흑인은 틈만 나면 그 큰 눈을 껌뻑이며 벽에다 무엇을 긁적거려 쓰고 있었다. 그리고 월남 경찰 두 명, 주로 이렇게 여섯 명이 교대로 근무하였다. 미군 헌병이나 월남 경찰은 수시로 바뀌기도 했다. 한국 헌병은 파견대장 황 상사가 근무 태세 점검 차 더러 들렀고, 선임하사 변순태 하사가 자주 들렀다.
그는 뭐가 그리 바쁜지 수시로 불쑥 나타났다가는 밖으로 나가서 열나절은 있다가 밤중에 들어오기를 자주 했다. 꼭 생쥐 동방구리 드나들 듯 사방을 핼금핼금 훑어보며 돌아다녔다. 특히 허 병장에게는, 허 병장이 곽 참모의 특별 배려로 파견된 사람이라는 선입견으로, 늘 삐딱한 눈으로 보는 듯해서, 같은 파견대에서 숙식을 함께하는 처지라도 배다른 동생을 보는 느낌이었다<계속>
*소설쓰신 작가- 춘천고,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나오신 황덕중 黃德重작가(모자쓰신 분)와 지소연 강원수필회장님과의 만남
이 소설은 미당 서정주님의 미당문학사에서 공모한 신인작품상에 당선된 중편소설, 월남파병관련 실화소설
오창익의 창작수필 신인상,연금문학 금상, 창작수필 best of best 賞,강원수필문학상('24)
수필집-내가섰던 자리, 38과 6.25, 무한산 무한목 기타, 연락처 010-9079-9414
첫댓글 지소연회장님ㅡ지소현회장님 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