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제주 해녀의 삶을 세계인과 공유하는 다큐멘터리 '마지막 해녀들'(The last of the Sea Women)가 11일 애플 TV+에서 공개된다.
영국 BBC는 재미 교포 영화감독 수 킴이 여성 교육가이며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파자이가 손잡고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A24 스튜디오가 제작사인 점도 기억할 만하다. 수 킴은 한국 이민자의 딸로 미국에서 태어났다. 휴가로 제주를 찾았다가 해녀들에게 매료됐다.
그녀의 말이다. "난 여러분이 영화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해녀들에게 빠졌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담대하고 열정에 넘치며 확신에 차 있다. 그들은 아주 시끄럽고...싸우며 웃는다. 그리고 그들은 그저 아주 커다란 에너지를 뿜어내며 사과하는 법이 없이 그들의 공간을 차지했다. 소녀였을 때 난 이런 열정과 큰 에너지와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성장하면서도 그들에게 계속 빠져 있었다. 난 영감을 받고 빠져들고 싶은 한국 여인의 버전이었다."
제작자로 참여하는 말랄라는 "난 많은 사람들처럼 해녀에 대해 몰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10년 전에 해녀의 마지막 세대가 될 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큰일이구나 싶었다. 누군가 기록하는 일이 다급한 의무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여전히 있고 우리에게 그들만의 언어로 자신들 얘기를 들려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저 제작자가 해녀들의 삶을 기록한 것으로는 처음이라 할 수 있겠다. 킴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익히 알다시피 배타적인 해녀 공동체는 마음을 잘 열어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시민단체 전력이 있는 연구자를 찾아 그의 소개를 받아 2주 동안 해녀들과 지내며 신뢰를 쌓았다.
킴은 해녀들이 자신들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 그들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 바다가 예전 바다가 아니란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생의 말년에도 물질을 해야 하는 그들을 불쌍하게 묘사하는 일은 피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서글픈 할머니가 아니라 영웅으로 보고서 다큐에 담으려 한다고 그가 설명하자 그제야 가족처럼 마음이 열렸다고 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더 깊이 잠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항의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다큐에 많이 담긴다. 전문가들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오염수를 마셔도 안전하다는 얘기를 하지만 해녀들은 생태계를 망가뜨려 그들의 생존 기반을 위협하지 않을까 걱정한다.
아울러 젊은 세대가 물질을 배우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을 다룬다. 2000년대 초 해녀학교가 만들어졌지만 이곳에서 배우겠다는 이는 5%밖에 채우지 못했는데 최근 달라진 기류도 있다.
다큐에는 다른 섬 출신 두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한 여성은 30대에야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은 여성은 축제와 시위를 통해 해녀들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나이 든 해녀들은 둘을 "우리 아가들"이라고 부른다. 두 사람은 "삼춘"이라고 부른다.
말랄라는 "해녀들을 보고 그들이 어떻게 함께 일하는지 보며 다른 곳에서도 여성들이 어떻게 힘을 합쳐 일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체계적인 압제에 맞서 어떤 각성을 해야 하는지 배우는 것이 있다. 이 다큐를 보는 소녀들이 스스로를 믿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깨닫길 바란다. 그녀들은 산소 없이도 2~3분을 물속에서 버틸 수 있다. 물론 나도 이제서야 헤엄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수영 강좌를 들어야 한다! 난 영점에 있는데 수영을 생각하도록 날 고무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