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숨어 사는 쥐가 물건값을 알리도 없고 더더욱 앞으로 오징어 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턱도 없겠으나 하여튼 희한하게 잡수신 건어물은
그물건 값이 오르는것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되였다는것이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창고를 들러볼때 이점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느냐
아니면 맹탕으로 물건과 숫자만 세여보는 식의 둘러보기가 아니고
관찰을 하면 앞으로 장사가 잘될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시더란다
믿거나 말거나 그냥 하는소리거니 하면서도 그후에는 어제밤 서생원은
무었으로 식사를셨나 하고 살펴보는것이 일과처럼 되였더란다
건어물 이란것이 몇가지 안되는것 처럼보여도 북어 말린것
문어 말린것 또 문어는 피문어 돌문어 또 생산지 이름을 더해서
큰것 작은것등 그 종류가 만만치 않터란다 그래도 부산이 고향이여서
대충대충 구분하기 어렵지는 않았으나 크고 작은것들에 치수를
구분하는것은 오랬동안 했갈렸다고 한다
그러는 중에 아침마다 창고를 둘러보는것은 습관처럼 되여서
한동한 지내고 보니 서생원이 식사를 하시고 나면 그무렵에는
그물건을 찾는손님이 많아지는 느낌을 감지하게 되였고 차츰차츰
물건이 떨어지면 속초와 주문진을 가서 물건을 구입해 오게 되는데
속초나 주문진에 가면 술안주 좋고 탐랑성이 본래 술을 좋아하듯이
여자도 좋아하는데 바닷가 술안주라는것이 싱싱한 회가 많고
70년대 초반 당시만 해도 서울에서 내려온 손님들이 많지도 않아서
가격까지 싸고 서로 단골을 확보하려고 술집은 술집대로 대접이 좋았더란다
가격은 부르면 부르는 데로 군소리 않고 다주기로 작정을 하고 깍지도 않고
값을 치러주니 한번두번 낮이 익어가게 주인들이 반가워 하는것은물론
시장통 돌아가는 상황과 여러가지 사항들을 스스로 알아서 알려주고
가격도 미리 알아서 적당하게 하더란다 점차 여러차례 다닐수록
건어물 장사가 처음 이란것을 알고부터는오랜지인을 대하듯이
물건을 보는 방법과 물건을 고르는것 뭐하나 빠짐없이 속전속결로
건어물장사의 달인이 될정도로 아는것이 많아 젖더란다
하물며 오랬동안 실업자로 지내면서 술도 여자도 가까하지 못하던차에
소위말해서 타고난 천성이 술과 여자가 있어야만 하는 운명인데
배가 곱아 죽을 지경이다가 적당한 경비는 내돈쓰는 것도 아니고
세상 살맛이 나는듯 할때쯤 서생원의 식사하시는것을 살펴보고
무었이 잘 팔릴것인지 대충 감이 잡히니 여전히 어리숙한듯이 눈치를 보이면서
물건갑도 깍는법도 없이 덥벅덥벅 짤븐시간에 일을 마처버리고
좋은술집이 있느냐고 슬쩍 물어보면 아주 반색을하며 나름대로
좋은집을 소개 해주고 또 오히려 술값도 치러주면서 형님동생이
자연스럽게 맺어저서 무슨일이 있어서든 서울에 올릴이 있으면
반드시 만나고 가게 함은 말 헐것도 없고 아무리 없는돈일지라도
어디서든 끌어다 색시까지 대접을하고 보내니 한사람만 대접을하엿는데도
어떻게 소문이 낮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