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전월과 동일한 보합을 기록하면서 완만한 소비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7월 소매 판매가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현지시간 17일 발표했다. 7월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전월대비 6.2% 하락한 영향으로 주유소 판매가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자동차·부품 판매도 전월대비 -1.6%로, 부진한 수준을 이어갔다.
다만,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7%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던 부분은 온라인 판매와 건축자재로 각각 2.7%, 1.5% 증가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소매판매 수치가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항목별로 살펴보면 아직은 양호한 소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음식료품, 서비스 소비, 의복 등 일부 부문에서 둔화되는 조짐을 볼 수 있었다"며 "이번 달은 아마존행사 영향이 컸기 때문에 휘발유 구매 비중이 축소된 영향이 다른 재화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가계의 소비행태 중 뚜렷하게 가시화되고 있는 특징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저렴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카드 데이터 집계회사인 어피니티에 따르면 7월 할인점 지출은 전년대비 17% 증가한 반면, 백화점 매출은 2.4%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공급망 차질이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부품 판매는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자동차 관련 소비가 전체 소매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가까이 되기 때문에 8월 소매판매를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긍정적인 부분은 견조한 고용시장에 힘입어 가계 가처분소득이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처분소득대비 이자지급 비율도 1.6%로 과거대비 여전히 낮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둔화 압력을 완화해줄 것"이라며 "통화 긴축으로 인한 소비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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