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시 검경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
지난달 서울구치소 면회를 간 일이 있었다. 시국 사건 관련 재판을 받고 있는 언론계 선배 A는 지난 7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자신의 삶에 거리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자신한 A는 검찰의 손에 모든 것을 순순히 내줬다. 가족에 따르면 A는 "이번 기회에 너희들이 탈탈 털어봐라. 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자신만만해 했다는 것이다.
A를 잘 아는 선배 B는 개탄했다. 그는 이런 수사를 당해 본 전력이 있었다. 그의 변호사 C는 어느날 A가 압수수색 당하는 모습을 TV에서 지켜본 뒤 혀를 끌끌 찼다고 했다. "영장에 적시된 내용과 관련된 물품을 압수수색하는지 변호인이 입회해 일일이 따져 보아야 한다. 그들 손에 모든 것이 넘어가면 어느 것이 튀어나와 내게 흉기로 들이밀어질지 알 수가 없다."
지난 여름 대북송금 관련 사건 재판을 지켜보며 검찰이 온갖 자질구레한 내용까지 들추며 집요한 공격을 퍼붓는지 보고 기함한 일이 떠올랐다.
해서 평소에 자신만만한 삶을 살았더라도 법적 대리인으로 선임할 변호사 이름 몇 정도는 꼽아 놓고 가족들과 공유하고, 압수수색을 당할 때 행동요령 같은 것을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0일 유튜브 '매불쇼'를 시청하다 '고발 사주' 사건의 공익 제보자 조성은 씨가 했던 조언도 새겨들을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 조씨는 압수 당한 휴대폰의 포렌식 과정에 참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알고 있어서 휴대폰 포렌식을 진행하는 대검찰청과 지방검찰청에 나가 명절 연휴 사흘 연속 하루 8시간 가량 복구 과정을 지켜보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내용이었는데 본인이 주장해 이제는 많은 사람이 그런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털어놓는 것이었다.
검사가 그랬단다. "많이 힘들실텐데, 굳이 안 그러셔도 되는데"라고. 사실 검찰은 귀찮아서라도 이런 절차에 대해 고지하고 안내하지 않을지 모른다.
정말로 일반인들은 경황이 없어서, 잘 몰라서 이런 권리를 챙길 생각을 못한다. 자신을 변호할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절차이니 유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