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정화하시기 전에 베타니아에 있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십니다. 무화과 철이 아닌데도 열매를 찾으시는 예수님의 모습, 애꿎은 무화과나무에게 다시는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시는 그 모습은 이상하기도 합니다. 이는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분, 겸손하고 온유하신 예수님의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듯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의 무화과나무는 예수님의 성전 정화와 예루살렘의 멸망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저주받은 무화과나무는 유다 백성의 구세주로서 오신 분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 예수님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받을 징벌과 고통에 대해 미리 알려 주는 표징이 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보다 현세의 재물을 탐내는 사람들,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의 말로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믿음과 용서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그들이 맺는 열매는 어떤 특정한 시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삶의 모든 순간에 하느님께 선한 열매를 바칠 수 있습니다. 세상이 부귀와 명예를 좇아도 그들은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들의 삶은 결코 메말라 죽는 무화과나무의 뿌리와 같지 않으며 영원한 생명의 열매를 맺습니다.
유스티노 성인은 신앙에 귀의한 뒤 이 세상 안에서 신앙의 진리를 변호하며 살았습니다. 그는 거룩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도움으로 영원한 생명을 받게 됨을 설교하였습니다. 성인은 고통을 당하더라도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의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가 되었습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
출전 : 2018. 6. 1.(금) 굿뉴스 오늘의 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