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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원래는 선(善) 또는 수양과 덕행이 먼 곳에까지 미쳐 믿고 따르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하지만 오늘날에는 보통 멀리 있는 친구가 찾아오는 경우에 사용되는 말이다.
有:있을 유(月/2)
朋:벗 붕(月/4)
自:부터 자(自/0)
遠:멀 원(辶/10)
方:모 방(方/0)
來:올 래(人/6)
출전: 논어(論語) 학이(學而)
논어의 제1편인 학이(學而)편 첫머리에 나오는 구절로, 완전한 문장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이다.
이 말은 앞구절인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뒷구절인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또한 군자(君子)가 아니겠는가"와 함께 공자(孔子)의 인생관을 집약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자(朱子)는 이 세 구절을 학문의 시작과 중간, 완성의 단계로 파악하였다.
먼저 깨달은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배운 것을 거듭 익혀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가운데 배우는 기쁨이 있다. 그 배움으로 인한 수양과 덕행이 쌓여 다른 사람에게까지 미치게 되면 믿고 따르는 벗[朋]이 생긴다.
여기서 붕(朋)은 단순한 벗이 아니라 뜻을 함께하는 무리(同類)를 의미한다. 먼 곳에서까지 찾아오니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은 말할 나위도 없으며, 따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나 때로는 남들이 그러한 자기를 몰라주더라도 원망하지 않는 것이 군자이니, 이는 배움의 완성 단계에 이른 진정한 인격자를 뜻한다.
유붕자원방래는 오늘날에도 흔히 사용되는데, 배움의 뜻을 같이한다는 원래의 의미보다는 멀리 있는 친구가 찾아오는 데 대한 반가움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 다음은 이한우의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불역낙호(不亦樂乎)는 무슨 뜻인가?의 글이다.
논어(論語) 책을 열고서 학이시습(學而時習) 불역열호(不亦說乎)를 어렵사리 넘으면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불역낙호(不亦樂乎)’를 만나게 된다.
강의를 하면서 이게 무슨 말이냐고 하면 대부분 익히 알고 있다는 듯이 큰 소리로 대답한다.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과연 그럴까? 공자(孔子)가 과연 그런 뜻으로 한 말일까? 그런 정도의 말인데 논어라는 책의 서두에서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그럴 경우 다시 물어본다. 그러면 가까이에서 늘 만나는 벗이 오면 기뻐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가까이에 있는 벗과 멀리서 찾아온 벗을 차별해서 대우하라는 말일까요? 그때야 상황을 눈치 챈 청중은 웅성 웅성한다.
먼저 우(友)가 아니라 붕(朋)이다. 붕은 벗 중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벗(同志之友)을 말한다. 그 뜻은 열렬하게 애씀(文)을 배워 그것을 틈날 때마다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싫어하지 않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 뜻을 함께하는 벗이 바로 붕(朋)이다. 임금과 신하의 관계에 적용해서 말하면 임금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는 사람이 바로 붕(朋)이다.
그런 붕(朋)이 원(遠)에서 온다? 이건 또 무슨 뜻일까? 임금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측근, 근신(近臣), 후궁 그리고 친족들에게 둘러싸이기 마련이다. 일반 백성들의 공적인 의견이나 비판적인 견해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다.
바로 이럴 때 그냥 그런 신하(具臣)가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붕신(朋臣)이 있어 그가 그런 쓴소리, 비판, 공적인 의견을 듣고 와서 가감 없이 전할 때 성내지 않고 오히려 평소 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고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표정을 지을 때라야 맘껏 신하들은 그 쉽게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임금에게 전달할 수 있다.
임금이 조금이라도 즐거워하지 않는 표정을 지으면 제아무리 신뢰를 받는 신하라도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감히 하기 쉽지 않다.
정리하자면 학이시습 불역열호는 임금에게 스승 같은 신하(師臣)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고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는 임금에게 뜻을 같이하는 벗과 같은 신하(朋臣)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둘은 모두 임금의 겸손한 마음(謙)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에게 벗은 가능한가?
