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결혼식장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있는데,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하여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13,000원과 편지 한 통을 건네 주었다.“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하루를 벌어야지 하루 먹고사는 리어카 사과 장사가이 좋은날 너와 함께할 수없음을 용서해다오.사과를팔지 않으면 아기가 오늘 이분유를 굶어야 한다.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온 종일추위와 싸운 돈이 13,000원이다. 친구야, 하지만 슬프지 않다.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개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보낸다.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내었다.신혼여행가서 먹어라.친구야,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 다오.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너의 친구가.”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씻지도 않은 사과를 우적우적 먹어댔다.왜 자꾸 눈물이 나오는 걸까…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할까 봐 나는 이를 사려물었다.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나오는 울음이었다.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사람들이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서…친구야,언제 만나서 술 한잔하자.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 마주보며높이 든 술잔 만으로도 우린 족한걸.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놓는 음담패설까지도한잔 술에겐 좋은 안주인걸.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 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 소리를 내며 반기는데…친구야! 고맙다.술 한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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