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604 "이제 국회의원 한동훈"… 북구갑 뒤흔든 역전의 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초반 열세를 딛고 개표 막판 역전승을 거두자 캠프는 새벽까지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반면 개표 중반까지 우세를 보였던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는 끝까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결과를 지켜봤다. 부산 북구 덕천동에 마련된 한동훈 후보 캠프는 오후 6시 우세와 접전 전망이 엇갈린 출구조사 발표 순간부터 개표 중반까지 환호와 탄식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후 10시가 지나도록 지지자들은 TV 화면과 휴대전화로 개표 현황을 번갈아 확인하며 결과를 지켜봤다. 탄식과 환호가 반복되던 가운데 서병수 명예선거대책위원장은 직접 지지자들 앞에 나서 "지금 개표되는 표는 대부분 사전투표"라고 말했다. 오전 1시께 배우자 진은정 씨와 함께 캠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한 후보는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한 후보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내며 이름을 연호했다.
개표율이 90%를 넘어선 오전 1시 53분께 한동훈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캠프 내부에 전해지자 분위기는 급격히 달아올랐다. 캠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한동훈 후보에게 상황을 알렸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한동훈, 한동훈" 연호가 터져 나왔다. 한동훈 후보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서병수 위원장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배우자인 진은정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쉰 뒤 미소를 지었고,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오전 2시께 한 후보의 당선 유력 소식이 전해지자 지지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네이버에도 떴다"는 외침이 나오자 서 위원장도 직접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이제 국회의원 한동훈이다"라는 말이 나오자 사무실은 함성과 박수로 가득 찼다. 한동훈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줄부터 뒷줄까지 차례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동훈 후보는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신 북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민과 국민을 먼저 생각하면서 맡겨주신 임무를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구를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며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제어해 대한민국의 균형추를 맞추겠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이 얼마나 위대하고 두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고 밝혔다.
오전 2시 20분께 캠프 건물 밖으로 나온 한동훈 후보는 자신을 기다리던 200여 명의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당선 소식을 접한 일부 지지자들은 택시를 타고 급히 캠프를 찾는 등 현장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반면 구포동에 있는 하정우 후보 선거사무소는 개표 초반 우세가 이어진 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우세한 지방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봤고, 지지자들도 TV 화면과 휴대전화를 통해 개표 상황을 공유했다. 그러나 개표가 후반으로 갈수록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캠프 내부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무거운 분위기 속 오전 2시께 캠프를 찾은 하정우 후보는 석패를 인정하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하정우 후보는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북구의 발전을 위해 약속했던 일들을 계속 실천해 나가겠다"며 "제 수첩에 적힌 주민들의 말씀도 어느 자리에서든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북구 주민들께서 질책도 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것들이 저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열과 성을 다해 지지해주신 분들께 좋은 결과를 전하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는 당초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출구조사를 지켜볼 예정이었으나 자택에 머무르기로 일정을 변경한 뒤 캠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 부산 탈환… 서울은 오세훈 당선
6·3 지방선거 결과 여당의 지방권력 교체가 성공했다. 하지만 서울 탈환에 실패하면서 반쪽짜리 성공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월 4일 오전 10시 현재 시도지사는 16곳 중 12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기를 잡았다. 국민의힘은 4곳에 그쳤다. 기초단체장은 227곳 중 민주당이 119곳, 국민의힘이 95곳, 조국혁신당이 2곳, 무소속이 11곳을 각각 차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은 14곳 중 민주당 9곳, 국민의힘 4곳, 무소속 1곳에 돌아갔다.
시도자사 선거는 ▲전남광주(민형배 민주당 후보 79.01% vs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 11.68%) ▲부산(전재수 민주당 후보 50.52% vs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47.90%) ▲인천(박찬대 민주당 후보 52.84% vs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46.06%) ▲대전(허태정 민주당 후보 53.48% vs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 44.15%) ▲울산(김상욱 민주당 후보 48.73% vs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 45.74%) ▲세종(조상호 민주당 후보 61.03% vs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 36.01%) ▲경기(추미애 민주당 후보 55.02% vs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 39.39%) ▲강원(우상호 민주당 후보 51.81% vs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 48.18%) ▲충북(신용한 민주당 후보 54.62% vs 김용환 국민의힘 후보 45.37%) ▲충남(박수현 민주당 후보 52.53% vs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 47.46%) ▲전북(이원택 민주당 후보 51.22% vs 김관영 무소속 후보 41.78%) ▲제주(김위곤 민주당 후보 63.11% vs 문성유 국민의힘 후보 33.56%)에서 민주당이 앞섰다.
반면 ▲서울(정원오 민주당 후보 48.34% vs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8.94%) ▲대구(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53.92% vs 김부겸 민주당 후보 45.05%) ▲경북(이철우 국민의힘 후보 67.24% vs 오중기 민주당 후보 32.75%) ▲경남(박완수 국민의힘 후보 51.40% vs 김경수 민주당 후보 48.59%)에서는 국민의힘이 앞섰다. 4년 전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국민의힘이 12곳을 석권하고, 민주당이 5곳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크게 약진한 셈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개표 막판에 오세훈 후보가 역전에 성공하면서 서울 탈환은 실패했다.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는 민주당이 9석을 차지했으나 기존 13석에서 9석으로 4석을 잃는 결과를 낳았다. 국민의힘은 1석에서 4석으로 늘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한동훈 부산 북갑 후보까지 가세한다면 5석을 보수진영에서 가져간 셈이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경기 평택을에서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34.64%)가 김용남 민주당 후보(28.87%)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27.32%)를 제치고 당선했다.
부산 북갑은 한동훈 무소속 후보(42.96%)가 하정우 민주당 후보(41.26%)를 간발의 차로 앞서 승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과 맞아떨어지는 지방선거였던 만큼 민심은 정부·여당에 힘을 실으며 12·3 내란을 청산하고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에서 초접전 끝에 패배하고,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단일화에 실패한 지역과 접전지역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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