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AC 밀란과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이 양구단의 위상과 시점이 묘하게 맞물려 의미가 확대되어가는 분위기다.
양팀은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AC 밀란의 홈구장 산시로서 2005-06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달 있었던 1차전서 1-1 무승부를 거둬, 2차전은 AC 밀란에게 다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구단간의 격돌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양팀간의 대결은 지난 2일 평가전서 독일이 이탈리아에 4-1로 참패한 뒤 열리는 경기라는 점에서 축구팬들의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즉 이번 대결은 챔피언스리그 8강행 티켓을 다투는 경기일 뿐만 아니라 양국 대표팀의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 것.
양팀 모두 자국 대표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국가간의 대결 구도를 띄며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형국이다. 바이에른은 골키퍼 올리버 칸을 비롯해 미카엘 발락, 필립 람,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세바스티안 다이슬러 등이 독일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AC 밀란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알렉산드로 네스타, 젠나로 가투소, 안드레아 피를로 등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친선전서 대패해 개최국의 체면을 단단히 구긴 독일이 2차전을 더욱 벼르고 있는 분위기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들은 '이탈리아에 대한 설욕전', '명예를 지켜라', '클럽에서 수치를 만회하는 것은 의무다'는 자극적인 문구로 바이에른에게 선전을 당부하고 있다.
바이에른의 붙박이 수문장 올리버 칸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듯한 모습. 칸은 "이탈리아서 앞으로의 상황을 확실히 해야 한다. 독일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며 자존심 회복의 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명예 회복'이라는 당위와 함께 칸은 지난 2000-01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장소가 산시로 스타디움임을 강조했다. 당시 바이에른은 결승전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발렌시아를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우승의 주역이었던 칸은 "산시로는 우리들의 스타디움이다. 결전에 나서자"며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했다.
대표팀이 실추시킨 명예를 대신 회복하라는 독일팬들의 염원을 짊어지고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산시로에 입성하는 바이에른이 어떤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MBC ESPN에서는 양팀의 대결을 오는 9일 오후 2시에 녹화 방송할 예정이다.
조병호 기자 coloratum@imbc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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