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아라시가 퇴방 교도소에 들어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면서 아라시는 점점 피플, 유에와 친하게 지냈고, 한신 간수의 엄한 지휘에도 어느정도 익숙해진 듯했다. 비화의 "악(惡)모드"도 이젠 그다지 당황스럽지도 않고…. 알고 보니 지처라는 사람은 일전에 자신의 숭배교를 무단으로 건설하다 발각되어 잡혀 들어왔는데, 지금은 감옥에 있어서 그렇지 실상 밖으로 나가면 자신을 아직도 숭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지처의 주장이다. 아라시는 그 말이 곧잘 믿기진 않았지만 지처의 옆에서 항상 같이 다니는 민우라는 사람을 보면, 그 말은 사실인 것 같기도 했다. 민우는 지처와는 커플지간이다. 지처 숭배교의 한 일원이기도 하다가 지처가 잡혀 들어오자 자신도 따라 들어와버린 것이다.
"근데 민우오빠는 어떻게 들어 온 거야?"
"민우는 나를 따라 감옥에 오고 싶어서, 천연기념물 "퇴마곰"을 잡아먹었단다.^-^ 역시 날 숭배해서지. 으하하."
아라시는 지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민우를 자세히 보면……곰과 닮았다-_-a
"아라시!"
그 때, 맞은편 「현암」감옥에서 비가의 얼굴이 튀어나왔다. 그러고 보니 비가를 참 오랜만에 본다. 아라시는 기뻐서 고개를 돌렸다. 비가가 엄청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감옥에도, 스콜피온 일원이 왔어!"
스콜피온이라면 어린 아이들을 세뇌하여 전문 킬러로 육성시킨다는, 그 집단을 말하는 것이였다. 얼마 전에도 아라시가 있는 감옥에 스콜피온의 메이커 격인 피플이 들어왔고, 국내에서도 그리 확보되지 않은 집단이라 그들은 무기징역이었다. 그런데 「현암」감옥에도 스콜피온의 일원이 들어왔다니. 아라시는 비가가 있는 쪽으로 가까이 갔다.
"안녕하세요. 중국에서 온 월화어수(월화어수)라고 해요^-^* 스콜피온의 회원이었어요. 잘 부탁해요."
피플의 첫인상과는 대조되도록 조용한 월화어수는 11살이었다. 월화어수는 지금 사람들에게 자신의 명함들을 나눠주며 소개를 하고 있었는데, 희야가 월화어수에게 다가가더니, 지그시 어깨에 손을 얹고 물었다.
"…너, 기를 믿니?…."
"……?"
비가는 잔뜩 화난 얼굴이 되어서 희야를 끌고 와야 했다. 아라시의 옆에 있던 유에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요즘들어 암살조직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네. 다른 감옥에도 몇 명 들어왔다던데."
"음…. 저기 유에, 나 다른 감옥에도 한번 가보고 싶어."
"응? 그러려면 혀니(눈물나는 날에는...)간수에게 허락을 맡아야 해. 허가증을 가져야만 교도소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거든. 물론 바깥 출입은 안되지만."
"혀니간수?"
"응. 자, 날 따라와. 바깥에 한신 간수한테 혀니간수에게 간다고 말해야지."
유에가 아라시의 손을 잡아 끌며 한신 간수를 부르자, 한신 간수가 곧 다가왔다. 유에가 뭐라 설명을 했더니, 한신 간수는 아라시를 한번 쳐다보더니 혀니 간수의 방을 알려주었다. 혀니 간수의 방은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잠시 아라시는 생각했다. 이렇게 한신 간수에게 혀니 간수에게 가는 것이라고 해놓고, 몰래 감옥을 빠져나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다. 간수들이 감시하지 않더라도 주위엔 감시 카메라들이 눈에 불을 키고 작동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아다니고 싶다고 해서 무조건 그렇게 해주는 건 아니니까, 혀니 간수에게 어떻게든 잘 보여야 해. 알았지?"
혀니 간수의 방에 들어서기 전, 유에가 아라시에게 당부했다. 아라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에가 문을 열자, 책상에 앉아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는 혀니 간수의 모습이 보였다. 둘이 들어서자 혀니간수의 눈이 치켜올라가며 딱딱한 목소리가 나왔다.
"뭔가?"
"저기, 저희는 11306, 16453번입니다. 감옥 순회증을 받고 싶은데요."
유에가 잔뜩 긴장한 채 말하자 혀니 간수가 잠시 무슨 목록을 흩어보는 것 같더니, 안경을 고쳐썼다.
"유에, 아라시…. 흐음. 감옥 순회증? 음……. 좋아. 아라시는 들어온 지 일주일밖에 안되었으니 감옥들에 적응을 해야겠지. 대신에 그만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자, 여기 순회증."
의외로 쉽게 승낙을 하며 혀니 간수가 쥐어주는 두 개의 순회증에 유에와 아라시는 어정쩡한 자세로 받았다. 그리고 다시 방을 나섰고, 유에가 아라시를 보며 말했다.
"왠일로 혀니 간수가 이렇게 쉽게 승낙을 하다니, 아라시 네가 맘에 들었나봐."
아라시에게는 유에의 말이 곧잘 들리지 않았다. 순회증이라니! 이것만 있으면 오늘 하루 동안은 감옥을 맘대로 돌아다녀도 꺼릴 것이 없다는 얘기였다. 아라시는 벅찬 마음에 순회증을 꼬옥 쥐었다.
"우리 어디부터 갈까?+_+"
"음…. 「상준」감옥에 가보고 싶기도 하지만, 우선 「현암」감옥으로 가자. 오늘 「상준」감옥은 노동하러 갔거든."
