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와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대웅제약 등 5개 상위권 제약사가 올해 2분기 매출 증가를 실현했다.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각각 기술료 수익 감소와 판매관리비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장제약사들이 지난달 하순부터 잇달아 올 2분기 잠정경영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매출 기준 상위권 제약사들은 지난해에 비교해 성장한 경영실적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 1 분기 국내 제약사 중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 2분기 매출이 4232억원, 영업이익은 131억원을 올리며 전년대비 각각 9.2%, 18.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23억원과 109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매출도해외사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 9.7% 성장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남반구향 독감백신은 664억원 매출을 올렸다. 혈액제제 해외 매출도 판매량 확대 및 단가 인상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사업 부문별로는 혈액제제 매출이 1060억원, 처방의약품 811억원, 백신 844억원, 소비자헬스케어 등 기타 부문이 509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순성장을 기록했다. 연구개발(R&D) 측면에서는 미국에서 개발 중인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임상 2상 영향으로 연구개발비가 전년대비 대폭 증가했다. 하지만 주력 제품 호실적을 통해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이다. 연결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전년대비 3.4%포인트 개선된 33.5%를 기록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3분기부터는 북반구 독감백신 매출이 인식되면서 하반기에도 백신 부문을 포함한 주력 사업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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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2분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잠정 매출은 4680억원이다. 전년대비 10.4% 증가한 금액이다. 분기별 매출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20년 4분기 4394억원을 6분기 만에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61.9% 감소한 108억원이다. 국내 시장에서 일반의약품 매출은 491억원으로 전년대비 23.9% 늘었다. 소염진통제 '안티푸라민' 매출이 26.5% 증가한 79억원을 기록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8.9% 성장한 2836억원이다. 감기약 '코푸' 매출은 73억원으로 154.2% 증가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감기약 수요 증가 여파로 분석된다. 도입품목 중 당뇨 치료제 '자디앙' 매출은 205억원으로 44.5% 늘었다. 고혈압 치료제 '트윈스타'는 238억원을 기록하며 20.3% 증가했다.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는 38.4% 성장한 116억원 매출을 보였다. 유한양행 2분기해외사업 매출은 568억원이다. 지난해 366억원에 비해 55.1%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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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도 최근 공시를 통해 2분기 잠정 매출이 3648억원으로 전년대비 11.6% 늘었다고 밝혔다. 분기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20년 3분기 3575억원을 7분기 만에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81억원으로 전년대비 16.5% 감소했다. 종근당 매출 성장 요인은 자체 개발 의약품과 도입신약 등 전문약 호조로 분석된다. 뇌기능 개선제 '종근당글리아티린'은 외래 처방금액이 237억원으로 전년대비 6.2% 증가했다. 골관절염 치료제 '이모튼'은 처방액이 133억원으로 2.9% 늘었다. 고혈압복합제 '텔미누보'는 9.3% 성장한 126억원 처방실적을 보였다. 국산신약 당뇨 치료제 '듀비에'는 55억원 처방액을 기록했다. 도입신약 대표품목은 HK이노엔과 공동판매하는 '케이캡정'이다. 2분기 처방실적은 19.1% 증가한 30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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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은 연결 기준, 2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3165억원과 영업이익 296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대비 각각 13.3%와 86.2% 성장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 향상 원인은자체 기술로 개발한 아모잘탄패밀리와 로수젯 등 개량신약, 복합신약 꾸준한 성장세와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호실적으로 분석된다. 실제 북경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8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32% 성장한 금액이다. 북경한미는 지난해 선제적으로 증설한 시럽제 공장 가동률을 100%로 유지하며 상반기 실적을 뒷받침했다. 북경한미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호흡기 환자와 감기약 수요 급증 추세에 맞춰 시설을 증설하고 제품을 공급한 점이 2분기 실적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북경한미는 지난해에 비해 99% 성장한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하며 한미약품그룹 영업이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북경한미가 지난해 10월 공장을 증설한 후 고정판관비가 유지되고 생산량은 증가하며 올 2분기에만 영업이익이 85억원 늘었다"며 "그룹 영업이익 증가분이 13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증가에서 북경한미 공헌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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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2분기 별도 기준 경영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938억원, 영업이익은 3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7.6%, 25.8% 증가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3221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이다. 전문약 지속성장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수출 증가 및 우호적 환율 효과가 영업이익 개선을 견인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전문약은 전년대비 5.5% 증가한 2058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젯'과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 당뇨 치료제 '다이아벡스', 항혈전제 '안플원' 등 수익성 높은 제품이 10% 이상 성장했다. 유통을 담당하는 당뇨 치료제 '포시가' 매출도 30% 이상 성장했다. 나보타는 60% 증가한 371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중 수출은 지난해 142억원에서 292억원으로 105% 성장했다. 일반약은 19.9% 증가한 34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로해열진통제 '이지엔6'가 45% 성장했다. 우루사는 30% 이상 성장했다. 건강기능식품 매출도 100% 이상 증가했다.
종합하면 국내 상위권 5개 제약사는 올 2분기 매출 증대를 실현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GC녹십자와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전년대비 늘어난 반면 유한양행과종근당은 감소했다. 이에 유한양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기술료 수익 감소가 영업이익 하락 원인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1분기 기술료 수익 167억원은 올 2분기 52억원으로 69.0% 떨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스파인바이오파마부터 얀센바이오텍, 길리어드바이오사이언스, 베링거인겔하임, 프로세사파마슈티컬즈 등 글로벌 제약사 5곳과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기술료 수익은 기술수출 계약이나 신약 개발 상황에 따라 발생하기 때문에 분기별로 불규칙한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업계 지적이다. 아울러 R&D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 2분기 R&D 비용은 378억원이다. 전년대비 15.8% 증가한 규모다.
종근당은 판매관리비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설명회와 심포지엄 등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며 2분기 판관비가 9.9% 늘었다. R&D 비용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종근당의 1분기 R&D 비용은 368억원이다. 매출액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0.77%로 집계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유한양행과 종근당 수익성이 하락했는데 두 제약사는 막대한 자금을 R&D에 집행하고 있다"며 "다음 주 휴가에서 복귀하는 대형 제약사들이 전열을 재정비해 영업현장에서 뛰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lsk239@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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