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니 샘물교회 선교사 사태 당시
연작시 네 편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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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시>
아프간 별곡
저기 산악이 있네.
다가오지 않았으니 다가 아니라고,
보이는 것은 다만 제한된 금지선이며, 통제된 사선이고,
정지한 평면사진이며, 허락된 동영상이라 말하네.
솟구쳐 더는 알 수 없는 산맥이 저기에 있네.
딛지 않았기에 말문을 열지 않는 저기가
아프가니스탄이라 하네.
저기 저곳의 구릉에/ 암벽에/ 동굴에/ 계곡에/ 비탈에/
저기 저곳의 분지에/ 봉우리에/ 정글에/ 돌밭에/ 낭떠러지에/
점점이들 서있구나. 꿈틀꿈틀 박혔구나.
누구는 전사들이라 하고, 어떤 이는 테러리스트라 하네.
오늘의 동맹들은 해방군이라 하고,
내일 돌아설 적들은 게릴라라 하네.
불쑥불쑥 헤쳐모여 귀신처럼 출몰하다
메아리가 되는구나.
들쭉날쭉 가다서다
고기떼같이 휘저어 산그늘이 되는구나.
아하, 그래서 저기 저 산악산맥이
저들의 땅이며 조국이었구나.
저들도 항변할 몸짓이 있겠으니
저기 험산준령이
저 인민들의 고향이며/ 터전이며/ 돌아갈 무덤이리라.
손금 보듯 용렬한 투사로
기슭을 타 숲을 헤치는 구나.
하나같이 소총을 메고/ 로켓을 걸고/
모두가 운명의 부름 따라 공세를 펴네.
방어선을 구축하며 가라!
나가라! 돌아가라! 번갈아 소리친다.
고도의 작전계획도, 첨단병기도, 막대한 자본도
저 바위산을 어쩌지 못하는 구료.
장악하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유혹하지 못하네.
척박한 땅에서 태어난 저들만이,
황량한 오지에서 자라난 저들만이
저 고원을 지배하며 저 강토에 살아가나니,
난공불락 요새의 주인들은 내려올 낌새가 없네.
궁금하다, 일상을 표표히 누비고 누비는 저들의 산악전이.
마른 땅에 피고 지며
부르튼 대지를 속속들이 꿰고 있네.
형통할 안식처와 안온한 은신처가 한둘이 아니구나,
헤아릴 수 없구나.
앉으면 매복이고/ 걸으면 정찰이다.
뜬 자리는 부비트랩이고/ 다다른 곳은 진지구나.
행군은 유격이고/ 산개는 약진이다.
절벽은 방패이고/ 길을 내면 기동로구나.
나는, 저 가파른 수렁을 더듬거리련다.
거대한 바위산에 버티며
깊게 떠는 눈동자와 나부끼는 잿빛수염을 유심히 바라본다.
원래 싸울 의사가 없었단다, 저기 저 민병대들은.
그러하니 소총을 돌려 메고/
로켓을 바꿔 걸고/ 연거푸 외친다.
가거라! 나가거라! 돌아가거라! 기염을 토하네.
누구도 부른 적 없으니, 아무도 오라하지 않았으니
멈춰라! 손들어라! 뒤로 돌아라! 앉아라! 할일을 할뿐이니
등반삼아 여행 삼아 전쟁을 악전고투 미화하고,
살육을 뻔뻔히 과장치는 못하겠단다.
그럴 여유와 야심이 없단다.
저 땅에도 꽃과 풀이 있고
구름이 있고 바람이 있네
해와 달과 별이 있고 사람이 있네
저들도 눈물이 있고 웃음이 있고
기도가 있고 갈망이 있네
분노가 있고 증오가 있고
철학이 있고 지혜가 있으니
살아갈 이유와 사랑할 본능이 있겠네
저들도 인류의 일원으로
한 나라의 국경과 역사 안에 있어 원죄일 뿐
저들도 아픔이 있고 꿈이 있고
상처가 있고 희망이 있으니
어찌 노래할 시인은 없으랴
샘물교회형제들아, 가슴 아파 미어지니.......
