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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
가영이를 만나 한석봉 그에 관한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지만 갑작스레 집에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다음으로 미뤄둬야만했다. 집으로 가는 내내 자현은 엄마한테서 아빠가 아현이 때문에 굉장히 화가 많이 났다는걸 듣고 걱정이 되었다. 그러게 오늘 아빠오기전에 집에 들어가라고 그렇게 타일렀는데…
"아빠는?"
"서재에 있어, 아현이하고 애기중이야."
"아현이 안갔어? 내가 아빠오기전에 가라고 했는데…"
"이번엔 단단히 삐진건지 들어먹을 생각을 안하더라니깐."
"당장 이혼해!"
그때 서재방에서 그녀의 아버지의 화난 목소리가 거실까지 들려오자 그녀의 모친인 안여사의 표정은 좋지가 못했다. 자현도 왠만해서는 이혼이라는 말을 하지않던 아버지가 이혼하라는 말에 일이 심각해졌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너희 아버지 단단히 화가났나보다, 아현이 어떡하니?"
"뭘 어떡해, 한번쯤 아현이도 당해봐야돼-"
"넌 동생을 이혼녀로 만들고 싶니?"
"그럼 나더러 어쩌라고! 지금 아빠귀에 내 말이 들어오겠어?"
안여사는 한순간에 작은딸을 애딸린 이혼녀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남편이 화가 풀리기를 바랬다. 서재안에서는 남편의 이혼하라는 말소리 말고는 아무소리도 들리지않았고, 아무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왜 안에 아무 반응이 없는거지? 자현아 너가 좀 들어가봐-"
"아빠허락없이 서재에 들어가는거 싫어하는거 알면서 나보고 들어가라고?"
"아으, 정말 궁금해죽겠네-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그렇게 10분째 서재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않았고, 자현과 안여사는 거실에서 불안에 떨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더니 하나뿐인 동생 작은딸의 남편인 한주가 땀을 뻘뻘흘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최서방!"
"최한주!"
"장모님 하아, 그동안 잘 지내셨죠?"
"잘지냈지, 아현이 일만아니면…"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한가봐요."
"부족이시고간에 들어가봐, 아빠 화 많이 났어."
"안그래도 장인어른 전화받고 오는길이야."
"너희 둘 좋아해서 한 결혼이면 행복하게 잘 살아야되는거 아니야?"
"…"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면 집으로 오는 아현이 이제 오지않게 좀 해줘! 부탁이야."
"알았어, 그렇게할께-"
그리곤 한주는 서재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한주는 자현과 동갑내기 친구였다. 처음 한주를 집에 데리고 온날 아현이 반했다면서 끈질기에 한주를 쫒아다녔고, 한주는 그런 아현이에게 점점 빠져들었다. 그리고 둘은 단 하룻밤 자버린게 덜컹 아이를 가져버리고 말았고, 배가 좀더 불러오기전에 결혼을 해야겠다싶어 부모에게 욕을 먹으며 어렵게 결혼에 성공을 해버렸다.
언니보다 동생이 먼저 시집을 간게 맘에 걸린 아현이에게 자현은 괜찮다며 행복하게 살면된다고 말하며 승낙을 해주었는데 결혼하고 몇주도 지나지않아 신혼부부는 싸웠고, 그대로 아현은 친정으로 도망쳐온게 이로써 세번째였다.
"여보 진짜로 애들 이혼시킬 생각은 아니시죠?"
"왜 내가 못시킬꺼같아?"
고중현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작은딸이 환하게 웃으며 자기를 반기고 있자 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분명 또 최서방과 싸우고 집으로 도망 아닌 도망온것이라는 생각에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갔다. 전에 그렇게 충고를 해줬는데 그게 몇일이 지났다고 또다시 이렇게 자기말을 무시하고 자기를 향해 웃고 있는건지…
그는 옷도 갈아입지않고 막내딸 아현을 자기 서재로 데리고 들어갔다. 그래서 모든 가족들은 저녁을 원래시간보다 한시간 늦게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다들 자리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안여사가 고중현한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물었고, 고중현 입에는 설마가 설마가 되어버리자 고중현을 빼고 모두 흠칫 할 수밖에 없었다.
"아빠 한번만 봐주세요, 아현이 아직 어리고 아직 철이 덜…"
"스물셋이면 옛날엔 애가 둘이었어!"
자현이 아버지의 화를 풀어주기위해 말한건데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고, 아현은 자현이를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았다.
'언니는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날 도와주는거라구우!'
"전에 분명 또한번 이런일 있으면 이혼하라는 내 말 듣지못한건가!"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여보 나머지는 밥먹고 애기해요, 애들 배고프겠어요."
안여사는 지금 굉장히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그냥 밥 다먹고 애들 이야기를 꺼낼것을 괜히 밥먹는중에 애들 밥 제대로 먹지못하게 이야기를 꺼낸게 무척이나 후회하고 있는 중이었다.
고중현은 아내말에 자기도 배가 고팠기에 밥먹고 마저 이야기하자고 생각하며 헛기침을 한 뒤 마저 뒤늦은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 이러다가 애들 이혼하게 되는건 아니겠지?"
"말이라해도 그런소리마! 어서 이거들고 나가봐-"
안여사 손에 들려진 쟁반에는 사과와 칼, 그리고 접시위에 포크가 있었다. 자현은 알겠다며 안여사한테서 받은 쟁반을 들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로 나가니 세사람의 분위기는 정적 그 자체였다. 왠지 이 분위기를 깨뜨리면 모든 눈들이 자기에게 쏠릴까봐 자현은 조심히 탁자위에 접시를 올렸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앉아 사과와 칼을 들어 깍기시작했다.
