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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조를 훌쩍 넘는 지역 내 투자유치로 민선 8기 김두겸 시장의 역대 최고라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울산시 경기는 침체의 그늘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투자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경기침체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는 하루하루가 고달플 수밖에 없다.
더욱 최근 건설경기 한파로 일감을 구하지 못하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경우 올겨울이 유난히 혹독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조선, 중화학 등 지역경제의 버팀목 중 하나였던 석유화학업종이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지역침체도 동반 심화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경제가 수출만 바라보는 천수답식 경제 구조이다 보니 해외시장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이 대규모 석유 화학 장치의 증설을 통해 가능해진 물량 공세를 앞세워 울산의 석유화학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해외 주력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다 오일머니를 앞세워 석유화학산업 분야까지 뛰어든 중동산의 저가 제품과도 경쟁해야 하는 등 중국산과 중동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기술적으로 격차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중국산과 중동산과의 기술적 격차가 상당히 좁혀져 있다는 점과 경기 위축으로 인한 수요감소 등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안승대 행정부시장이 지난달 21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2회 중앙지방행정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은 물론 지정 요건 완화를 건의했을까.
더욱더 걱정스러운 것은 자동차산업의 현격한 감소세다. 동남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올 1분기 자동차산업의 경우 지난해 동월 대비 –25.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현대차가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부지에 신규 전기차공장을 증설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경영진과는 대비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건설업종 등 내수업종과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울산의 주력수출업종이 동반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올 울산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온다. 여기에다 소비심리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지역 상권이 깊은 수령으로 밀려들면서 지역 영세상인들의 생존 기반까지 휘청거릴 지경이다.
도심 거리 점포는 한 집 건너 한집이 임대 간판을 내걸어 놓고 있다. 더욱이 건설경기마저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라 단기적인 경기부양책 카드마저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에서는 지자체 예산의 조기 집행을 채근하고 있지만, 이 또한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이 난국을 타개할 방법은 시민들 스스로 지갑을 닫고 긴축생활에 적극 나서든지, 아니면 정부와 지자체가 단기적이나마 대대적인 확장정책을 펴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든지 둘 중의 하나는 분명 선택해야만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