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병원비, 5년새 2배 폭등…“치료 대신 유기” 내몰려
“치료비 감당 못해”…보호소로 몰리는 ‘병든 반려동물’
“가족이지만, 아프면 버려진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반려동물 병원비에, 캐나다의 반려인들이 ‘가족’을 포기하는 비극적인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진료를 미루거나, 치료를 포기하거나, 심지어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 때문에 안락사를 선택하거나 보호소에 보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반려동물을 위한 의료 기술은 발전했지만, 그 비용은 온전히 개인의 몫으로 남겨진 캐나다 의료 시스템의 그늘을 보여준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들은 캐나다의 반려동물 의료비가 얼마나 급증했는지 보여준다. 2022년 캐나다 가구들이 반려동물에 지출한 의료 및 기타 서비스 비용은 총 93억 달러로, 2019년의 40억 달러에서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개의 진료비, 예방 접종비 등이 최대 50%, 고양이는 25%까지 치솟기도 했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사는 소피 씨는 반려견 두 마리를 위해 매년 거의 4,000달러를 병원비로 지출한다. 13살 노견 디에고의 관절염 월간 주사 비용만 해도 최근 107달러에서 126달러로 올랐다. 과거 흑색종 제거를 위해 네 차례의 수술을 받았을 때는 수천 달러의 비용이 들었다.
이처럼 높은 비용은 많은 반려인들을 힘든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한다. 한 자영업자는 최근 무역 전쟁으로 수입이 불안정해지면서, 고양이들의 정기 검진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혈액 검사로 시작해서 엑스레이, 초음파로 넘어가면 순식간에 청구서가 불어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수의학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들이 가장 자주 거부하는 진료는 혈액 검사와 같은 진단 절차와 연례 검진 및 예방 접종과 같은 예방 관리였다. 일부는 심지어 권장되는 약물 치료나 생명을 구하는 수술조차 포기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다. 한 수의사는 “작은 문제를 돈 때문에 미루다가 더 크고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최악의 경우, 치료할 수 있었던 병을 더 이상 손쓸 수 없게 되거나, 반려인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치료 가능한 질병에도 ‘인도적 안락사’를 선택하는 비극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자선단체의 에이미 길브레스 회장은 “인간의 건강보험과 달리, 반려동물 의료비는 정부나 고용주로부터 보조를 받지 못하고 개인이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라며,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