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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 에세이 [쿠바, 아름답고 슬픈]. 쿠바와 만나고, 조금씩 가까워지다, 어느덧 쿠바를 닮아버린 김성기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통해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 나는 쿠바인들의 삶과 사막 같은 시대 속에서 생명을 지켜온 쿠바 교회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성기
저자 김성기는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6년부터 쿠바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다. 쿠바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종교 비자를 받고 거주하는 유일한 개신교 선교사이다. 마딴사스 신학대학교에서 쿠바의 신학생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마딴사스 야구팀의 팬클럽 회원이고,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며, 동네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이 취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복을 누리며 사는 것을 달란트로 여긴다. 닫기
목차
프롤로그 - Hola! mi amor, mi vida Cuba!
#_001 쿠바를 만나다
나는 마딴사스 사람입니다
플람보얀
추억을 파는 이들
우물 안 쿠바노
레이네리오와 파트리시아
기억을 지우는 중
딸 바보
대부
세상이 참 좁다
남편 계몽 운동
이발사 빅토르
공기총 사격연습장
친구, ‘나의 나’
#_002 가까이 다가가다
쿠바 원근법
선인장
이방인
있는 듯 없는 듯
자전거 타는 전도사님
보떼야
스쿠터 사고
비닐봉투
쿠바의 한인들
선택의 은총
아바나의 예수 그리스도
깨끗한 소비
사순절에 부는 바람
#_003 어느덧 닮아가다
쿠바 먹거리
오렌지 알레르기
베니체 할아버지
오징어 배급
라면과 개미
망고
Parace 김치
딸기는 제발!
사재기
몬떼 목사님
견물생심
풍요로움에 대하여
체 게바라
#_004 쿠바를 기도하다
쿠바는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inventar 그리고 FE
가정의 붕괴
쿠바의 무속신앙
작업의 달인
관따나메라
누구를 닮았나?
대왕 야자나무
상처
‘염려하다’
Ultimo?
신발
쿠바의 새해맞이
https://youtu.be/3CYdiJDAfmc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모두 추억입니다. 조금 불편했던 것들도 익숙해지면 별것 아닌 것들이 됩니다. 쿠바에서 우리의 삶이 그랬습니다. 멀리서만 아름다운 것 같던 쿠바는 가까이 보니 향기가 있는 삶이었습니다. 볼품없던 야채들은 비료와 농약 없이 농사를 지어 오히려 건강한 향기가 가득한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편하게 살면서 건강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살뜰히 서로를 챙기는 쿠바 사람들의 삶이 향기 나는 삶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멀리서만 바라보았으면 전혀 알 수 없었던 소중한 것들이 가까운 곳에 있음을 쿠바에서 배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멀고 가까운 것을 한 화폭에 조화롭게 담아내는, 쿠바 원근법입니다. 아름다운 원근법입니다. -p.75
가끔은 누군가가 나를 좀 알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쿠바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교회가 알아주면 좋겠다, 하나님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손가락이 베이고 나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있는 듯 없는 듯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p.90
며칠 전 난(蘭)을 옮겨 심었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난이 아니라 나무 둥치에 기생하는 종류의 난입니다. 보라색 꽃이 피는데 여간 예쁜 게 아닙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학교 정원사 아저씨에게 부탁을 하고는 어떻게 옮겨 심는지 유심히 보았습니다. 먼저 나무 등껍질을 벗겨내고 한 움큼 상처를 냅니다. 그리고 난의 뿌리 부분이 닿도록 붙이고는 단단히 묶어줍니다. 며칠 지나면 상처가 아물고 그 자리에 예쁜 난이 자라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상처가 생명을 자리매김하게 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새살이 돋는 자리, 그 힘은 상처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p.221 닫기
출판사 서평
청순가련형 쿠바와 나눈 8년의 사랑이야기
쿠바와 만나고, 조금씩 가까워지다, 어느덧 쿠바를 닮아버린 김성기 선교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언제고 떠날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터를 잡고 마음의 뿌리를 내린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쿠바의 진짜 이야기가 들린다. 화려하지 않아도 향기 나는 쿠바인들의 삶과 사막 같은 시대 속에서 생명을 지켜온 쿠바 교회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출판사 서평
삶으로 만나는 쿠바의 민낯-
그 아름답고 슬픈 모습을 사랑으로 노래하다
누구나의 인생이든 반짝이는 순간이 있다. 모든 것이 부족함 없이 흘러가는 평화, 결핍과 장애를 딛고 일어선 승리, 마침내 드러난 정의와 진실, 나눔으로 채워지는 환희…. 각각의 순간들에 붙여진 이름들만큼 인생은 다채롭게 빛난다. 그리고 그 가장 빛남의 순간에 결코 빠질 수 없는 하나가 있다면, 바로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늘 아무런 예고 없이 시작된다. 경계를 넘어 들어온 작은 점 하나였다가 어느새 인생이 되고, 그 사로잡힘은 삶을 삶 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김성기 선교사의 사랑도 그렇다. 선교보고 자리에서 이름으로 만난 쿠바를 마음에 담고, 발로 딛고, 짐을 풀고 보니, 어느새 그곳은 그의 사랑과 그의 인생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선교’라고 하면, 단절과 포기로의 부르심을 떠올린다. 그래서 그곳을 향하는 이의 손을 오랫동안 놓지 못하고, 비장함의 눈빛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김성기 선교사가 들려주는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은, 선교가 몸과 마음 가득 달아놓은 돌덩이 같은 것이 아님을 일깨워 준다. 나이 들어 보인다는 말에 선크림을 바르기 시작하고, 짧게 잘린 머리에 이발사에게 투정도 부리고, 라면 봉지를 뚫고 들어간 개미 떼들에 화도 났다가, 딸기 아이스크림 한 입에 기분이 좋아지는 삶. 나이든 스승의 건강을 염려하고, 시내를 굽어보는 예수상 앞에서 겸손해지며, 아이를 잃은 젊은 제자를 위해 기도하고, 그 땅에 찬양이 울려 퍼지기를 소망하는 삶. 이것이 김성기 선교사가 들려주는 선교이다. 이윤희 목사가 쓴 추천사의 한 대목처럼 ‘하나님이 보내신 곳에서 그곳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사는’ 선교의 모습이다.
그는 결코 아름다운 것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물자는 부족하고, 생활은 다소 불편하며, 안타깝기만 한 현실의 슬픈 면면도 숨기지 않는다. 아름다움이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슬픔이 아름다움을 희석시키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콩깍지는 벗겨지고 권태기도 지난 8년 사랑의 힘이 아닐까?
이 달콤하고도 솔직한 사랑 이야기에 자꾸만 마음이 간질거린다.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날아 그들의 식탁에서 ‘꽁그리스’를 맛보고, 나무 등에 뿌리를 내린 난(蘭)에 물도 주고, 길게 늘어선 줄 뒤에서 ‘Ultimo(울띠모)?’라고 물어도 보고, 그럴 리가 있을까 싶지만 누군가 던진 삐로뽀에 웃음으로 답하고도 싶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게 사랑이라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우리는 분명 사랑에 빠지겠다 싶은 예감이 든다. 이게 다 김성기 선교사의 다정하고도 애틋한 말투 때문이리라. 서로의 민낯 앞에서 더욱 단단해진 깊고 짙은 마음이, 김성기 선교사를, 또 그가 사랑하는 쿠바를 더욱 빛나게 해 주고 있음을 확인하며 덩달아 기분을 내본다. “mi amor, mi vida Cu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