세조 4년 9월 16일(1458년) 의정부에서 하동부원군 정인지(鄭麟趾)를 처벌할 것을 아뢰었다. 이유는 전날 술자리에서 임금인 세조에게 '너(爾)'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미 그전에도 과감한 직간(直諫)으로 문제가 된 바 있었기 때문에 임금을 향해 '너'라고 한 것은 아무리 만취 상태였다 해도 죄를 벗기가 어려웠다. 불경(不敬)은 물론이고 임금을 업신여긴 무군(無君)의 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승까지 지낸 훈구(勳舊) 공신 정인지를 처벌하기는 힘들었다. 1년 넘게 정인지 처벌을 요구하는 상소가 올라왔지만 결국 이 건은 직첩(職牒)을 회수했다가 다시 돌려주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참고로 나이는 정인지가 1396년, 세조가 1417년생이니 정인지가 21세나 많았다. 나이로만 보면 정인지는 세조에게는 벗 같은 신하가 아니라 스승 같은 신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세종 말년에 함께 각종 도서 편찬 작업을 하면서 벗과 같은 뜻을 나눈 바 있었기에 우정의 의미 또한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인지는 그런 마음을 버리지 못해 여러 차례 목이 날아갈 뻔했다.
태조 이성계에게는 성석린(成石璘)이라는 벗과 같은 신하가 있었다. 실록은 그에 대해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태조가 잠저(潛邸)에 있을 때로부터 석린을 가장 중히 여기더니, 왕위에 올라서는 대우함이 더욱 높아서 비록 임금의 마음에 기쁘지 않은 일이 있더라도 석린을 보면 마음이 풀리어 노여움을 그치고 말하면 반드시 들어주었다.
말하면 반드시 들어주었다. 이런 신하가 바로 전형적인 붕신(朋臣)이다. 실록에는 나오지 않지만 야사집 대동기문(大東奇聞)에는 함흥차사(咸興差使)를 최종적으로 해결한 주인공이 성석린이라고 나온다.
1차 왕자의 난 이후에 태조 이성계는 그 일에 분노하여 고향인 함흥 옛집에 거처하고 있었다. 이방원은 여러 차례 사람을 보냈으나 아버지를 모셔오지 못했다.
이에 성석린이 오랜 벗이기도 하여 스스로 갈 것을 청해 함흥으로 갔다. 석린은 과객 차림을 하고서 그 인근을 지나는 척했다. 태조가 이를 멀리서 알아보고서는 환관을 보내 그를 불러오게 했다.
태조와 마주한 석린은 한참 동안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가만히 본론을 끄집어냈다. 그것도 직접 말할 수는 없어 인륜(人倫)의 도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것이 바로 태조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 그대로 유붕자원방래다. 그러나 그는 결코 불역낙호할 수 없었다. 오히려 석린의 방문 의도를 알아차린 그는 낯빛이 변하며 말했다. “네가 네 임금을 위해 비유를 끌어들여 나를 속이려 드는 것이냐?”
이에 석린은 자신의 순수성을 믿어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신이 만일 과연 그런 의도라면 신의 자손 중에 반드시 눈이 먼 소경이 나올 것입니다.”
이 말에 태조는 화를 가라앉히고 마침내 도성으로 돌아와 부자 화해를 했다. 그런데 대동기문(大東奇聞)은 이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끝맺고 있다.
석린의 큰아들 지도(至道)는 소경이 됐고 둘째 아들 발도(發道)는 아들이 없었으며 지도의 아들 창산군(昌山君) 구수(龜壽) 및 그 아들은 모두 배 속에서 소경이 됐다.
결국 아무리 오랜 벗이었다고 해도 한 사람은 임금이 되고 한 사람은 신하가 될 경우 계속 벗과 같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는 오히려 언관(言官) 혹은 간관(諫官)의 역할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유비무환(有備無患),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계란에도 뼈가 있다는 계란유골(鷄卵有骨), 웃음 속에 칼이 들어 있다는 소중유검(笑中有劍),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유구무언(有口無言) 등에 쓰인다.
