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내가 이곳에 나는 너무 헤픈 할머니 같다고 고백했다.
가수들에게 너무 자주 반하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의 연애인들에게는
그렇게 쉽게 반하지 않는데 유독 가수들에게만은 너무 자주 반한다.
임재범에게 제일 오랫동안 반해 있어서 다른 가수들을 별로 쳐주지
않았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임재범의 목소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해서 마음속으로는 엄청 슬펐다. 꼭 애인 배신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k-pop 스타 오디션에 나온 스무살짜리 "정 승환"에게 반했고
오디션이 끝나서 더 볼 수 없어서 허전했다. 물론 컴퓨터로는 볼 수
있지만 그래도 현실감이 떨어지면 조금 멀어진다. 그러다 지금은
불후의 명곡에 나온 "황치열"이라는 9년 동안의 무명가수였다는
사람에게 반해있다고 이야기했다.그래서 하루에 두세번은 꼭
"황치열"의 노래를 듣는데 반면에 "정승환"의 노래는 조금 거리가
생겼다. 그리고서 생각해 보니까 무슨 늙은이가 가수에게 그렇게
자주 반하고 배신하고 하는지 참 싸가지가 바가지다는 생각이
들고 "정승환"에게 미안해서 이제 또 다시 "정승환"도 같이 들어
주기로 했다. 이게 헤픈 할머니의 양심이다.
내가 연애를 호되게 치뤘다. 친구 오빠가 나와 결혼하고 싶은데
과연 다른 남자들에게는 어떻게 대하나 실험해 보려고 자기 친구
중에서 제일 멋있게 생긴 친구를 내게 소개했다. 그게 사건의
발단이다. 내 남자 친구와 나는 첫 만남에서 서로에게 푹 빠져
버린것이다. 영혼이 빠져나가듯이 그렇게 빠져버렸고 우리는
남자친구가 제대할 때까지 2년동안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애인들이었다. 우리가 결혼하지 않을거라고는 아무도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자 친구의 부모님에게는 나는 단지 군대
있을 동안의 친구에 불과했다. 우리집도 부모님 두분 다 대학을
나오고 사는것도 중상 정도였지만 아버지가 국회의원이고 엄마가
대학 교수인 그 집안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그 엄마에겐
나는 자격 미달이었고 결국 강제로 헤어졌다. 원래는 군대 끝나면
같이 유학가라고 해서 그런줄 알았다. 그 고단수에 내가 당한 것이다.
둘이 한꺼번에 같이 가면 힘드니까 아들이 먼저 가고 일년뒤에 가라고
해서 그게 합리적일것 같다는 생각에 동의했다. 그게 끝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형부와 마찬가지로 사위처럼 대접했다.
그리고 아버지 장례 치르고 얼마안돼서 그 사람이 갔고 연락이
두절됐다. 내게는 엄청 힘겨운 시기였고 그 사람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년 뒤 그 사람이 나을 찾아왔다. 자기도
그동안 부모님에게 시달려서 미국 유학생중에 적당한 사람이 있을줄
알았는데 내 생각 때문에 잘 안되더라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 사람의
미국 적응이 쉽지 않았든지 그 집에서도 그때는 같이 떠나라고 했다.
그러나 그건 자존심 문제였다. 궁여지책으로 나를 택한다는것인데
그걸 어떻게 수용할수가 있겠냐고. 당연히 거절했다. 그러나 그게
내 일생일대의 실수가 될줄은 몰랐다. 왜냐면 그 사람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살아있는것 같고 우리 아들이 엄마를 놀려 먹을 때
단골 메뉴다.
그게 벌써 꼭 50년전의 일인데 나는 아직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뭐냐면 우리가 연애할 때 제일 많이 했든 놀이가 노래
부르는것이었는데 그 사람이 떠나고 또 떠나보내고 나서는 노래가
안되었다. 노래를 잘해서 합창부에서 솔로도 곧잘 하든 사람인데
아무 노래도 안되었다. 지금도 노래를 못부른다. 그래서 노래를
잘하는 가수에게 자주 반하는것 같다. 지금까지도 노래를 못부르는
것이 헤픈 할머니의 고질병인것 같다. 진짜로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데....
첫댓글 가수라고 계속 잘부르는것이 아니드라구요 잘부른 노래가 있는 것이지요
전문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도 보면 몇편만 좋은글이지 모두가 좋은글은 아닌것 하고 똑 같드라구요.
그러니 이가수를 좋아하다가 다시 더 잘부를 가수가 있으면 또 반하는것은 정석임더.
평생을사랑했으니 헤여진후에 엄청 충격을 받으신 것입미다
그래서 잘 부르던 노래도 어느날 부터 못부르게 되신것 같심더.애긍 애긍~~~~
지는 음성결절이 와서 이젠 완전이 목소리가 가버려서 가띠나 음치 주제에
목소리까지 가서 웃끼지도 않심더 ㅎㅎㅎㅎ
무상초님 단골 메뉴는 국팅이시죠. 아마 비슷할 것입니다. 물론 결혼해서 자식을 둔 부부의 정에야 비할바 못되지만
내게는 목숨과도 같은 사람이니까요. 노래가 안되는건 성격상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노래만 부르려고 하면 먼저
그사람 생각이 나서 목이 잠기고 그리고 노래가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한마디로 바보인 셈이죠.
저는 구시대 사람이라 그런지 팝송도 가요도 흘러간 노래가 좋드라구요
치자향님의 이루지 못한 그사랑을 다음 세상에선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ㅎㅎㅎ
그 사람 미국 유학 생활 도중에 교통 사고로 일찍 갔대요.사랑했다고 미안하다고 기다린다는 말 내게 전해달라고 하고서요.
