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어우는 바람소리> 는 중년 여성들이 노래방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곡으로 유명하지요. 이 곡은 이정옥 님이 1993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열창하여 대상을 수상한 곡이고, 김연숙 님의 리메이크곡으로 널리 알려졌지요. 이정옥 님은 결혼 후에는 전업 주부로 살림에 전념하다가, 2014년 "이다래"라는 예명으로 다시 가수활동을 재개합니다.
이 곡에는 갈대밭, 통나무집, 달, 사슴, 찻잔, 창가, 소녀, 그리움 등 여성의 감성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지요. 그 중에서도 길떠난 소녀, 길잃은 사슴 등의 표현은 압권입니다. 순수했던 사랑을 묘사하는데 탁월한 시각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히 감수성이 예민한 여인이 통나무집 창가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아름다웠던 옛사랑을 추억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지지요. 가을 저녁 단둘이서 걷던, 그러나 이제는 스산한 갈대밭을 바라보며 헤어진 연인을 그리는 광경이 잘 드러납니다.
이 곡의 가사를 쓴 김지평 님은 “아픔은 우리 주변의 일상이고 소리를 내 우는 것은 폐가 된다”고 믿어 조용한 인고 (忍苦)를 ‘숨어 우는 바람 소리’로 바꾸었다고 토로합니다.
이 곡을 감상하면 떠난 연인을 그리며 긴 밤을 지샜다는 조용필 님의 < 그 겨울의 찻집>(1985)이 연상되지요.
< 그 겨울의 찻집>이 겨울에 많이 애창되는 반면, 이 곡은 가을에 많이 애창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사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 집 창가에
길떠난 소녀같이 하얗게 밤을 새우네
김이 나는 차 한잔을 마주하고 앉으면
그사람 목소린가 숨어우는 바람소리
둘이서 걷던 갈대밭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는다 하고 무슨 이유로 눈물이 날까요
아아아~~ 길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면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우는 바람소리
https://tv.kakao.com/v/439112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