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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아라리...너의 노래 나의 소리
밭고랑 고랑에도 길섶 돌뿌리에도
청옥 산마루에도 숲속 오솔길에도
알알이 아라리는 배어 있고
푸른 하늘 쉬어가는 구름에도
귓볼에 살랑이는 바람에도
아리고 쓰라린 아라리는 울려 퍼집니다.
곰취 푸른 잎에도 곤드레 나물에도
철죽꽃도 이름 모를 노란 꽃 하얀 꽃에서도
아라리는 피어 있었습니다.
평창아라리는 오십년 백년, 아니 수백년을 이어옵니다.
청옥산 골짜기를 흐르는 아름 여울. 이곳 면(面) 이름이 그리하여 미탄(美灘)이라 하던가요.
아름 여울 처럼
아라리는 당신의 노래이며 내 가슴 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심스레 아라리 길을 열려는 움직임이 있나 봅니다.
옛 민초들의 기쁨과 슬픔이 노래로 엮여 승화되어 전해오는
평창 아라리는 밭을 매고 나물을 캐는농요이면서도
부부 자식 이웃의 관계는 물론 남녀간의 사랑을 담은 특유의 가락이기도 합니다.
이 아라리 노래 길을 다듬어 공개하는 것이 주민들의 뜻인 가 봅니다.
아직은 공개적으로 열지 않은 전설의 아라리 길에 설레임으로 빠져듭니다.
청옥산 육백마지기와 삿갓봉을 잇는 산길, 그리고 자진구비와 용수계곡과 회동마을 까지
여섯 시간 남짓 시간이 걸렸나 봅니다.
선뜻 속내를 들어내지는 않지만 수줍게 길을 여는 아라리~
올 가을쯤 살짝 두드리면 한 자락 마음을 열고 맞지 않을까해서 뒤 돌아 눈짓했지요.
길이 있습니다. 길이 길을 내어 세상을 이읍니다.
사람이 갑니다. 세상의 길로도 가고 저기 세상의 길에서도 옵니다.
구불구불 고개를 넘고 내를 건느며 구불구불 삶이 갑니다.
평창 아라리 길은 어쩌면 당신의 길인지도 모릅니다.
돌밭이며 흙길이며 고갯길이고 가슴 한 켠 바람이는 길이니까요.
청옥산 아라라리는 어쩌면 당신의 노래인지도 모릅니다.
토닥토박 발소리이고 당신을 내내 따라오는 회색 그림자 소리인지도 모르니까요.
아라리 길의 에코 가이드 박종일님이 오늘의 걷기 일정을 지도를 보며 설명합니다.
아라리보존회의 열혈 맨으로 한달전 답사 때에도 수고가 많았습니다.
한 마디로 놓칠세라 박 가이드님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발도행 식구들입니다.
자~~ 이제부터는 발로 듣고 보는 길이 시작 됩니다요.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치고 출발~~~
슬며시 한 컷을 끼워넣었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는 코스도 일품이라고 답사시
정 휘박사님이 귀띔했거든요. 조망이 아주 좋다고 하네요.
해발 1,200임에도 기온은 높아 땀이 솟습니다.
타박타박 걷는 길가에 노란 민들레꽃이 반기는 군요.
아라리 길을 잇는 긴 행렬.
서로의 마음까지도 이엇겠지요. 어떤 길이 펼쳐질까 조심스레 발을 옮깁니다.
우리나라에 해발 1200고지에 이렇게 농사를 짓는 밭이 있을 까요.
말이 6백마지기지 산 한 면 전체가 밭으로 보입니다. 멀리 산과 산이 맞닿으며 그림을 펼쳐 놓습니다.
보존회 회장님을 비롯 여러 회원님들께서 면사무소에서 맞아주시더니 함께 걸으셨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직접 풀피리 소리를 들려주시고 아라리를 돌아가며 불러 주셨습니다.
산상 라이브 콘서트... 환상 그 자체입니다.
구성지면서도 친근감 넘치는 가락과 음성으로 돌아가며 평창 아라리의 진수를 보여주셨지요.
-청옥산 올라갈 때는 누이 동생하더니~
청옥산 내려올 때는 여보 당신하더라-라는 대목에선 환한 웃음과 박수를 보냈답니다.
