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둥아~~ 밥묵게 어서 온나"
너른 마당에 초가집을 잇고 마루가 있는 시골에서
팽이치기를 하던 오래전 어느날.. 엄니가 밥 먹자고 부르신다.
작은 상에 반찬이라고는 된장에 싱싱한 풋고추, 푸짐한 엄니표 김치.
그리고 지금은 볼 수 없는 큰 고봉에 보리밥이 한 그릇이다.
시원한 찬물에 보리밥을 말아 풋고추에 찍어먹던 그 시절..
참 가난하고 힘들었던 우리 시절이지만 그래도 마음은 행복했던 것 같다.
어려워도 자식세끼 끼니는 꼬박 꼬박 챙겨주시며 굶기지 않으리셔는 엄니와
하루 일을 마감하시고 막걸리 한사발에 얼큰히 기분 좋은 취기가 오르시면
10원 짜리 동전 하나 던져주시며 "이놈 많이 컸네" 하시며
늦둥이 궁둥이를 한번 두들겨 주시던 아버지..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책보를 등에 메고 10리를 걸어 학교를 다닌 것 같다.
친구 중에 귀한 따르릉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녀석이 있는데
왤케 부럽고 심통이 나던지...
학교에서 급식빵을 신청해서 먹던 몇 안되는 친구 중에 그 자전거 친구에게
빵 한조각 얻어 먹을까 싶어 비우 맞추고 아양 딸던 내 모습도 그저 추억으로 남는다.
동네에 유일하게 tv가 있던 그 친구집에는 김일 레슬링이 열리는 이벤트가 있으면
동네 사람들이 마당에 죄다 모여 합동 시청을 한다. 그때는 그 친구도 통제를 못하지만
아이들만의 관심 영역인 마징가제트를 보려고 하면
그 친구의 영향권에서 볼 수 있는 놈, 넌 오지마 하고 차단 당하는 놈 등등
희비가 엇갈리던 그 시절...
지금의 우리.. 50, 60세대는 그야말로 문명과 비문명,
선진국의 풍요와 철저히 가난했던 원조받는 국가의 개발시대에 그야말로 낀 세대다.
교복과 교복 자율화의 갈림길에서 양쪽을 다 경험한 시대.
교련 선생님의 지휘봉에 머리통 한방 안맞아본 학생이 없던 그 시절,
반지하 월세라도 얻을 능력이 되면
좋은 님 만나 결혼 정도는 할 수 있었던 그 시절
그런 고단하고 힘겨운 시절을 보내온 우리 세대이지만
이제는 아이들 집 하나 사줘야 결혼 시킬 수 있는 시절을 만났고,
지금의 풍요를 일궈왔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너희 세대는 그렇게 살아 왔쟎아' 하고
그저 체념을 강요받는 시절을 여전히 보내는 참 운이 없는 세대인 것 같다.
청년창업, 청년주택 등 각종 청년 지원프로그램은 많은데
우리세대 장년이상의 지원프로그램은 거의 전무하다.
60년대 생들이 뭔 죄라고
조금 있으면 그나마 용돈 수준의 연금이라도 받을라치면
100세 시대에 65세는 넘 이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받혀줄 청년세대의 인구가 줄어서 부담으로 오니
68세, 70세로 노인 인정 나이를 높이자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의 대한민국 발전에 땀으로 초석을 놓은 우리 세대가
이제는 젊은 세대를 위해 더 희생을 해야 한다는 강요받는 세대가 되고 있으니
이것도 운명이라면 군소리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지...
갑자기 조용해진 사무실에서
몇 자 끄적여 봤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건강하세요~~
첫댓글 낀 세대가 맞지요.
그럼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속에서
그저 묵묵히 감사하면서 지낼 따름입니다.
참으로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살아온 세월 이지요
공감이 가는 글 읽으며 우리 함께
서로를 다독이며 살아 가야한다는 생각 입니다
옛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학창시절
머리풀어헤치고
극장 갔던일
뽑기하느라
옹기종기 모였다가
머릿이 옮아서
야단 맞던일
흑백TV가 있어서
연속극 시작할때면
집 앞마당에
멍석 깔고
동네 어르신들이
모였던일~
추억거리가
많았네요
어느덧 그시절
어르신들
나이가되어
버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