▶️ 朋(벗 붕)은 ❶상형문자로 고대(古代)에 보배로운 재물(財物)로 삼은 조개를 한 쌍으로 나란히 늘어뜨린 모양을 본떴다. 나란히 계속되는 데서 벗 또는 한패의 뜻으로 되었다. 자패(紫貝) 다섯 개를 끈에 꿴 것의 한 쌍 즉, 열 개의 조개를 일붕(一朋)이라고 한다. ❷상형문자로 朋자는 '친구'나 '무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朋자는 두 개의 月(달 월)자를 나란히 그린 것이지만 사실 ‘달’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朋자의 갑골문을 보면 조개를 엮어 양 갈래로 늘어트린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돈뭉치'를 표현한 것이다. 상(商)나라 때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인들은 귀한 '마노 조개'를 화폐 대용으로 썼었다. 그래서 朋자는 화폐를 묶어 놓았다는 의미에서 '돈뭉치'를 뜻했었다. 하지만 금속화폐가 등장하면서부터는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되어 '벗'이나 '친구'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조개가 서로 연결된 모습이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벗'을 연상시켰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朋(붕)은 ①벗, 친구(親舊) ②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③짝, 같은 부류(部類), 패 ④마을 ⑤두 동이(분량을 세는 단위) ⑥화폐(貨幣) 단위(單位) ⑦떼를 짓다, 무리를 이루다 ⑧같다, 같게 하다 ⑨무너지다(=崩)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벗 우(友)이다. 용례로는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우(朋友),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지(朋知), 벗을 달리 이르는 말을 붕집(朋執), 이해나 주의 따위를 함께 하는 사람끼리 뭉친 동아리를 붕당(朋黨), 나이나 신분이 비슷한 동아리를 붕배(朋輩), 동아리 끼리 어울려 모임을 붕결(朋結), 같이 한 패를 이룬 무리를 붕도(朋徒), 붕당을 지어 자기편을 두둔함을 붕비(朋比), 많은 사람이 작당하여 일어남을 붕흥(朋興), 같이 어울리는 벗을 반붕(朋伴), 옛 친구를 일컫는 말을 구붕(舊朋), 좋은 벗을 달리 이르는 말을 가붕(佳朋), 친구를 달리 이르는 말을 동붕(同朋), 얼굴이나 알고 지내는 정도의 벗을 면붕(面朋), 한데 어울려시를 짓는 벗을 시붕(詩朋), 품격이 높은 벗을 고붕(高朋), 서로 믿는 벗을 신붕(信朋), 좋은 친구를 일컫는 말을 양붕(良朋), 손님으로 대접하는 좋은 벗을 빈붕(賓朋), 서로 마음이 통하는 벗을 심붕(心朋), 술 친구나 술로 사귄 벗을 주붕(酒朋), 친한 벗을 일컫는 말을 친붕(親朋), 붕은 쌍조개의 뜻으로 옛날에 돈으로 쓰인데서 나온 말로 많은 보배를 일컫는 말을 백붕(百朋), 오륜의 하나로 친구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붕우유신(朋友有信), 친구는 서로 착한 일을 권한다는 뜻으로 참다운 친구라면 서로 나쁜 짓을 못 하도록 권하고 좋은 길로 이끌어야 함을 일컫는 말을 붕우책선(朋友責善), 사상이나 이해 따위를 함께 하는 사람끼리 파를 갈라 동아리를 만듦을 이르는 말을 분붕조당(分朋造黨), 같은 스승 밑에서 공부한 벗을 일컫는 말을 동문위붕(同門爲朋),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뜻이 같은 사람을 불러 모음을 이르는 말을 인류호붕(引類呼朋), 고귀한 벗들이 자리에 가득하다는 뜻으로 마음이 맞는 고귀한 벗들이 많이 참석하여 성황리에 모임을 가졌음을 비유하는 말을 고붕만좌(高朋滿座) 등에 쓰인다.
▶️ 自(스스로 자)는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코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사람은 코를 가리켜 자기를 나타내므로 스스로란 뜻으로 삼고 또 혼자서 ~로 부터 따위의 뜻으로도 쓰인다. 나중에 코의 뜻에는 鼻(비)란 글자가 생겼다. ❷상형문자로 自자는 ‘스스로’나 ‘몸소’,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自자는 사람의 코를 정면에서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서는 코와 콧구멍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다. 그래서 自자의 본래 의미는 ‘코’였다. 코는 사람 얼굴의 중심이자 자신을 가리키는 위치이기도 하다. 우리는 보통 나 자신을 가리킬 때는 손가락이 얼굴을 향하게끔 한다. 이러한 의미가 확대되면서 自자는 점차 ‘자기’나 ‘스스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自자가 이렇게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畀(줄 비)자를 더한 鼻(코 비)자가 ‘코’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自(자)는 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부터, ~에서(~서)와 같은 뜻을 나타내는 한자어. 