로따는 이 대목에서 감동 먹고서 앙콜을 외쳤지요. ㅎㅎㅎ
아라리 가락에는 자동으로 율동이 나옵니다.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저 춤사위. 아라리 신이 강림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예술입니다.
산 꼭대기까지 올라와 우리를 위해 특별공연을 하시는 이 분들께 고맙고 또 미안했지요.
지난 21일(토) 여기에서 축제를 하려다 우천으로 실내에서 행사를 마쳤다고 합니다.
천연 야외 객석. 줄지어 앉을 필요 없습니다. 좌석 번호도, 귀빈석과 일반석 구분 없구요.
자세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편한 상태로 감상합니다.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최고의 음악회였습니다.
오늘 맛난 점심을 준비는 부녀회에서 했답니다.
왼쪽의 부녀회원님과 바른쪽 숲 해설가님이 트럭을 타고 배달 나오셨습니다.
이 고장 일미 막걸리와 생수는 서비스였다지요.
두 분께서는 아라리는 언제 들어도 흥겹고 정겨운 소리라고 하시는 군요.
환상의 아라리 음악회에 도취한 모습을 몇 컷 담았습니다.
관객의 수준도 대단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그 말 맞지여?
공연중 유유히 다가오는 노부부입니다.
한 자루 가득 나물을 채취하고 내려가는 길이라며 샘플로 한주먹 나물을 내놓으셨습니다.
허리케인님이 대표로 받으셨지요. "허리케인님~~ 그거 발도행 공용인데~~
혼자 슬쩍하면 허리패입니다요."
산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꽃들을 만납니다.
자연스레 발과 눈이 멈추게 됩니다. 누가 보든 말든, 반기든 말든 꽃은 피고 집니다.
어느 시인은 꽆 필 때는 눈을 뜨고 보고, 질 때는 눈을 감고 보라했다던가요.
한달 하고도 하루 전인 4월 23일 답사 차 이 곳을 왔었지요.
그때는 삐죽삐죽 얼레지 꽃이 고개를 내밀었었는데 어느새 얼레지꽃은 지고
온갓 나물들과 야생초들이 산을 덮었네요.
참~ 있잖아요~ 오늘 닉네임이 야생화 야생초라는 분 오셨지요?
따로따로 가족(?)사진 찍어 드릴걸.... 못 챙겨 드려 죄송^^^
풀숲 사이로 난 오솔길이 정겹네요.
그 옛날 이 길을 지나며 누군가가 장단을 맞추며 아라리를 부르지 않았을 까요.
정 박사님이 일행의 후미에서 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 속삭이듯 걷네요.
어느새 1시가 넘었습니다. 땀도 적당히 흘렸고 배도 고프고...
그럼에도 아라리 길에 취해 발걸음 걸어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조금만 더~~ 식사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둘레길, 올레길, 구불길.... 길이라는 길 안가 본 길이 없으신 여러분~~
들어가지 마시오. 우회하시오란 말을 상형문자 마냥 설치한 시설물 보셨나요?
아라라 길을 찾을 수준이면 이 정도 표지판은 금세 해독하지요.
삿갓봉을 향한 깔딱고개입니다.
엇? 노란색은 경고 색깔인데요~
누구인지 전혀 모를 두 분께서 잠시 식물 채집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채취가 아님을 제가 보증합니다.
고사리표 마이크를 보셨나요?
에코 기능이 있는 고사리 마이크로 " 청~옥산 올라 갈 때는~~ 누이 동생하더니~~~이..... "
하산 길 도보 스페셜 공연을 하시는 부녀회장님. 미탄지기님 직함이 맞나여?
산길을 내려오다 예기치 않은 복병(나무를 잘라 놓은 지역)을 만나 고생 좀 했지요.
어느 분은 나무가지에 정강이가 찔렸다고 하는 군요. 다행이 상처가 심하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길 아닌 길을 내려 온 후 잠시 뫼나그네님의 피로회복용 하모니카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하모니카 연주에 땀을 식히며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그 때 찬조 출연하신 분. 바로 아라리 전수자이신 이 분입니다.
