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합격자, 강남구가 강북구의 21배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서울대 경제연구소의 <경제논집>에 지난 7월 발표한 ‘경제성장과 교육의 공정경쟁’ 논문을 보면, 김 교수는 서울지역 고교 유형(특목고·일반고)과 서울대 입학률,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가 및 사설학원 수와 서울대 합격률 등을 비교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놨다. 김 교수가 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서울지역 학생의 출신 자치구를 따져보니, 최고 21배에 이르는 차이가 났다. 학생 100명당 서울대 합격자가 강남구에서는 2.1명인데, 강북구는 0.1명이다.
강남구와 함께 이른바 ‘강남 3구’로 불리는 서초구가 1.5명, 송파구가 0.8명으로 상위 1~3위를 휩쓸었다. 아울러 김 교수가 올해 서울대에 합격한 서울지역 학생들의 출신 학교 분포를 분석해보니 학생 100명당 서울대 합격자가 과학고 41명, 외고 10명인데 일반고는 0.6명이다. 과학고·외고 등 특목고 출신 학생의 합격률이 일반고보다 15~65배나 높다. 특목고는 수업료가 일반고의 3배 남짓한 연 800만원이상이다.
김 교수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에 빗대 “확률적으로 ‘용’의 씨는 각 계층에 골고루 뿌려지나 지금 ‘용’이라고 뽑히는 학생들은 지역적·계층적으로 일부에 극심하게 몰려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학비가 비싼 특목고와 자사고에 간 학생들은 ‘진짜 인적 자본’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 일반고의 3~7배 이상의 학비를 낼 수 있을 만큼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진짜 인적 자본’과 ‘겉보기 인적 자본’을 구분한다. ‘진짜 인적 자본’은 개인이 가진 노동자로서의 잠재력과 이를 개발하는 노력을, ‘겉보기 인적 자본’은 수능 성적이나 스펙같이 사교육이나 비싼 등록금을 내는 특목고와 자사고를 다니며 높일 수 있는 요소를 뜻한다.
김 교수는 “1960년대 이래 고속성장을 이룬 원인의 하나는 지역·계층에 관계없이 우수한 잠재력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으로 인적 자본을 축적해온 인재한테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한 덕분”이라며 “지난 십여년간 부모의 영향력이 확대돼 교육의 공정한 경쟁이 점점 더 저해되는 방향으로 역행하여 왔다. 그 결과 인적 자원 배분을 왜곡해 경제성장 잠재력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위험을 증대시키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매우 우려한다”고 짚었다.
∎필즈賞 바르가바 교수 "발견의 즐거움 찾게 수학 가르쳐야"
만줄 바르가바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가 지난 13일 개막한 서울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했다. 그는 14일 열린 간담회에서 수학을 택한 배경에 대해 “다른 나라는 아이가 수학을 공부하고 싶어 해도 부모가 비전이 없다며 만류하지만 우리 부모는 무조건 나를 격려했다”고 말했다. 인도계인 바르가바는 캐나다 오타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 2001년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년 뒤 29세 나이로 정교수가 됐다. 그는 장난감 ‘루빅큐브’에서 영감을 받아 18세기 독일 수학자 가우스의 연산법칙 연구를 발전시켰다. 이 이론은 암호학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르가바 교수는 “인도에서는 재능이 있는 아이일수록 그냥 놔두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런 교육 방식 덕분에 수학에 정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과학고 경쟁률 4년 만에 큰 폭 상승
서울 지역 과학고 2곳인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가 11~13일 2015학년도 신입생 원서 모집을 한 결과 300명 정원에 1248명이 지원해 4.16:1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락 추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과학고등학교(과고) 경쟁률이 4년 만에 크게 높아졌다. 중학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논란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3.01:1의 경쟁률(300명 모집에 903명 지원)보다 크게 높아졌다. 과학고 경쟁률은 2012학년도부터 2014학년도까지 3.49→3.14→3.01:1로 3년간 계속 줄어드는 추세였다. 서울시교육청과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은 과고 경쟁률이 상승한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올해 중학교 3학년부터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 교육청, '9시 등교' 공문 하달-학부모 반발
경기도 교육청의 본격적인 ‘9시 등교’ 추진계획에 대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 홈페이지의 학부모 자유게시판에는 9시 등교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200여건 가량 올라와 있다. 또한 경기도 교육청은 8시 10분에 시작하는 수능시험시간 규정과 맞지 않다는 비판에 대응해 관련 지침의 개정과 수업시수 감축 등을 교육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침해하는 만큼 법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경기도 교육청은 2학기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9시 등교를 시행하면서 만족도조사와 세미나·설명회·간담회 개최를 통해 경기도교육연구원과 공동으로 정책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0만원 이상 촌지받은 교사 ‘무조건 파면’
앞으로 10만원 이상 촌지를 받은 서울지역 교사는 파면 또는 해임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3일 "부패 공직자를 일벌백계하는 차원에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Strike Out)'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공무원이 100만원 미만 뇌물을 수수하면 경징계를 받도록 돼 있지만, 앞으로는 10만원이 넘으면 중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중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4가지다. 특히 이 중에서 교사는 10만원 이상 촌지를 받을 경우 중징계 중에서도 무조건 파면 또는 해임하겠다는 것이다.
∎일반고-자사고 학력 격차 더 벌어졌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교육격차 원인 및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고와 자사고 1학년생의 국어ㆍ영어ㆍ수학 성취도 평가 평균 점수 차이는 2010년 21.01점에서 지난해 25.76점으로 4.75점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일반고의 평균 점수는 202.15점에서 194.93점으로 크게 하락한 반면 자사고의 평균점수는 2.46점 떨어지는데 그쳤다. 가구소득과 부모의 학력도 학력 격차에 영향을 미쳤다. 2010년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의 중학생은 국영수 평균 성적이 196.94점이었지만 월소득 501만원 이상 가정 학생은 221.28점으로 무려 24.34점 차이가 났다. 그 차이는 지난해 25.69점으로 벌어졌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자사고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일반고 학력 저하 현상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육비 지원이나 대학생 멘토링제와 같은 교육적 지원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고 중심으로 고교체제 개편해야"
최근 안산 동산고등학교 지정취소와 서울시교육청 내 자사고 평가지표 부실 논란 등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재지정 문제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간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교체제 개편에 대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지난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와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도입한 고교선택제가 현재의 고교서열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선발방식의 자유가 아닌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통한 다양화를 추진하고, 특목고와 자사고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발제자인 이형빈 서울시교육감 인수위 전문위원은 고교서열화와 대학입시에 종속되어 있는 것이 일반고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평가하며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일반고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고, 일반고 교육과정 중심의 대입전형 도입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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