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캠프마켓 일대 무더기 발견…2024년 인천시 용역 후 조사 결과 공유 안해
노종면 의원 “근현대문화유산지구로 지정”…국가유산청 “문화관광·상업적 활용 가능”
원형 돔 구조 형태의 지하시설물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일제가 만든 다수의 지하요새가 최초로 공개됐다.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종면 국회의원(인천 부평구갑·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부평 캠프마켓과 부영공원, 함봉산 지하에 일제가 만든 다수의 지하 요새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캠프마켓은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반환 미군부지로, 과거 미군이 주둔하기 전에는 일본군 조병창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이 일대에서 일제가 만든 군수공장의 부속시설물로 추정되는 지하시설물이 대량으로 확인됐다.
특히 캠프마켓 D구역 안에서는 중앙 기둥이 있는 원형 돔 구조 형태의 매우 독특한 지하시설물이 확인됐다. 발견 당시에는 물에 잠겨있어 양수 펌프를 이용해 물을 퍼낸 후 내부를 확인했으며,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출입구는 총 2개로 이 중 하나는 흙에 매몰돼 있었다.
조건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는 “터널형, 아치형 등 다양한 형태의 일제 시대 지하시설물이 발견됐는데, 돔 형태는 유일하다”면서 “일본군 조병창은 일제가 한반도를 전쟁의 포화 속으로 끌고 들어간 핵심 시설이었던 만큼 가치 높은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캠프마켓과 부영공원 경계 부근에 위치한 길이 300m 규모 지하터널에서도 더 아래 지하공간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발견되면서 다층구조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다른 지하시설 입구에서는 육중한 철문도 발견됐다.
이같은 사실은 2022년 5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인천시가 실시한 ‘캠프마켓 및 주변지역 지하시설물 조사 용역’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인천시는 대중들에게 조사 결과를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관계기관인 국방부와 국가유산청 어디에도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공유하지 않았다. 국가유산청 실무자와 관련 사진 몇 장을 주고받은 것이 전부다. 지하시설물에 대한 추가 조사 등 후속 조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정혜경 일제전쟁네트워크 대표는 “돔 형태를 포함해 캠프마켓 인근에서 발견된 지하시설물 전반에 대해 그 용도와 역사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후 2년이 지나도록 추가 조사가 없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신속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종면 의원은 이어진 질의에서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근현대문화유산의 활용 가능성을 물었고, 유산청장은 “근현대문화유산은 역사적·문화적은 물론 박물관, 도서관, 심지어 카페 등 상업적 활용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부평 캠프마켓 주변 지하시설물의 가치는 개별 유산이 아니라 지구 단위로 산정해야 한다”며 “각각의 지하시설물을 하나의 면(面)으로 묶을 때 문화관광적·상업적 가치는 극대화된다. 캠프마켓 일대를 근현대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해 활용하고, 공원사업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