시간이나 공간에 관한 낱말 앞에 쓰임의 뜻으로 ①스스로, 몸소, 자기(自己) ②저절로, 자연히 ③~서 부터 ④써 ⑤진실로 ⑥본연(本然) ⑦처음, 시초(始初) ⑧출처(出處) ⑨코(비鼻의 고자古字) ⑩말미암다, ~부터 하다 ⑪좇다, 따르다 ⑫인하다(어떤 사실로 말미암다) ⑬사용하다, 쓰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몸 신(身),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타(他)이다. 용례로는 제 몸을 자신(自身), 남의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함을 자유(自由), 제 몸 또는 그 자신을 자체(自體), 저절로 그렇게 되는 모양을 자연(自然), 제 몸이나 제 자신을 자기(自己), 자기 목숨을 스스로 끊어서 죽음을 자살(自殺),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스스로 그러한 결과가 오게 함을 자초(自招), 스스로 움직임을 자동(自動), 제 스스로 배워서 익힘을 자습(自習), 자기 일을 자기 스스로 다스림을 자치(自治), 스스로의 힘으로 생계를 유지함을 자립(自立), 자기의 능력이나 가치를 확신함을 자신(自信),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 몸이나 마음을 스스로 높이는 마음을 자존심(自尊心), 어떤 일에 대하여 뜻한 대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스스로의 능력을 믿는 굳센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신감(自信感), 스스로 나서서 하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자발적(自發的), 자기의 언행이 전후 모순되어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을 자가당착(自家撞着), 자신을 스스로 해치고 버린다는 뜻으로 몸가짐이나 행동을 되는 대로 취한다는 말을 자포자기(自暴自棄),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한다는 말을 자강불식(自强不息), 자기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일을 자기 스스로 자랑함을 이르는 말을 자화자찬(自畫自讚), 자기가 일을 해놓고 그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자격지심(自激之心),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 곧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일컫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자기의 줄로 자기를 묶다는 뜻으로 자기가 자기를 망치게 한다는 말이다. 즉 자기의 언행으로 인하여 자신이 꼼짝 못하게 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승자박(自繩自縛), 잘못을 뉘우쳐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도록 함을 이르는 말을 자원자애(自怨自艾), 처음부터 끝까지 이르는 동안 또는 그 사실을 일컫는 말을 자초지종(自初至終),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한다는 뜻으로 마음속으로 대화함을 이르는 말을 자문자답(自問自答), 제 뜻이 항상 옳은 줄로만 믿는 버릇이라는 뜻으로 편벽된 소견을 고집하는 버릇을 이르는 말을 자시지벽(自是之癖) 등에 쓰인다.
▶️ 遠(멀 원)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袁(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袁(원)은 뜻을 나타내는 옷 의(衣)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止(지; 발)를 바탕으로 哀(애, 원)이 합(合)하여 옷이 치렁치렁한 모양이나 옷이 길다는 뜻과, 책받침(辶)部는 움직이는 일에서 나아가는 일의 길게 하다, 길다, 멀어지다, 멀다 등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遠자는 ‘멀다’나 ‘심오하다’, ‘오래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遠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袁(옷 길 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袁자는 옷깃이 넉넉한 옷을 표현한 것으로 ‘옷이 크다’라는 뜻이 있다. 遠자는 이렇게 옷깃이 넓다는 뜻을 가진 袁자를 응용한 글자로 옷깃이 늘어져 있듯이 길이 매우 ‘멀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그래서 遠자는 ‘(길이)멀다’나 ‘멀어지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세월이)오래되다’나 ‘심오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遠(원)은 ①멀다 ②심오(深奧)하다, 깊다 ③많다 ④세월이 오래되다 ⑤멀리하다, 멀어지다 ⑥소원(疏遠)하다 ⑦내쫓다, 추방하다 ⑧싫어하다 ⑨어긋나다 ⑩먼 데 ⑪선조(先祖)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오랠 구(久), 미륵 미(彌), 멀 유(悠), 길 영(永), 멀 하(遐), 멀 요(遙), 멀 료/요(遼), 길 장(長),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까울 근(近)이다. 