가끔 꿈에 와요. 다음 세상에서는 만날거에요.
여기서 오늘 알게 된 갑장 친구 치자향씨 ! 얼굴 보고 싶네요 진짜루....
이야기가 대충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이젠 노래 잘 부르기 어렵더라구요.
성량도 줄고 ,발성도 떨리고 음정도 부정확해지고 호흡도 짧아지는둥 한두가지가 아니더이다.
게다가 자주 연습을 하는것도 아니고 어쩌다 부르게 되면 어색하고 음도 늘어지는둥. ㅉㅉ
좋아하는 가수가 계속 생기는 현상은 참 좋은것 같습니다. 건강상으로도요.
컴사랑님 글을 읽을 때면 한번씩 동지애를 느끼는건 아마 갑장들이 갖고 있는 독특한 정서때문인것 같습니다.
노래를 부르지는 못하지만 듣는것은 가능하니까 그것만해도 다행이죠,뭐. 이렇게 위로하며 삽니다.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난 아무런 상처도 없는데 나이들으니
목소리가 안나옵니다 이젠 노래방 가는것도 싫어지는군요
아마도 치자향 님도 나이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많이 아프셨겠지만 내겐 그런 절절한 사랑이 없었으니까요
노래를 못부르게된건 50년이 다되어가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요.
눈물이 앞서기 때문에. 나 같은 사연은 남의 사연일땐 흥미진진인데 자신의 것이 되면 그건
고약하게 됩니다. 영혼이 거의 죽음 상태로 가니까요. 절대로 부러워 마세요. 평탄한 삶이 가장 좋은것입니다.
연애는 연애 소설 읽는것으로 충분해요.
가슴아픈 사연이지만 아름다운추억이기에 아직도 가슴에 품어진듯합니다
장하십니다 그렇게 보내고잘 견디어 내신것 보면 ..........
우리선배 한분은 자살했답니다 그고통을 이기지 못해서
노래는 연습하면 될것 같아요 옛날에 잘 하셨으니까요 숨어있는 소질
언제라도 나오게 되어있지요 고운글 잘 보았습니다
자살할만큼 사랑하지 않았다는게 아니고 그렇게 행동함으로 인해서 고통을 또 받아야할 사람들이 있다는
책임감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고 견뎌내는 것입니다. 노래가 다시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을것 같아요.
이제는늙었으니까요.
치자향님 글을 보면서 대충 성격도 보여
제 속으로 생각 하기를 아무래도 사연이 있을꺼야 했는데. 그런 사연이 있으셨군요. 잘 하던 노래가 안될 정도의 아픔이 었다면 참말로 여자의 마음으로는 최악의
터널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엄마의 과거를 끄집어 놀려주는 사랑하는 아드님을 낳게 하신 그분이 진짜로 치자향님의 ♥
이제는 하산 하는 마음으로 둘러보며
내러 가시면 가수처럼은 못하지만 그래도
녹익은 멜로디는 만들어 내실겁니다.
흥얼흥얼의 미학.
우리 아들은 내게 있어서 아들이라기 보다는 책 친구죠. 특별한 사연인가요? 연애가. 젊은 시절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일이고 난 조금 유난스레 기억하는것 뿐입니다. 성격이 외통수라 그래요.
남여관계에있어서 사랑이란 말을 다시한번 생각하게합니다^^*
남여간의 사랑은 일생에 단 한번인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여러번 하는것 같아도 그 사람도 가슴속을 잘
들여다보면 사랑이 하나밖에 없었다는걸 알게 될겁니다
치자향 선배님은 절대로 헤푼 여인이 아니십니다
아직은 ,,, 식지않은 정열이 가슴속에 남아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 .
저는 오랫동안 무명이였던 "더원" 의 목소리를 좋와 한담니다 ㅎ
"더윈"이 중국에서는 굉장한 인기이든에요. MBC에서 프로그램 포맷을 팔아서 중국에서도 "나는 가수다"를
하는데 "더윈"이 우승했어요. 나는 그 사람의 고음이 조금 부담스러워서 좋아하는 수준까지는 아니고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어느 가수가 좋은거보다는
노래 잘부르는 가수 들어서 좋은노래면 무조건 다 좋아합니다.ㅎ
가수가 마음에 들지않으면 눈감고 노래만 듣고
하기야 가수가 제 마음에 들지않으면 뭐 어쩨 겠는지요..ㅎㅎ
예뿐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 치자향님.
눈 감고 들어도 가수가 미우면 전 노래가 안들려요. 예쁜 추억인가요? 젊은 날 한번씩 치를 수 있는 홍역이죠.
난 그때 심장이 나빠져서 병원에 입원하고 그 사람이 많이 돌봐주고 그래서 특별했든것 같습니다.
지난 추억이지만 쨘한 추억이네요 이루젔으면 참으로 좋았으련만.
우리 천주교엔 없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다음생엔 꼭 만나서 해로 하세요 ㅎㅎ
내세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조금 더 조심하면서 살것 같아요.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가슴에 남는지도 모르죠.
색칠하고 또 색칠하면서.ㅎ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지금껏 치자향님을 지탱하게 해준게
바로 그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노을진 나이에도 누군가를 감슴에
간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치자향님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신
분이심에 틀림없습니다.
그렇죠? 그냥 슬픈 추억만 있는것 보다는 좋죠? 그 사람은 오래전에 하늘나라로 갔어요. 교통 사고로. 결혼도 하지 못하고서요.
만약 따라갔다면 지금의 그리움이 있었을까요? 안갔기 때문에 애틋한 마음이 남은 것 같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이야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