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라지의 비유’를 풀이해 주신다.
밀밭은 세상을 상징하는데, 이 세상에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악한 자의 자녀들도 있다는 것이다.
악한 자의 자녀들이란 악마의 유혹에 빠져
다른 이를 죄짓게 하고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이다(복음)
주님께서는 악을 만드시지 않고,
죄도 창조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세상에 악이 존재하고,
인간은 죄를 짓게 되었습니까?
주님께서는 왜 그것을 없애 버리지 않으실까요?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내 안의 '그림자'와 함께 자라기
우리는 삶이 늘 명쾌하게 정리되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의 믿음은 깊어지고,
약함은 금세 사라지기를 기대하지요.
하지만 실제 우리의 내면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주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 곁에는 언제나
차가운 이기심과 인간적인 계산이 공존합니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인정하기 싫은 내 안의 부정적인 모습들을
'그림자'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이 그림자를 서둘러
잘라 내거나 없애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 예수님께서는 밀과 가라지를 수확할 때까지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라고 하십니다.
가라지를 뽑으려다 밀까지 다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내 안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억지로 부정하거나 억압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수용하라는 영적 격려이기도 합니다.
심리적 성장은 완벽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통합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흔들림과 부족함 속에서도 우리 안의 선한 씨앗은 조금씩 익어갑니다.
그러니 오늘 내 안의 가라지 같은 모습에만 매몰되어 낙심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는 그 어둠마저도 당신의 빛으로 감싸 안으며,
우리가 인내로 성숙해지기를 기다려 주십니다.
나는 내 안의 그림자를 서둘러 없애려고만 하지 않고,
주님의 인내 속에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 진동길 마리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