용례로는 멀고 가까움을 원근(遠近), 시간이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원격(遠隔), 먼 곳으로 싸우러 가는 것을 원정(遠征), 먼 데 것은 잘 보이고 가까운 데 것은 잘 보이지 않는 시력을 원시(遠視),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를 원양(遠洋), 멀리 가서 놂을 원유(遠遊), 중심으로 부터 멀어져 감을 원심(遠心), 아득한 먼 시대를 원대(遠代), 멀리 바라다 봄을 원망(遠望),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교외를 원교(遠郊),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신상을 생각함을 원념(遠念), 장면을 넓게 찍은 영화 필름 또는 사진 따위를 먼 곳에서 넓게 찍는 일을 원사(遠寫), 길고 오랜 세월로 앞으로 오래도록 변함없이 계속됨 또는 어떤 상태가 끝없이 이어짐을 영원(永遠), 공간적으로 까마득히 멂 또는 시간적으로 먼 훗날에나 가능한 상태에 있음 곧 현재나 당장에는 불가능한 상태에 있음을 요원(遙遠), 지내는 사이가 두텁지 않고 버성김 또는 서먹서먹함을 소원(疏遠), 멀고 높음 또는 고상하고 원대함을 고원(高遠), 동떨어지게 멂을 격원(隔遠), 한없이 멀고 넓음을 광원(廣遠), 몹시 오래 됨을 구원(久遠), 이어져 내려온 시간이 오램을 면원(綿遠), 거리가 멀지 아니함 또는 닥칠 시일이 오래지 아니함을 불원(不遠), 아주 아득하게 오램을 창원(蒼遠), 멀리 바라봄을 망원(望遠), 눈이 미치지 않은 만큼 까마득하게 멂을 묘원(渺遠), 먼 데 있는 물은 가까운 데의 불을 끄는 데는 쓸모가 없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멀리 있는 것은 급할 때에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원수근화(遠水近火), 먼 데 있는 친척은 가까운 이웃만 못함을 이르는 말을 원족근린(遠族近隣), 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쳐서 점차로 영토를 넓힘을 일컫는 말을 원교근공(遠交近攻), 화를 멀리하고 복을 불러 들임을 일컫는 말을 원화소복(遠禍召福), 먼 곳에 있어서 올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원막치지(遠莫致之), 파랗게 그린 먼 산 같은 눈썹이라는 뜻으로 미인의 눈썹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원산미(遠山眉), 공경하되 가까이하지는 아니함 또는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속으로는 꺼리어 멀리함을 일컫는 말을 경이원지(敬而遠之), 날은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이미 늙어 앞으로 목적한 것을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는 말을 일모도원(日暮途遠),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앞으로 갈 길이 아득히 멀다는 뜻으로 목적하는 바에 이르기에는 아직도 남은 일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전도요원(前途遙遠),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등에 쓰인다.
▶️ 方(모 방/본뜰 방, 괴물 망)은 ❶상형문자로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쟁기의 모양이다. 두 사람이 가지고 갈기 때문에 '좌우(左右)', '한 줄로 늘어 놓다', '비교하다'의 뜻에서 다시 '방향(方向)', '방위', '방법(方法)' 등 여러 가지 뜻으로 변하였다. 方(방)자의 기원(起源)은 통나무배 두 척을 나란히 한 모양이라고도 하며, 또 십자가에 못박은 모양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그러나 하여간 方(방)과 万(만)이 붙는 글자와의 뜻에는 좌우(左右)로 넓어진다는 점이 닮았다. ❷상형문자로 方자는 '네모'나 '방위', '방향', '두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方자는 소가 끄는 쟁기를 그린 것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손잡이와 봇줄이 함께 그려져 있다. 밭을 갈 때는 소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方자는 '방향'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밭이 사각형이었기 때문에 '네모'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方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우측 변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만약 좌측 변에 方자가 있다면 이것은 '깃발'을 그린 㫃(나부낄 언)자가 생략된 것이다. 상용한자에서 方자가 부수로 지정된 글자들은 대부분이 㫃자가 생략된 것이다. 그래서 方(방, 망)은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위(方位)를 나타나낸 말 (2)편지에서 어떤 사람 이름 아래 붙이어, 그 집에 거처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말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모, 네모 ②방위(方位), 방향(方向) ③나라, 국가(國家) ④곳, 장소(場所) ⑤도리(道理), 의리(義理) ⑥방법(方法), 수단(手段) ⑦술법(術法), 방술(方術) ⑧처방, 약방문 ⑨법(法), 규정(規定) ⑩쪽, 상대방 ⑪목판(木板) ⑫둘레 ⑬바야흐로, 장차(將次) ⑭두루, 널리 ⑮모두, 함께 ⑯본뜨다, 모방하다 ⑰바르다 ⑱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비교하다 ⑲대등하다, 동등하다 ⑳나란히 하다 ㉑떳떳하다 ㉒이삭이 패다 ㉓차지하다 ㉔헐뜯다 ㉕거스르다, 거역하다 그리고 ⓐ괴물(怪物)(망)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둥글 원(圓)이다. 