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과제
―빈곤 문제의 해결
나종혁
진로연 소장 겸 연구 교수
“국가의 모든 국민은 빈곤으로부터의 자유가 보장된다.”
“모든 국민은 경제적 평등권이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는 모든 국민을 빈곤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의무가 있다.”
20세기 이전의 세계는 계급과 신분 차별의 세계였다. 이러한 세계에서는 사회적 신분이 다르고 계급에 차별이 있었다. 조선 시대는 양반 계급이 상위 20%를 차지했고, 나머지 중인 계급, 상민 계급, 천민 계급 등이 나머지 80%를 차지했다. 이들의 계급은 조상 대대로 세습되었고, 바뀌지 않는 게 상례였다. 이들 가운데 양반 계급에게는 벼슬과 재산이 보장되었고, 중인 계급에게는 경제적 활동이 보장되었으며, 나머지 계급들은 노예와 같은 종속된 계층이었다.
20세기 이후로 세계는 식민지들이 독립 국가로 독립이 되면서 신분 차별로부터도 해방되었다. 귀족과 노예, 양반과 상민 사이의 신분 차별이 제거되었고, 농지 개혁으로 소작 농민들이 농노의 신분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작농이 되었다. 그러므로 20세기는 계급과 신분 차별이 없는 사회로 급속히 진입해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양 체제로 경제적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다.
이러한 신분 차별이 없는 20세기 사회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지적되는 문제가 빈곤 문제이다. 귀족이나 양반이 무너지고, 노예나 상민들이 해방되면서 경제적 안정과 보장이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귀족이나 양반으로 안주할 수 없었고, 노예나 상민으로 주인의 도움으로 살 수 없게 되었다. 계급과 신분의 독립은 경제적 독립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21세기 새로운 세계에서 인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가 과제이다. 빈곤 문제의 해결이 21세기 인류의 과제이다. 우리 모두가 인류의 빈곤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 인류의 계급 혁명 이후로 세계는 사회주의 복지화 정책과 자유주의 자본화 정책으로 나뉘어 각자 발전을 해왔다. 지금에 와서는 사회주의는 복지 정책의 한계에 도달했고, 자본주의는 자본 정책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들은 상호 결함을 인정하고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양 체제의 결함에 대한 이해와 보완을 통해 얻은 결과는 한편에서는 사회민주주의 또는 사회경제주의이고, 다른 편에서는 민주자본주의 또는 민주복지주의이다. 현재의 체제하에서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공생하기 힘들고, 그러므로 사회민주주의의 대안은 사회경제주의이다. 마찬가지로 민주적 자본주의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면에서, 민주자본주의의 대안은 민주복지주의이다.
여기서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테제를 반복해 보자.
“국가의 모든 국민은 빈곤으로부터의 자유가 보장된다.”
“모든 국민은 경제적 평등권이 있다.”
“세계의 모든 국가는 모든 국민을 빈곤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의무가 있다.”
한 국가의 국민으로 태어난 모든 국민은 경제적 평등의 권리가 있으며, 빈곤으로부터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이것은 헌법적으로 신성하게 수호해야 할 원리 원칙이 되어야 한다.
모든 국민의 경제적 평등권과 빈곤으로부터의 자유의 보장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국가에게 있다. 전 세계의 모든 국가는 국민의 경제적 평등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고, 모든 국민이 빈곤이나 가난에 시달리지 않고 존엄한 삶을 유지할 권리가 있음을 보장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국가는 이러한 국민의 경제적 평등권과 보장권을 위해서 세금을 징수하고, 세금을 균등하게 복지에 투입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가는 공기업과 국영 기업을 경영해서 국가의 수익을 높이고 이를 복지 예산에 투입해야 한다. 그 외에도 민간 기업의 활발한 발전을 위해 경영 환경을 보장해야 하고, 민간 기업의 경영 수익에 대한 적절한 세금을 징수해서 복지 예산에 투입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국가 예산의 10% 내지 15%이면 전 국민을 상대로 복지 예산이 가능하고, 그것은 기존 10% 내외의 복지 예산과 큰 차이가 없는 액수이다. 그러나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복지 예산과 기존의 특수 계층을 위주로 한 복지 예산이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특수 계층 복지 예산을 추가한다면 +5% 내외의 추가 복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이론적 복지와 실제적 복지의 균형이 +5%의 추가 예산 증액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류 사회가 계급 사회에서 계급 없는 사회로 진화하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로 분화하면서 빈곤이라는 인류 공통의 결함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결함은 계급과 신분으로부터의 독립 이후의 경제적 독립이라는 새로운 이행 과제가 인류에게 제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와 정부는 국민의 경제적 평등권과 보장권을 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민은 경제적 평등과 보장의 권리가 있다. 이것은 신성한 국민적 권리이며, 권리로써 인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복지 논리가 사회주의에 가깝고 자본주의를 위해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있고, 자본주의의 끝판왕에 가까운 과도한 팽창은 이러한 복지를 할 능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인류는 사회와 자본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류 공통의 과제인 20세기 이래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고, 적어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은 20세기 초반 계급과 신분의 해방과 평등을 이어가는 것이며, 21세기 초반 인류의 경제적 평등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다시 한번 이 글의 주제를 강조하며 글을 마친다. 모든 국민은 경제적 평등권이 있고, 빈곤으로부터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모든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해 경제적 평등권을 실현하고, 빈곤으로부터 국민의 자유를 보장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끝> <2026년 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