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이 글은 진리적 차원에서 본다면 정확히는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몸을 닦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닦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인데, 마음이 주이고 몸은 마음의 종에 불과한 것을 간과한 글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진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던 어렸을 때는 이 글에 뭔지 모를 막연한 큰 기대감 같은 마음이 들었던, 귓전을 맴돌던 글귀이이기도 하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몸을 닦아 집안을 다스리고, 더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며, 그런 연후에 천하를 평정한다는, 수신해서 차례차례 세상을 넓혀가며 다스려 나간다는 뜻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글을 수심제가치국평천하로 바꿔서 불러보고 싶다.
수신이 아니라 수심하면 자연스레 가정을 다스릴 수 있고 나라도 다스릴 수 있으며, 그래서 천하까지도 평정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수신 한 다음 제가 하고 치국 하며, 평천하 하는 단계적 상황이 아니라, 수심 자체가 곧 제가요, 치국이요, 그래서 자연스레 평천하까지 되는 것이다.
몸을 닦는 다는 것은 옛날 무협지에나 나오는 얘기고, 또한 칼싸움 할 시대라 할지라도 몸만 닦는다고 제가, 치국, 평천하가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마음을 닦아야지 결국 늙고 병들어 죽을 몸땡이 닦아서 무엇하려는가!
세상 이치를 파악하고 마음 닦아 나가다 보면 점차 세상살이가 편해지다가 마음이 다 닦이면 어느 순간 영원 영생으로 거듭나 제가, 치국, 평천하도 넘어 전지전능하게 모든 걸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세상은 내 마음의 허상적 투영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