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의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높은 다울라기리(해발 고도 8167m) 등반 중에 실종된 러시아 산악인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해외 유력 통신사들이 9일(현지시간) 일제히 전했다. 국내 산악인들에게는 2018년 10월 김창호 대장을 비롯한 우리 산악인 5명과 네팔인 가이드 4명이 다울라기리 옆 구르자 히말(7193m) 원정에 나섰다가 모두 목숨을 잃은 참극으로 기억되는 곳이다. 김 대장 등은 해발 3500m 베이스캠프 근처에서 눈 폭풍과 눈사태를 만나 변을 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구조 헬리콥터가 이들 5명의 시신을 다울라기리의 해발 7600m 지점에서 포착했다고 네팔 관광국의 라케시 구룽이 밝혔다. 이들은 6일 저녁 다울라기리 정상에 오르려다 베이스캠프와 무선 교신이 끊긴 채 실종됐다. 사망자 둘은 다울라기리 정상에 이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등반을 지원한 현지 여행사 임원 펨바 장부 셰르파는 "그들은 같은 밧줄에 묶여 있었을 수 있다"면서 "그들 중 한 명이 경사면에서 미끄러져서 5명이 함께 떨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 알렉산데르 듀셰이코, 올레그 크루글로브, 블라디미르 치스티코브, 미하일 노센코와 드미트리 슈필레보이다. 정상 등정을 시도하다 탈진해 캠프 4에서 등반을 포기해 돌아선 발레리 샤말로는 구조돼 헬리콥터로 수도 카트만두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시신을 수습하려면 대규모 계획과 인력, 장비가 필요해 진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네팔 주재 러시아 대사관 측은 시신 수습 작업의 기술적 타당성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울라기리는 슬로프가 급경사를 이룬 데다 극심한 악천후 때문에 위험한 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목숨을 잃을 확률은 16%를 약간 상회한다. 1960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산악인들이 첫 완등에 성공했고, 2022년 봄까지 647명이 다울라기리 1봉 정상을 발 아래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