"그래!!>_<;;"
둘은 단숨에 「현암」감옥에 다다랐다. 아라시는 감옥 안에 비가와 희야가 있는 것을 보고 반가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그것을 발견한 비가가 "어, 너?"하는 몸짓으로 걸어왔다. 희야도 따라 왔다.
"너희, 순회증 얻었구나! 이야, 나는 아직 몇 일 더 남았는데."
순회증은 이주일에 한번 얻을 수 있었다. 비가는 아쉬운 표정으로 둘을 바라보더니, 감옥 사람들을 다 만나보고 싶다는 아라시의 말에 자기 감옥 사람들을 소개했다. 떠들썩한 감옥 분위기를 비가가 몇 번 박수로 이끌었다.
"자, 자! 모두 여기를 주목해라―! 여기, 「승희」감옥에서 온 두 명의 죄수들이 우리와 만나보고 싶다잖아! 어서 한 명씩 걸어나와라. 그리고 똑부러지게 자기 소개를 하자."
비가의 시원스러운 말에 모두들 흥미를 가지고 아라시와 유에에게 다가왔다. 먼저 아라시와 그다지 나이차이가 커보이지 않는 여자아이가 왔는데, 그녀의 이름은 카즈하(나우)라고 한다.
"안녕! 나는 그냥 카즈하라고 불러^-^* 아라시라고 했지? 네 얘기는 대충 들었어, 비가 언니한테. 아이큐가 200이라며? 세상에…. 한번 만나보고 싶었어+_+!"
"으응! 앞으로 자주 만나자^-^*(싱긋)"
빨간 머리의 카즈하 다음에는 남자 두 명이 어슬렁 기어나왔다. 그 둘의 이름은 영훈(빛속에 존재하는 어둠..Shadow), 인드라(indra83)였다.
"아라시, 안녕. 나는 영훈. 이 쪽은 인드라. 우린 같이 감옥에 들어왔어. 같이 정신병원을 탈출했거든."
"아아, 같이 의사도 죽이고."
"……;; 그래; 반가워어;"
어쩐지 이상한 두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영훈의 시선이 갑자기 유에에게 가더니 돌연 놀란 빛을 띄는 것이었다.
"오오…! 그대는 내 평생 한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레이디……!! 자, 이름이 뭐라고? 유에라고?"
";;;;뭐, 뭐야?;"
갑작스런 영훈의 태도에 당황한 유에가 얼굴이 새파래졌다.
"훗. 겁낼 것 없소. 내 이미 의사 한 명으로 인해 손에 피를 묻혔지만, 그보다 더 붉은 이 장미로 그대를 사로잡으……."
어디서 꺼낸 건지 모를 붉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말을 잇던 영훈이 별안간 풀썩 쓰러졌다. 그 뒤에는 인드라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얼얼한 손을 문지르며 서 있었다.
"나 원참. 발작이 또 일어났군."
옆에서 비가가 인드라에게 "걔 또 발작이야?"라고 묻고 있었고, 인드라는 말 없이 영훈을 들쳐업더니 아라시와 유에에게 고개를 돌렸다.
"미안하다. 이 녀석이 원래 발작증세가 여럿 있어."
"아, 아니. 괜찮아…;"
순간 첫날에 폭주했던 한이를 잠재운 비화를 연상케 했다. 물론 폭주와 발작은 다르지만, 그것을 잠재우는 방법이 어째 같다고 생각하는 아라시였다. 인드라가 영훈을 들쳐업고 가버리자, 곧 그 자리에 연희(『blueⓘ™』)가 들어섰다.
"안녕^-^"
"아, 안녕…; 나는 아라시. 그리고 이 쪽은 유에야."
"그래. 나는 연희. 연희라고 불러:D 싫으면 블루아이. 블루아이로 부르던가:D"
그녀의 말에 유에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라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표정을 알아챈 연희가 순간 상처받은 얼굴을 하고 우울한 눈을 하였다.
"나를 이해 못했구나……그래. 네들이 레몬과자와 사과벌레의 차이를 알 리가 없지…."
"???;;"
유에와 아라시가 점점 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연희는 결국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며 울부짖었다.
"모르지?! 정녕 모르는 거지? 너희가, 너희가 죠리퐁 한 개 당 칼로리를 알아?!! i0i"
"어, 언니! 울지마! 나는, 나는 믿어!! iㅁi! 기를 믿는다구!!!"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갑자기 희야가 덩달아 눈물을 흩뿌리며 연희의 손을 잡자, 연희가 감동 어린 시선으로 희야를 바라보았다.
"희야야!! 흐윽!! 나도…. 나도 믿어. 죠리퐁을 하루에 801개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믿는 다구!!"
"연희언니!!"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부둥켜 안자, 연희와 희야의 주위에서 분홍빛 오오라가 피어올랐다. 간혹 죠리퐁이 둥둥 떠 다니는 것 같기도 했다. 아라시는 경직된 몸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유에는 아라시 몰래 눈물을 훔쳐내며 혼자 중얼거렸다. 정말 멋진 자매야. 비가는 벌레 씹은 표정으로 연희와 희야를 한 대 씩 때리더니, 곧 어딘가로 끌고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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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처음 퇴방 감옥을 썼을 때 (지금은 수정판 겸 재개지만)
희야언니 대신 연희님을 넣었었죠. 사기꾼으로(...)
그런데 연희님이 훌쩍 잠수를 하시, 하시는 듯 해서 (??)
그래서 희야언니를 넣었었어요.
그런데 연희님이 다시 퇴방에 모습을 드러내시고 퇴방 출연을 원하셔서
왠지 죄송한 마음에 얼른 집어넣었습니다; 으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