용례로는 일을 처리해 나갈 방법에 관한 일을 방안(方案), 앞으로 일을 치러 나갈 방향과 계획을 방침(方針), 어떤 곳을 향한 쪽을 방향(方向), 일이나 연구 등을 해나가는 길이나 수단을 방법(方法), 일정한 방법이나 형식을 방식(方式), 어떤 지역이 있는 방향을 방면(方面), 사방을 기본으로 하여 나타내는 그 어느 쪽의 위치를 방위(方位), 그때그때의 경우에 따라 일을 쉽고 편하게 치를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방편(方便), 방법과 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방책(方策), 일에 대한 방법과 도리를 방도(方道), 일을 해 나갈 방법과 계략을 방략(方略), 바로 이제나 지금을 방금(方今), 모난 것과 둥근 것을 방원(方圓), 어느 방면의 땅을 지방(地方), 병의 증세에 따라 약재를 배합하는 방법을 처방(處方), 나라의 경계가 되는 변두리 땅을 변방(邊方), 중심의 뒤쪽을 후방(後方), 이제 방금이나 지금 막을 금방(今方), 가까운 곳을 근방(近方),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행방(行方),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의술의 방법을 한방(韓方), 온갖 방법이나 갖은 방법을 백방(百方),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방(公方), 네모난 자루에 둥근 구멍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방예원조(方枘圓鑿), 바닥이 네모난 그릇에 둥근 뚜껑이라는 뜻으로 일이 어긋나고 맞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방저원개(方底圓蓋), 한창 자라는 나무는 꺾지 않는다는 뜻으로 앞길이 창창한 사람을 박해하지 말라는 말을 방장부절(方長不折),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등에 쓰인다.
▶️ 來(올 래/내)는 ❶상형문자로 来(래/내)는 통자(通字), 간자(簡字), 倈(래/내)는 동자(同字)이다. 來(래)는 보리의 모양을 나타낸 글자이다. 아주 옛날 중국 말로는 오다란 뜻의 말과 음(音)이 같았기 때문에 來(래)자를 빌어 썼다. 나중에 보리란 뜻으로는 별도로 麥(맥)자를 만들었다. 보리는 하늘로부터 전(轉)하여 온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래서 오다란 뜻으로 보리를 나타내는 글자를 쓰는 것이라고 옛날 사람은 설명하고 있다. ❷상형문자로 來자는 ‘오다’나 ‘돌아오다’, ‘앞으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來자는 人(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來자의 갑골문을 보면 보리의 뿌리와 줄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來자는 본래 ‘보리’를 뜻하던 글자였다. 옛사람들은 곡식은 하늘이 내려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來자는 점차 ‘오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來자가 이렇게 ‘오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夂(뒤져서 올 치)자가 더해진 麥(보리 맥)자가 ‘보리’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來(래)는 ①오다 ②돌아오다 ③부르다 ④위로하다 ⑤이래 ⑥그 이후(以後)로 ⑦앞으로 ⑧미래(未來) ⑨후세(後世) ⑩보리(볏과의 두해살이풀)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갈 거(去), 갈 왕(往), 머무를 류/유(留)이다. 용례로는 올해의 다음 해를 내년(來年), 오늘의 바로 다음날을 내일(來日), 죽은 뒤에 가서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내세(來世), 다음에 오는 주를 내주(來週), 겪어 온 자취를 내력(來歷), 후세의 자손을 내예(來裔), 외국인이 한국에 오는 것을 내한(來韓), 적이 습격해 오는 것을 내습(來襲), 오고 가고 함을 내왕(來往), 손님이 찾아옴을 내방(來訪), 와 계신 손님을 내빈(來賓), 찾아 오는 손님을 내객(來客), 와 닿음을 내도(來到), 남에게서 온 편지를 내신(來信), 다음에 다가오는 가을을 내추(來秋), 어떤 결과를 가져옴을 초래(招來), 아직 오지 않은 때를 미래(未來), 금전을 서로 대차하거나 물건을 매매하는 일을 거래(去來), 앞으로 닥쳐올 때를 장래(將來), 가고 오고 함을 왕래(往來), 그 뒤로나 그러한 뒤로를 이래(以來), 사물의 내력을 유래(由來), 변하여 온 사물의 처음 바탕을 본래(本來), 이르러서 옴이나 닥쳐 옴을 도래(到來), 오는 사람을 막지 말라는 내자물거(來者勿拒), 오가는 사람을 내인거객(來人去客), 오는 사람을 금해서는 안 됨을 내자물금(來者勿禁), 올 때는 갈 때의 일을 모른다는 내부지거(來不知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