우와~~~ 모두 기립 박수~~(ㅎㅎ 거의가 서 있었습니다요)
하모니카 음악 감상을 하며 간식을 나누고 생수를 마시며 휴식시간을 즐겼습니다.
자진구비에 당도했으나 버스가 기다리는 곳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군요.
검은 비닐이 덮인 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흙길을 걷습니다.
이 비닐은 사람의 손으로 덮은 게 아니라 트렉터로 깔고 흙으로 덮는 걸 보았습니다.
비닐이 없던 시절 농사 짓던 농부의 손길을 상상해 봅니다.
떠나는 봄이 아쉬운 지, 꽃이 떠내려가는 걸 차마 볼 수 없어서 인지
냇물은 꽃잎을 막고 있습니다. 어쩌면 꽃잎이 멈춰 있는 지도 모르구요.
하여튼 봄날은 소리 없이 가고 있습니다.
김흥소 사무국장님이 친히 트럭으로 힘이 지친 일행을 픽업하셨습니다.
맨 나중에 하차하신 날씬녀님이 옥체를 다칠까봐 조심스레 길로 내리서네요.
박현정님과 토로님이 길을 막고 차비를 받으려는 건지... 설마...^^
지도를 보며 오늘의 코스와 일정을 브리핑하는 세 분~~~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따뜻한 환대 잊지 않겠습니다~~~
미탄 초교 6학년 김도영 양입니다. 한달전 답사 때 동행했던 저의 길동무였지요.
정 박사도 반갑다고 손을 잡으며 기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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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남쪽 제주에서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걷는 길이 수 없이 많고 또 앞으로도 계속 늘어 날 추세입니다.
저마다 의미를 부여하며 발길을 부릅니다. 편한 길도 있고 힘든 길도 있습니다.
요란한 홍보를 하는 지자체도 많고 억지로 걷는 길이라고 급조하는 곳도 있나 봅니다.
역사와 전설이 있는 길이 있는가 하면 자연친화적이고 원형을 살린 길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저는 어떤 길이라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은 언제나 사람과 같이 하면서도 길 스스로 존재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길과 사람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이며 사람은 길 보다 유한하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이 산에 드는 것을 등산이 아닌 입산이라 하던가요.
그러면 길에 접어드는 건 입도가 아닐까요.
산속을 들 듯 길 속으로 빠져드는 그런 발길이 진정한 도보가 아닐런지요.
귀경 버스에서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며 제 혼잣소리로 지껄여 본 말 입니다.
- 2011년 5월 24일 이같또 로따
첫댓글 앗싸~ 일뜽~! 댓글달고 느긋이^^감상해야겠습니다^^
열정의 진홍님! 동서울에서 버스타고 가셨다고^^소식 들었는데..대단하십니다^^
부용산 리딩하느라 수고 많으셨다지요.
가끔 길에 홀린답니다. 어쩌면 그게 정상인지도 모른다니까요. ㅎㅎㅎ
진홍님 소식은 어찌아셨남요~~ 진홍님이 다음에 한번 더 가신다니까 그때 줄서세요.
와~~ 로따님 후기 잘 보았어요. 저도 천천히 감상하겠습니다. 여행도 좋지만 후기 또한 즐거움의 하나지요.
와~~ 하늘님 '작업중'에 들어오셨나봐요. ㅎㅎㅎ
25-26일 남도길 잘 댕겨 오셨는지여?
다녀오신 소회도 올려주세요^^^
로따님의 후기는 재미가 솔솔~~해요~~^^* ㅋㅋ 땡큐입니다~~~^^*
시간 좀 내시어 함께 가실 일이지...
다음 평일 걷기에 카리타스 수녀님 뫼시고 나오세여^^
로따님 ~ 후기를 보면 한권의책을 본것같이 ~ 보너스로 음악 까정.... 감칠맛나는 후기 잘 감상했어요
같이한 시간이 즐겁고 행복했읍니다 ... 사전답사에 후기 올리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
날씬녀님의 유쾌한 소리는 청옥산 계곡 물소리와 다름 아니지요.
늘 밝고 맑은 마음으로 함께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미탄의 계곡수처럼 시원하게 맺히지 않은 글 솜씨에 찬사를 보냅니다.
