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둑에 주저앉아
이은상
문득 보니 미국 병정
총 들고 길 앞을 막네
미군의 담당구역이라
통행증을 보이라 하네
남한 쪽
분계선 안에서마저
자유 없는 이 지역!
산도 내 산이요
강도 내 강인데
날더러 그 누구 앞에
무슨 증표 뵈란 말요
강둑에
주저앉아서
목을 놓고 울어버린다
지지리도 못난 주인아
네 강산 보기가 부끄러우냐
정녕 부끄럽거든
고개 숙이고 지나가렴
말 없이
돌장승처럼
눈 내려감고 서 있는 사람
언덕에서 내려다 뵈는
악마의 골짜기 군사분계선
옛날엔 남북으로
기차 다니던 정거장 자리
레일은
우거진 잡초 속에
가로누운 채 잠들었고
녹슨 레일 위에
괴물 같은 저 기관차
벌떡 일어나 우렁차게 울어
이 적막한 하늘 못 흔드느냐
지금 곧
북으로 북으로
냅다 한 번 달리자꾸나
첫댓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