"고아현! 너 정말 이혼하고 싶은거냐-"
"…"
"살다보면 너희들처럼 아주 사소한일로 싸울 수있어, 그동안 서로 다르게 살아왔으니깐."
"…"
"하지만 아현이 넌 이제 어린애가 아니다. 몇달후면 넌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거야."
"…"
고중현말에 아현이와 한주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아현이는 아버지 고중현말에 이제 곧 아이 엄마가 되니 처신을 잘해야한다는걸 알고있었다. 하지만 뭔가가 억울했다. 자기 친구들은 소개팅이다뭐다 나이트도 가고 여행도 다니는데 자기는 젊은 나이에 아이를 가져 맘대로 하지 못하는게 너무나도 억울했었다. 그래서 점점 더 배가 부르기전에 자유를 만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죄송해요, 아버지-"
"그 애가 10번도 넘게 들었어, 아무리 싸워도 둘이 알아서 해결해- 무작정 집으로 도망쳐온다고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거야-"
"…네."
"최서방 오늘 아현이 데리고 집으로 들어가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장인어른 아현이 그냥 이곳에 있게해주세요."
"오빠!"
"집에 가봤자 제가 밤 늦게 들어오면 집에 아현이 혼자 있어야됩니다. 그럴바에 장모님하고 같이 있는게 아현이나 뱃속에 아이한테나 좋은거 같습니다."
"오빠…"
"저 때문에 아현이가 고생하는 거 같아서 전부터 맘이 편치않았습니다. 장인어른 아현이가 아이 낳을때까지만 여기 있게 해주십시요."
의외의 멋진 모습에 자현은 한주를 새롭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현이가 얼마나 사랑받고 살아왔는지도 알꺼 같았다. 근데 그런 한주를 힘들게 하다니 자현은 아현이가 아직 철이 덜 들었다며 한주가 오늘따라 불쌍해보였다. 아현 역시 한주말에 감동먹은 표정을 지으며 한주를바라보았다. 그리고 자기가 그동안 생각이 짧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한주에게 잘하리라고 맘 먹는 그녀다.
결국엔 남편따라 집으로 갈꺼면서 왜 집안 시끄럽게 만든건지, 자현은 손을 흔들며 아현이에게 다시는 오지마렴이라는 눈빛을 보내며 배웅해주었다. 어제 땅바닥에 자서 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오늘은 잠은 잘 잘수있을꺼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자현이다. 하지만 자현은 문자한통으로 인해 좋았던 기분이 다시 사라져버렸다.
[내일 나 퇴원- 일마치고 곧바로 우리집으로 올것! 안오면 합의없음.]
"아악- 완전 날강도가 따로없어!"
-
"사람 일하는데 꼭 불러야 속이 시원하냐-"
"그럼 이 몸으로 나혼자 갈까? 불쌍하게?"
"너 체면 세울려고 일하는 나를 불렀다 이거냐? 너 내년이면 서른이다. 철좀 들어!"
"시끄럽고, 냉장고안에 있는 음료나 들고 따라와."
"나두고 가지 그걸 꼭 들고 가야되냐?"
"집에가서 마실꺼야, 잔말말고 들고 따라오기나해-"
그리곤 석봉은 목발을 의지한채 병실에서 나갔다. 비록 이틀 병원에 있었지만 그 이틀동안 석봉은 너무 답답했다. 병원에서는 더 있어야한다고 했지만 통근치료를 하겠다며 여기선 너무 답답해서 못있겠다고 말한뒤 억지로 퇴원을 받아낼 수 있었다.
"너 달동네에서 이사좀 가라. 내 얼굴 좀봐 완전 땀으로 가득하잖냐- 땀흘리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래서 넌 운동부족이야. 너 요새 뱃살 많이 나온거 알지?"
"넌 꼭 사람 약점을 그렇게 말해야 속이 시원하냐?"
"친구니깐 충고해주는거야, 제수씨가 네 뱃살보고 뭐라고 안하냐?"
"내 마누라는 내 뱃살까지도 사랑한다더라, 후훗,"
"잘났다. 음료 냉장고에 넣어두고 넌 그만 가라."
"야 기껏 들고와줬는데 차 대접은 안해주냐?"
"내 이꼴보고 그런말이 나오냐? 솔직 주고싶지않지만 음료하나 빼내서 마시던가."
"넌 스크루지보다 더 독한 구두쇠야! 나 간다!"
민형은 음료를 냉장고에 다 넣고 그대로 석봉이 집에서 나가버렸다. 민형이 나가고 혼자 남은 석봉은 이틀전 이불을 펴놓고 그대로 나가버린 그대로인 방에 들어가 이불위로 자리를 잡고앉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탈출했다는 기쁨에 집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을 지금 절실히 느끼고있는 순간이었다.
"역시 집이 최고야~"
#전편에 댓글을 남겨주신…
별의달 님 댓글 감사드려욤~
첫댓글 ㅋㅋㅋ 계속 독파중 근데 한석봉 넘 한거 아님 .. 남자가 치사하게 ㅋ
러키걸 님 댓글 감사드려욤>_< 석봉이가 좀 치사하긴 하죠, ㅎㅎ 석봉이의 활약도 계속 지켜봐주세욤^^
석봉 아버지에게 매달리기 싫어서 독한 모습을 보이는가 본데 거기에 자현이 걸린 거네요 ㅋㅋㅋ
또또아 님 댓글 감사드려욤>_< 석봉이 아버지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죠, 아마도 자현이가 석봉과 아버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