금오산 잘 다녀오십시요.^&*
ㅎㅎㅎ 덕분에 경주 금오산(남산) 맛뵈기로 다녀왔습니다.
비가 주룩주럭 연 이틀간 오는 바람에 차질이 좀 있었지만 좋았답니다.
그새 몇 곳은 다녀오셨겠지요. 6월에도 좋은 길 부탁드립니다.
사전답사하시느라 리딩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번에는 더 좋은 길 리딩 기대하겠습니다.
버스 맨 앞자리가 VIP석인지 알았는데...
커피 타달라 물 달라하며 성가시게 해서 죄송^^
분홍님과 같이 한 청옥산 길 즐거웠답니다.
금오산과 바닷가를 미친듯이 헤매고 오신다고요....????
그런데요, 그러다가 미치지는 마십시요.... 정말, 그러다가 경치에 미쳐, 눌러앉으시는 분 여럿 봤거든요.
몇 일 헤매시다가 꼭 돌아오시기여!!! ....ㅎㅎㅎㅎㅎ...(^.^)
ㅎㅎㅎ 경주 미친 듯 잘 댕겨 왔음을 보고 드립니다.
걍 머물고 싶었지만 일단 상경했습니다.
현지 아줌씨들과의 미팅도 있었구요. 요건 비밀인디.... 어쩐담....
로따님의 길이 발도행의 마음을 이어주는 그런 발걸음이라서 더욱 좋네요~~^^*
정말 봄날은 소리없이 가는군요~~ㅎ
맞아요~ 욘사마님~~ 봄날은 정녕 가나 봅니다요.
대기3번... 끝내 같이 못해 아쉬었답니다.
다음 길에서 반갑게 함께 걸기로 하시지여^^
수고 마이 하셨습니다....금오산으로 푹 잠수 하러 가신다구요...
금오비기를 발견 하셔서 천기누설 하시기를....^ ^
평창아라리 보존회로 스크랩 해 갈렵니다....
미탄 카페 지기님~~ 여 까지 친히 납시었네여^^
지난 4월 23일 사전 답사도 그러했지만 이번 길에도 큰힘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곳 크고 작은 소식 종종 올려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로~~~~따아님 후기 자~~~알 보고 갑니다~~~~~~
금오산 잘다녀오시고 다음에도 멋진 후기를 ~~~~~~~~~~
청옥산 길 좋으셨나요? 라벤다님~
아침 출발 때 혼자서 많이 지둘리셨을 텐데...
평일 걷기 멋난 길 유월에도 열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아~~~으~~~흐~~~!!!
한줄한줄 꼽씹으며 내뱉는 감동의 탄성 소리임당~!!!
로따님의 후기는 아라리 신이 강림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최고의 예술입니다.^^
청옥산 청색 패션 멋진 코디였습니다. ㅎㅎㅎ
다음 걷기에는 어떤 색깔로 나가야 할 지 미리 귀띔해주세여^^
그날 분명 럭키님께도 아라리 신이 강림하사 멋진 사진 담으셨던데요~~ 뭘~~
수고많으셨습니다 재미있는 말씀으로 피로를 잊게 해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잘 보았습니다
다음에 좋은길 여실때 따라가면 지금보단 조금 더 잘 걸을꺼예요
로따님 격려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쪼게 힘들었던거 맞나여?
그래도 전에 비해 아주 많이 발전하셨습니다.
코크님의 다음 발걸음 기대합니다.
연초록이 반겨주던 오솔길을 잠시나마 혼자 걸었던 ..
마치 푸른바다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졌었어요..아니 구름위라고 해야 할까요?
조용하고..고개를 들어보면 나뭇잎만이 수줍게 흔들리고 있던 그런 길요.
그시간이 얼마나 행복하던지요~로따님 덕분에 행복한 추억하나 추가합니다.
우리가 두발로 걸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 곳이 길..아닐까하는 서녕이생각..
상고대피던 4월..힘든 길이셨겠지만 복받으셨다고 생각하셔요..그런 행운은 아무나에게 돌아오지 않거든요..
좀처럼 감정 표현을 내놓지 않는 서녕님께서
이번 아라리길은 남다른 추억을 남기셨나 봅니다.
길이 사람을 따를 수는 없지요. 사람이 길을 따를 뿐이지요. 동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