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거동이 불편할 뿐 아니라, 운전면허증도 반납하였다고 말하고 난후, 나는 종종 장관급의 예우를 받게 되었다. 오늘 만 해도 그렇다.
재웅이가 차를 가지고 와서는 우리 아파트 현관 1m 전방에 일렬로 주차한 후
12시 정각에 내게 전화하며 내려오십시사고 하여
마누라의 부축을 받고 내려가니 에레베타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대기하고 있다가
나를 인수받아 차문을 열어 태워주고 문을 닫고, 냅다 운전석으로 뛰어가서 모시기 시작한다.
옛날 공군본부 입구에 있는 추어탕 집에 도착하니 집 주인이 주차시키는 동안
재웅이는 절절매며 나를 인도하여 안으로 들어가고,
재집이는 미리와 앉아서 데워 놓은 자리를 내게 양보하였다.
스피드가 늦으니 점심 값 낼 기회도 없다. 그것 참...
재웅아, 재집아 고맙다.
셋이서 추어탕을 먹고, 신길동에 새로 둥지를 튼 영신이를 만나러 갔다.
신길동은 서울시의 제3차 뉴타운으로 지정된 7 군데의 하나로서,
재개발 면적은 44만 4,646평으로 여의도 크기의 반이나 된다.
여기 중심부에 차려놓은 호박부동산.
호박이 넝쿨채로 굴러온다는 말은 횡재를 했을 때 사용하는 말인데,
영신이 중개를 거치게 되면 운도 트이고 가격도 오르고 사업도 잘 된다는 말이렸다.
그런데 정면 유리에 써 넣은 과장 광고문구가 솔깃하게 만든다.
“변호사 수준의 법률 중개 사무소” - 이게 호박부동산의 삐끼 문구이다.
처음에는 과장 광고라는 생각이 언뜻 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 일년에 1,000명씩 합격하는 사법시험 합격생을 생각해보니
30년 금융계 종사한 전문가의 지식은
풋내기 변호사와 비교할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것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30평 정도 됨직한 사무실은
영신이가 근무하던 조흥은행 상계동(?) 지점장 집무실보다 좋을 것 같다.
마호가니 색깔의 중역용 책상, 사무용 책상 각 한 개,
임원용 의자, 접대용 소파세트 1조, 회의용원탁과 의자 세트, 신세대 의자 세트,
컴퓨터, 프린터, 팩스, 정수기, 휴면실
코카 스파니엘 한쌍
동네 할아버지들이 모여 앉아 장기나 두던 복덕방이 아니다.
신길지구의 재개발을 눈여겨보며 조용히 시작한 영신이의 사업은,
“5년 전에 시작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얼마 전에 한 건해서 몇 달치는 벌었다.”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새 봄과 함께 크게 번성할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물론 집에 올 때도 아파트 현관까지 재웅이가 모셔다 주었지.
첫댓글 잘들 먹고 회포 잘도 푼다. 남주야 나도 끼워다오...............
히히...휴가를 한국으로 나올 계획을 세워봐라.
costarica, hondurs, eastern europe, miami are my vacations for 2006. ㅎㅎ ㅋㅋ Korea for 2007.