더는 울지 말고 울음을 삭여라.
교회지도자들은 당장 날아가
둥글게 저 산악산맥을 감싸라. 안아라.
그리고 저들에게 진정한 동기를 밝히고
양해를 구하고 사과하라.
그게 아니라면 2차, 3차, 4차 봉사단/
구호단/ 선교단/을 파견해봐라.
정녕 떠나보낸 일이 옳다면 갇혀있는 자들의 뒤를 이어
자발적인 자원단을 또 꾸려봐라.
이 나라의 마비는 어디서부터 왔을까.
안방에서, 거리에서, 직장에서
UPI, AP, 로이터, CNN에 의존했다.
고작, 이것으로 우리는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하고, 다가갔고, 섞어댔다.
이것으로 창작을 하고/ 사설과 칼럼을 쓰고/
전파를 날리고/ 보도를 하고/
방영을 하고/ 시청과 청취를 했다.
우리들의 사유 프레임은 이랬다.
분단이라는 현실 때문에
타스, 신화사, 조선중앙통신은 늘 곁다리였다.
아니, 존재하지 않았다.
이들의 분석 틀은 유령이었지
관심의 대상조차 아니었다. 바로, 어제까지!
갇혀있는 형제들아, 더는 외로워마라, 두려워마라.
마음을 차분히 내려놓고 정결한 시선으로
그네들의 눈빛과 평온하게 마주쳐야한다.
살아서 만나든, 죽어서 만나든, 우린 이미 만났으니
지금 그곳에 (너희가)있음으로 말미암아
우린 다시 만남을 이어가고 있나니.
그 산막에 손짓하라.
그곳의 한줄기 빛과 어둠과 사귀어라.
아프가니스탄은 모른단다.
저들이 불청한 나라들의 얼굴을.
그러니 돌아올 땐
저 산악산맥을 두고 나와야한다.
그 자리에 그대로 놓고 따로 와야 한다.
시 한편씩 길어 와야 한다.
아프간 별곡 2
인질 21명인가
오늘은 서기 2007년 8월 7일 화요일 아침- 한국시간
그곳은 서기 2007년....... 시간계산이 어렵다면, 아픈가!
동시대도 상대가 원치 않으면, 초청하지 않으면 정녕
별난 시공간이 된다는 걸, 그 우리에 갇히게 된다는 걸
스스로 자임하여 멀리 떠난 바울의 분신들아, 들리는가.
인질 21명인가
펜과 종이를 얻어 너희의 모국어가 있다면 시를 써라
‘아프간 대통령 Vs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교회와 가족들의 상황과 사회여론이나 정부의 입장은
전해 듣는가? 혼자라 마음먹되 혼자가 아님을 알아라
펜과 종이가 없다면 영혼의 백지위에 시를 새겨야한다.
본국의 사정이란
대통령선거를 위해, 먹고살 경제를 위해, 악쓰고 있다
시인은 시를 쓰되 너희처럼 시를 새기지 못해 지치고
너희의 벗들은 밤을 꼬박 새며 인터넷강국을 즐긴다
난폭한 국지폭우에도 불구하고 막바지 바캉스를 위해
아프간이라는 태평양의 아름다운 섬을 검색하고 있단다.
인질 21명인가
아프간이 21C의 세계최고 미항에 등록된들 별 수 없다.
아프간 별곡 3
예수만 제기하는 아프간인질들의 공포
마호메트만 알 한국무명시인들의 고뇌
알라도 알 수 없는 한국인의 정신질환
하나님도 풀 수 없는 아프간의 대리전
무섭도록 평화로운 세계사적 납량특집
아프간 별곡 4
인질들 숫자를 따지면 오늘부로 23-2=‘21’
누군들 계산 못해 장담 못할 숫자였더냐
갇혀있는 자들 21명, 생명 아닌 사칙연산
각자 아는 숫자란 참담한 ‘0’이나 ‘1’일뿐
하여도 21명, 노심초사 무사귀환 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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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평론> 드림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